전례없는 북한의 도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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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북한의 도발, 왜?
[미디어클리핑]휴전 이후 첫 민간인 피해…수신료 반감 ‘부글부글’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0.11.24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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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느닷없는 북한의 해안포 공격으로 한반도는 물론, 주변 국가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북한은 23일 오후 해안포 기지 두 곳에서 서해 연평도와 인근 해상에 해안포와 곡사포 약 100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도 K-9 자주포 80발로 대응사격을 하며 교전이 벌어졌다. 이번 북한의 도발로 해병대 소속 2명이 전사하고 군인 15명과 민간인 3명이 부상했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강도 높은 군사적 도발이어서 충격이 더욱 크다. 과거 무력 충돌과 달리 남쪽 민가와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그동안 서해교전 등 해상에서의 충돌은 있었지만, 남쪽 영토를 직접 겨냥한 공격은 70년대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 조선일보 11월 24일 1면
24일 주요 일간지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1면 머리기사의 표현 수위는 신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경향신문〉은 비교적 건조하게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공격 사실을 전달한 반면, 〈조선일보〉는 “대한민국이 공격당했다”며 격노를 나타냈다. 다음은 24일자 주요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 북, 연평도에 해안포 공격
〈동아〉 연평도가 공격당했다
〈조선〉 대한민국이 공격당했다
〈중앙〉 연평도가 북한에 공격당했다
〈한겨레〉 북, 해안포 공격…연평도가 불탔다
〈한국〉 北 ‘대한민국 영토’를 공격했다

신문들은 많게는 10개면 이상 할애하며 이번 북한의 도발의 원인과 심각성, 향후 파장들을 짚었다. 특히 조선·중앙·동아일보는 그래픽 등을 동원해 포격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전했고, 천안함 사건과 연평해전 유족들의 분노가 끓는 반응을 통해 격한 감정을 나타냈다. 〈중앙일보〉는 무장공비 침투사건, KAL기 폭파테러부터 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까지 53년 휴전 이후 끊임없이 계속된 북한의 도발사(史)를 전했다.

“계획된 도발”…내부 결속용? 남북-대미관계 판 새로 짜기?

북한은 남한의 포격 훈련을 명분 삼아 “남한이 선제공격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우발적인 것이 아닌 계획적인 도발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남북관계와 대미관계의 판을 새로 짜려는 시도”라는 풀이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10면 분석 기사에서 미국의 핵 전문가를 불러들여 농축우라늄 핵 개발 프로그램을 선보인 직후 연평도를 향해 고강도 도발을 감행했다는 점을 감안, “군·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대미·대남전략의 축을 큰 틀에서 뒤흔들어보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치밀한 계산에서 나왔을 것으로 분석한다”고 보도했다. 국지전 형태의 공격을 통해 한반도가 불안한 지역임을 부각시켜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포석이란 것이다.

〈한겨레〉는 “이번 포격이 과거와 다른 군사적 행동유형을 드러낸 것은 북쪽 내부의 다급한 사정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이번처럼 한반도 위기지수를 끌어올리는 도발패턴을 보인 것은 후계체제 안착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탓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제기되는 중대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의 대내외적인 충격을 가할 필요가 생긴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겨레는 또 “이번 포격을 통해 북쪽은 대내적으론 선군을 강조하는 김정은 후계체제를 중심으로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남쪽과의 군사적 대결 국면에서 김정일의 선군노선을 계승한 김정은 후계체제를 중심으로 대처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 중앙일보 11월 24일 10면
〈동아일보〉도 “북한이 외부의 전망보다 빨리 대외 공세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무엇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체제 조기 구축을 위한 조급증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올해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외부에 얼굴을 드러낸 김정은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정책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 강경파가 충성경쟁 차원에서 대미, 대남 공세 카드를 들이밀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4면 분석 기사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동시 겨냥한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며 “한·미의 ‘전략적 인내’에 반발해 엄포용 ‘벼랑끝 전술’이 아닌 군사 행위를 통한 초강수를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을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으로선 한·미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겼을 수 있다”며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강조해 평화협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동아 “우리 군 소극적 대응…‘데프콘’ 강화했어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군 당국의 대응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동아일보는 ‘軍, 北도발후 대응포격까지 13분 걸려…“소극적 아닌가”’란 기사에서 “일각에서는 군이 올해 2월과 8월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안포 사격 당시 ‘영토뿐 아니라 바다에 떨어지는 데 대해서도 2, 3배 되돌려 줄 것’이라고 밝힌 교전수칙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특히 바다가 아니라 영토에 떨어진 데다 민간인의 인명 피해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교전수칙 이상의 대응까지도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해안포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이 대응사격을 하는 데 13∼15분 걸린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이날 오후 2시 34분 북한의 포사격이 시작된 지 13분이 지난 오후 2시 47분에야 첫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이어 오후 3시 10분부터 시작된 북한의 2차 포사격에서도 우리 군은 15분 정도 지나서 대응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는 “그동안 군은 연평도 기지에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어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혀왔지만 대응은 늦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정치권에선 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과 “확전을 막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이날 한나라당의 긴급 의원총회에서 한 의원이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약했다”고 지적하자 국방부 장관 출신인 김장수 의원은 “공군기로 북한군 진지를 폭격하는 게 가장 강력한 대응이지만 그 방법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사용해야 하는데 지금은 늦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민주당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는 “군이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성급하게 확전시키지 않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11월 24일 6면

조선일보 역시 6면에서 우리 측 대응의 의문점을 지적했다. 조선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우리 군은 해안포 진지 등을 겨냥해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했지만 공습(空襲) 등 추가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또 북한의 첫 공격 후 13분이 지난 뒤 대응사격에 나서 군이 신속하게 적절한 대응을 했느냐가 논란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은 먼저 자주포 사격대응과 관련해 “일부 소식통은 K-9 자주포 외에 정밀타격무기가 사용됐다고 전했으나, 합참은 이번 K-9 자주포만으로 대응사격했다고 밝히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K-9 자주포만 사용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K-9 자주포는 직경 50m 이내의 인명을 살상(殺傷)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은 또 “북한의 이번 도발이 천안함 폭침 사건의 연장선 상에서 벌어진 것인데도, 정부의 대응은 마치 두 사건을 마치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한다는 인상을 풍긴다”고 지적했다. 조선에 따르면 군사 전문가 A씨는 "“북한 해안포 기지를 향해 K-9 자주포 80여발을 발사한 군의 대응은 연평도 포격에 국한된 것이었다”며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이 대통령이 공언한 적극적 억제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조선은 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 군은 해당 지역에 국지 도발 경계 태세 1급(진돗개 하나)을 발령했다. 그러나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전투 준비 태세인 데프콘으로 강화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고위 장성은 “북한이 사실상 전면전에 가까운 도발을 한 상황에서 경계 태세 강화만으로 대응하는 것은 너무 무기력하다”며 “언제든 도발하면 전투로 되갚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중·동 “응징·보복공격해야…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

전례없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중앙·동아·한국일보 등은 도발에 대한 철저한 ‘응징’을 촉구한 반면, 경향과 한겨레는 북한에 책임을 물으면서도 남북 당국에 사태 확대를 막고 냉철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24일 주요 일간지 사설 제목이다.

〈경향〉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도발
〈동아〉 연평도 민간인 포격한 北도발은 전쟁범죄다
〈조선〉 북한의 불법 공격을 즉각·엄중·정확히 응징하라
〈중앙〉 북한의 무차별 도발 … 국민적 결의로 응징하자
〈한겨레〉 잘못된 ‘연평도 도발’, 상황 악화는 막아야
〈한국〉 북의 전쟁 도발에 ‘막대한 응징’을

조선일보는 이례적으로 ‘통 사설’을 통해 “대한민국을 향한 북한의 이번 도발을 응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이 능동적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군사적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우리 군이 지난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태를 즉각적으로 충분하게 응징할 기회를 놓친 것이 오늘 이런 사태를 빚은 또 하나의 원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은 이어 “적의 불법 무도한 공격에 맞서는 자리에선 우리 국민이 받은 피해의 몇 배 이상을 적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임전무퇴(臨戰無退)의 치열한 정신이 필요할 따름”이라며 “국민 역시 비상(非常)한 시기에는 비상한 자세로 현실을 직시하며 우리 내부를 교란시키려는 분열적 책동을 경계하고 그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북한의 이번 도발은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다. 우리 군이 즉각적으로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 타격을 가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여기서 그칠 게 아니라 북한이 다시는 도발을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는 수준까지 고려에 넣어야 한다”며 “이른바 응징·보복공격(報復攻擊)”을 주문했다.

중앙은 “남북 간에 전면전(全面戰)이 발생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군과 정부, 국민 모두가 단호하고 결연한 의지로 북한 지도부에 경고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발생 초기처럼 군 수뇌부와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국민 모두가 흔들리기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어떤 희생도 치를 수 있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 중앙일보 11월 24일 34면
동아일보는 “민간인 거주지역에 무차별로 포탄을 퍼붓는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협정 위반일 뿐 아니라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면서 “동족을 상대로 6·25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의 후계자 김정일이 또다시 전면전을 도발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긴장감을 한껏 조성했다.

동아는 “그때그때 강력한 대응으로 북의 추가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북의 못된 버릇은 강력한 응징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향신문은 “북한은 전쟁 직전의 위기를 조성한 행위에 대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정부는 북한의 추후 도발을 경계하면서 국지전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엄중하면서도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남북간 무력 충돌을 미연에 방지할 안전장치가 풀린 한반도는 언제 어디서든 감당할 수 없는 비극과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 진정 대화하고, 군사적 긴장 상태를 벗어나는 일의 소중함이 절실해진다”고 밝혔다.

한겨레도 “남북 당국은 냉정과 자제를 되찾고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태가 악화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당국은 북쪽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하게 통제하면서 군이 차분하게 대응하도록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신료 인상안, 여당·방통위도 냉담…시민사회 “공정성이 전제조건”

KBS 이사회가 지난 19일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3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지만,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 승인까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각각 23면과 14면에 기사를 싣고 수신료 인상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경향신문 11월 24일 23면
경향은 ‘‘수신료만 인상’ 방통위도 냉담 … 통과 불투명’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한나라당과 방통위 등 여권이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종합편성채널을 준비 중인 보수언론도 수신료 인상을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제2의 시청료 거부 운동’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며 “수신료 인상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여권과 보수언론의 부정적 반응은 ‘광고 현행 유지’ 때문이고,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은 ‘공정성 결여’ 때문이다. 반대 취지와 목적은 다르지만, 묘한 공조를 이루는 모양새”라며 “그래서 KBS와 김인규 사장이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여권은 KBS 이사회 의결에 명분도 실리도 없다는 입장이다. KBS 2TV 광고 유지가 부정적 분위기를 만든 결정적 이유다. 정병국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광고 축소·폐지 없이) 단순히 1000원만 올린 KBS 이사회의 결정 사항은 명분이 없다. 광고를 유지하면서 왜 돈을 올려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여당 측도 광고 폐지 없는 수신료 인상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수신료를 5000~6000원으로 인상해 KBS 광고를 민간으로 흘러들어가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종편 먹거리’를 염두에 뒀던 최 위원장의 뜻이 무산된 상황에서 ‘KBS만을 위한 수신료 인상’을 위해 방통위가 총대를 멜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거세게 반발한다. 22일자 사설에서 공통적으로 광고 현행 유지 문제를 비난했다. 사설 제목도 비슷하다. 조선일보는 ‘수신료도 올리고 광고도 계속하겠다는 KBS’, 동아일보는 ‘KBS 개혁, 광고 없는 청정방송이 시청자 요구다’이다. 중앙일보도 “수신료도 챙기고 광고도 그대로 내보내겠다고 선언한 것은 국민의 주머니를 털고 제 잇속만 챙기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은 “조·중·동이 광고 현행 유지에 분개하는 이유는 종편 사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해 KBS 2TV의 광고 물량은 5000억원 안팎. 2TV 광고 폐지로 5000억원이 광고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계산할 때 800억원가량이 종편 몫으로 추산됐다. KBS 이사회 여당 측이 한때 내놓았던 ‘수신료 4600원, 광고(비중) 19.7% 유지(축소)’만 해도 400억원 정도가 종편 종자돈이었는데, 광고 현행 유지로 돈이 날아가 버린 셈이 됐다.

김인규 KBS 사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여권과 조·중·동의 반발을 의식한 듯 단계적 광고 폐지·축소 방침을 밝혔지만, 사장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김 사장이 수신료 인상을 위해 여권과 조·중·동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립 서비스’란 시각도 있다.

여권과 보수언론이 ‘광고 현행 유지’를 문제 삼는다면,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KBS 공정성’ 문제를 줄곧 지적한다. 방통위 야당 측 양문석 위원은 “광고 유지 결정으로 종편 종자돈 의혹은 해소됐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KBS 공정성·독립성 문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수신료 인상분을 난시청 해소, 지역방송 활성화, 고급 콘텐츠 제작에 쓰고, 더불어 사원 복지를 위해 쓰지는 않는다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며 “수신료와 다른 재원의 수익과 지출을 분리하는 ‘회계분리’와 KBS 안팎이 참여해 용처를 감시하는 수신료위원회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도 이날 경향신문 ‘미디어 칼럼’을 통해 “건전한 재정 확보를 위해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라면 공영방송 수신료를 사용할 자격은 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는지 여부”라며 “공영방송의 공정성은 재정건전화의 결과가 아니고 재정건전화를 위한 국민 부담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낯 뜨거운 정권 홍보 방송, 수신료 반감 키웠다

한겨레는 ‘정권홍보 ‘김인규의 KBS’, 수신료 반감 자초’란 기사에서 “수신료에 대한 정서적 저항도 무시할 수 없지만, 반감의 중심엔 ‘대통령 선거참모 사장체제의 한국방송’이 보여온 불공정 보도 행태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8년 8월 정연주 전 사장을 해임하고 새 사장으로 이병순씨를 임명했다. 새 사장은 탐사보도팀 전면 축소, 시사 프로그램 폐지 등을 주도하며 현 정권이 불편해할 비판 보도를 솎아냈다. 이 전 사장이 권력 감시 기능의 거세에 주력했다면 뒤를 이은 김 사장은 이 대통령의 선거참모 출신답게 좀더 공격적인 정권 홍보에 초점을 맞춰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한겨레는 전했다. 정부 비판엔 침묵하고 홍보엔 동조하는 왜곡된 ‘공영방송’ 시스템이 공고화된 셈이다.

한겨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보도에서 한국방송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G20 주관방송사로서 예능·오락 프로까지 망라한 전방위적 홍보는 논외로 하더라도 낯 뜨거운 정부홍보성 멘트는 공영방송의 ‘품격’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G20 정상회의, 예행연습도 어찌나 빈틈없는지 각국 지도자들의 배우자까지 대역을 썼습니다”(11월9일·앵커 멘트), “일부 (외국)언론들은 한국이 또다시 아시아의 기적이 됐다고 극찬했습니다”(11월10일·기자 멘트), “정상들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평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11월12일·기자 멘트). 지난 11~12일 G20 기간을 전후로 한국방송 ‘뉴스 9’를 장식한 앵커·기자 멘트 일부이다. 특히 지난해 12월27일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공사 수주’ 보도는 노골적인 이 대통령 띄우기의 전형으로 꼽힌다.

▲ 한겨레 11월 24일 14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양한 형태의 특집 프로그램이 정부 정책 홍보에 동원됐다. G20은 특집 프로그램만 총 60여편(편성시간 3300분)이 제작됐다. 원전 수주와 관련해선 ‘기획특집 한국형 원전 세계로’(1월5일)에 이어 한국전력의 협찬(1억원)을 받은 ‘원전 수출 기념 열린음악회’(1월31일)가 방송됐다. KBS의 새 노조 관계자는 “각종 돌발성 관제 프로그램 주문에 현장의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한국방송의 보도는 제 역할을 못하는 수준을 넘어서 여론 왜곡의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며 “민주화 흐름에 역행해 공영방송의 뿌리가 흔들릴 경우 국민 불신을 회복하기 위한 엄청난 사회적 복구 비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올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 한국방송이 영향력·신뢰도 1위를 차지했다며 불공정보도 비판을 일축하고 있다. 한겨레는 “하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김 사장의 해석에 동의하기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KBS는 정연주 전 사장 재임 시절인 2008년 같은 기관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오히려 기자협회, <시사IN>, <시사저널>의 올해 조사에선 1위 자리를 내주고 후순위로 밀려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신뢰도가 떨어진 셈이다.

KBS 보도국의 한 기자는 “김 사장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좋은 보직을 노리는 간부들이 충성 경쟁하느라 정부 코드에 맞는 내용을 주문 생산하는 경향이 크다”며 “회사가 내부 소통도 안 되고 외압에도 무기력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본인이 ‘특보출신’ 사장이라는 점을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다수의 구성원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사장의 일방독주식 리더십에 많은 구성원들이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지원관실 무차별 사찰…“정권 보위 위해 반정부세력 감시”

민간인을 사찰했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공성진·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YTN과 한국노총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의 동향을 폭넓게 파악했던 흔적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겨레는 “22일 공개된 지원관실 원충연 전 조사관의 수첩을 보면, 지원관실은 공무원들의 윤리 감찰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국정원·국세청·경찰 등 주요 사찰기관의 업무를 넘나들며 일종의 ‘정권 친위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수첩에는 정치인과 공무원은 물론 언론·공기업·시민단체·노동계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회 각계 인사 및 기관의 동향이 담겨 있다.

수첩에 적힌 동향 보고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에 ‘반기’를 들었느냐 여부였다. 민간 기업이자 언론사인 YTN 노조의 동향을 파악한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고 한겨레는 설명했다. 당시 YTN노조는 ‘MB캠프’에서 방송 본부장을 맡은 구본홍 신임 사장의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었고, 이 움직임은 촛불집회와 맞물려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수첩에는 ‘노조가 모든 상황을 컨트롤. 인사, 업무지시, 작업 배치’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 있다.

수첩에는 지원관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에 비판적인 정치인들의 동태를 파악하려 한 정황도 담겨 있다. 원 전 조사관은 전 정부의 핵심인 친노그룹뿐만 아니라, ‘친박계’에 속하는 이혜훈·유승민 의원의 동향을 파악했다. 또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던 오세훈 서울시장, 충남 홀대론을 들고 나온 이완구 전 충남지사까지도 감시 대상이었다. 이미 검찰 수사로 사찰 사실이 확인된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 출범 초기 이른바 ‘영포 라인’의 국정 농단을 비판하고, 그 배후로 지목되던 이상득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던 인물이었다.

수첩에서 드러난 이런 활동 탓에 지원관실이 ‘정권 보위를 위해 만들어진 불법 정보기구였다’는 추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원관실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 직후 민심 이반에 직면한 ‘촛불’ 사태 직후인 2008년 7월에 신설됐으며, 영덕·포항 출신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지원관실의 초기 사찰은 촛불집회의 자금과 배후세력의 파악이 핵심이었다. 이는 촛불집회 당시 국정원·검찰 등 공안기관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자 권력핵심부가 믿을 만한 ‘집단’에 일을 맡기려 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머독-잡스, ‘아이패드 전용’ 디지털 신문 발행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과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손잡고 아이패드 전용 디지털 신문을 연내 출시한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에서, 플랫폼을 완전히 새롭게 한 이 매체가 전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뉴욕타임스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머독이 경영하고 있는 미디어 그룹 뉴스코프는 애플사와 함께 아이패드 전용 디지털 신문 ‘더 데일리(The Daily)’를 연내 출시하기 위해 지난 수개월간 극비리에 이를 개발해 왔다.

머독과 잡스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 이 디지털 신문은 세계 최초로 아이패드처럼 새로운 태블릿PC에 맞춰 독점적으로 디자인됐다. 일반신문과 타블로이드 신문이 조합된 형태의 이 신문은 62페이지 분량으로 주 7일 발행될 예정이고 유료로 운영된다. 구독료는 1주일에 99센트(약 1120원), 월간 4달러25센트(약 4810원)다.

머독은 그동안 아이패드가 퇴조하는 신문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진 ‘게임체인저(game-changer)’라고 보고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영국 가디언지는 “머독은 2011년 말까지 4000만개의 아이패드가 판매되고 그중 5%만 ‘더 데일리’를 구독하게 되면 약 200만명의 소비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관심은 얼마나 새로운 형태의 매체를 선보이느냐다. 아이패드로만 접근할 수 있는 유료 매체라는 점 때문에, 흥미로운 도전인 만큼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소셜 미디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매체와의 차별성을 갖추지 않으면 소비자를 유인할 방법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영향도 관심이다. 블로그 네트워크 기업인 태터앤미디어 명승은 대표는 “아직은 미미한 국내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소비자, 새로운 시간대,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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