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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민주화 운동과 언론개혁

|contsmark0|“민주적 시민사회는 다원주의(pluralism)에 기초한다”는 것은 정치사상의 알파에 해당하는 명제이다. 다원적 가치관, 다원적 목소리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여과되고 의회주의 내에서 절충과 타협을 통해 합의된 결정들로 운영되는 사회가 민주사회이다.
|contsmark1|“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말한 토마스 제퍼슨의 이 경구는 민주주의의 초석으로서의 언론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contsmark2|요즈음 일부 언론사와 일부 언론인, 일부 언론학자들이 갑자기 이 제퍼슨의 말을 인용하는 빈도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경귀가 등장한 역사적 배경이나 그것이 담고 있는 심각한 전제조건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contsmark3|1770년대 미국의 독립전쟁은 미국사회의 시민혁명과 병행해서 진행되었다. 그러므로 제퍼슨이 말하고 있는 “정부 없는 신문”에서의 ‘신문’은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대변자로서의 ‘언론’을 지칭하고 있음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다.
|contsmark4|우리 사회는 이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논할 때 그 언론의 자유가 ‘언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기업과 종사자들에게 무차별적이고 무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때가 되었다. ‘다원주의’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적들까지 보호하여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다.
|contsmark5|만약 그렇다면 “짐이 곧 국가다”라고 말한 프랑스 루이 14세 절대왕정 시대의 ‘궁정언론’도 열심히 보호해주고 “힘이 곧 정의다”라고 부르짖은 파시즘·나치즘의 선전·선동에 광분했던 언론들도 보호해주어야 한다.
|contsmark6|‘전제군주 타도론’에서 보듯이 민주주의는 지배와 탄압을 거부하는 ‘시민혁명’으로 생성하며, 민주적 시민사회를 뒤엎으려하거나 거부하는 반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시민의 힘으로 단호히 응징한다.
|contsmark7|안타깝게도 한국의 언론들은 아직도 민주적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완전히 편입되어 있지 못하다. 오히려 역사가 오랜 언론일수록 반민주적이며 권언유착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시민사회 위에 군림하면서 봉건적 특권을 누리려하고 있다. 일부 족벌언론들은 심지어 전근대적 봉건적 가치에 향수를 가지고 있다.
|contsmark8|이러한 반민주적 언론들이 기생하고 활개치게 한 구시대적, 구체제적 언론관련법과 제도들을 민주사회에 맞게 고치자는 운동, 이것이 우리사회에서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언론개혁 운동이다.
|contsmark9|이 운동은 한국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개혁운동, 예컨대 정치개혁, 사법개혁, 교육개혁, 경제개혁 운동 등등과 함께 제2의 민주화운동인 것이다. 한국의 언론사나 언론종사자들은 이제 이 새로운 시대정신과 호흡을 일치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contsmark10|언론개혁운동, 언론계 내부에서 언론인들이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들고일어날 때 한국사회의 민주적 토대는 훨씬 빨리 구축될 것이다.
|contsmark11|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contsmark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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