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장막 그대로인데… 큰 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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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리영희 선생 추모 물결 “후배들에게 용기주는 분”

▲ 리영희 선생 영정
‘실천하는 지성’ 리영희 선생이 지난 5일 세상을 떠났다. 각계각층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언론계 인사들은 시대의 모순에 맞서 진실을 추구했던 리영희 선생의 타계 소식에 “큰 별이 졌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큰 깨우침을 준 선생이 세상을 떠나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허탈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두 차례 해직에도 불구하고 언론인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던 리영희 선생의 발자취가 “후배 언론인들에게 용기를 준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정권의 강압에 의해 해직 언론인이 늘고 있는데, 선생은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주는 분이다. 가슴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섭 한국PD연합회장은 “우리 시대 어둠의 장막을 걷어 빛을 보여준 어른이 떠나셨다”며 과거 선생의 책을 읽고 받았던 ‘충격’을 회고했다. 그는 “<전환시대의 논리> 등 리 선생의 저작을 읽고 당시 중공(중국)과 베트콩(월남)의 실체를 알 게 된 것은 유신시대 교육받은 의식을 뒤집은 사건”이었다며 “제목 그대로 우상을 깨고 이성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김영호 미디어행동 공동대표는 “어둠의 시대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국민들에게 큰 횃불을 비춰줬던 선생이 떠나 안타깝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리영희 선생의 타계 소식을 전한 언론이 시각차를 지적하며 “이른바 보수언론이라는 쪽에서도 시대변화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명순 동아투위 위원장은 “리영희 선생의 책이 지금 젊은이들에게도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7~80년대 리 선생은 젊은이들에게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해 주신 분”이라며 “리 선생의 분석은 지금 남북한과 미국·중국의 국제관계를 직시하고 진실을 파헤치는 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은 “기자 선배로서 리영희 선생은 선구자적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우 회장은 “리 선생은 엄혹했던 1965년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하다 반공법으로 구속됐고, 73년에는 기자협회보에 기고한 정부 비판 글 때문에 중앙정보부에 끌려가는 고초를 겪었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 리영희 선생은 언론인의 표상이자 지향점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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