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시트콤에서도 ‘김병욱 신화’ 이어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평] ‘하이킥’ 김병욱 팀의 tvN 시트콤 ‘생초리’

▲ 김병욱 사단의 케이블 시트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의 주인공들. ⓒtvN
시트콤의 ‘아이콘’ 김병욱 PD가 ‘크리에이터’로 참여중인 tvN 시트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이하 생초리)가 Mnet <슈퍼스타 K2>에 이은 ‘케이블 강세’로 ‘김병욱 신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11월 5일 밤 11시 첫 방송 된 <생초리>는 시청률 1.6%(AGB닐슨)를 기록하며 tvN이 제작한 역대 드라마 중 첫 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의 ‘충격적’ 결말로 비난과 찬사를 받았던 김병욱 PD는 <크크섬의 비밀> 김영기 감독과 <지붕킥>의 조찬주 감독, 이영철 작가와 함께 20부작 시트콤 <생초리>로 복귀했다. <생초리>는 tvN <롤러코스터>와 Mnet의 <슈퍼스타 K2> 를 즐겨보는 10대~20대 층을 주 시청자로 잡았다.

그래서인지 전개가 빠르다. <생초리> 첫 화는 첫 장면부터 빠르게 돌아가는 21세기 서울의 빌딩 숲을 내려다보며 숨 막히는 일상을 비춘다. 삼진증권 사장 박규(김학철 분)는 어느 나라의 높으신 분처럼 연신 “빨리 빨리”, “기업 프렌들리”를 외치고 다닌다. 주인공 유은주(이영은)가 다니는 삼진증권 가리봉동 지점은 영업실적 미달로 첨단기술복합도시 계획이 보류된 충남 ‘공기군’ 생초리 지점으로 발령받는다.

<생초리>의 기본 골격은 도시 이주민과 시골 원주민의 갈등이다. 시골이란 폐쇄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주민과 원주민의 갈등은 미국드라마 < LOST>의 설정과 유사한데, 제작진은 이들에게 ‘돈’이라는 공통된 욕망을 부여해 현실감을 유지한다. 곳곳에 배치된 살인사건과 인물 간 미스테리의 스릴감은 ‘추노’ 패러디나 풍자로 적절한 긴장을 갖는다.

▲ KBS <추노>를 패러디한 <생초리>의 한 장면. ⓒtvN
제작진은 빠른 전개 속에서도 풍자의 미학을 잊지 않는다. ‘수학천재’로 나오는 조민성(하석진 분)은 벼락을 맞고 숫자를 인식하지 못한다. 숫자는 모든 것을 계산 가능한 대상으로 파악하는 현대사회를 상징하는데, 드라마는 조민성을 통해 ‘계산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현실’을 강조한다.

김병욱의 손길이 느껴지는 패러디는 계속된다. 조민성의 여자친구 박복순(배그린 분)은 비오는 날 밤 SUV를 타고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라며신세경 흉내를 낸다. 이 장면에서 <지붕킥>의 결말은 희화화되고, 제작진은 내친 김에 “거침없이 지붕 뚫고 날아가게 까 달라”(조민성)고 부탁한다. 이는 <생초리>에 대한 시청자의 애정을 부탁하는 김병욱의 메시지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