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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프랑스= 이지용 통신원

2008년도 사르코지 정권은 프랑스 국가공영방송 프랑스 텔레비전의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재원 확보와 국가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한 제반 환경조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공영방송 개혁법’을 통과 시켰다.

공영방송의 광고폐지와 사장의 임명권을 대통령이 가지게 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영방송 개혁법에 따라 지난 2009년 1월부터 오후 8시~오전 6시 사이 광고가 폐지되었고, 프랑스 텔레비전 그룹 내부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통·폐합이 이루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에는 2008년 공영방송 개혁법 통과 이후 프랑스 텔레비전 그룹의 변화에 관한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 하원의 방송·문화 상임위 마르틴느 마르티넬(Martine Martinel) 의원이 발표한 ‘공영방송 개혁법과 프랑스 텔레비전에 관한 보고서’는 사르코지 정권의 공영방송 개혁법은 프랑스 공영방송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게 된 전략 부재 상태를 만든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시청자 층의 노령화 문제는 지난 2년간 더욱 심화됐다. 공영방송의 메인 채널 프랑스2 의 50세 이상의 시청자들의 비율은 2008년 63%였지만, 최근 66%로 늘었고 지역방송인 프랑스3은 50세 이상 시청자들의 비율이 70%가 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시청률 또한 하락세로,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공영방송의 평균 시청률은 6%나 줄어들었다.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협찬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1월 광고가 폐지된 후 공영 방송에는 과거에 비해 협찬 프로그램이 25% 증가했고, 광고가 가능한 시간대에 예능과 게임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이 51%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민영방송들은 협찬 프로그램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광고시간도 예전과 동일한데, 공영방송은 광고가 금지된 시간대를 제외한 다른 시간대에는 광고가 평균 15분이 늘어났고 이 광고를 채우기 위해 예능과 게임 프로그램을 대폭 늘린 것이다.

공영방송 입장에서는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국가의 공영방송이 민영방송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비판 앞에서 할 말을 잃게 됐다. 또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민영방송국과 재벌언론사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확실한 대책도 없이 공영방송의 광고를 폐지해 공영방송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사르코지 정권에게 향하고 있다.

광고 폐지 이후 정부에서 약속한 내년 지원금도 4억 5000만(450밀리언) 유로에서 3억 9000만(350밀리언) 유로로 줄어들어 현재의 상황에서 프랑스 텔레비전은 방송 디지털화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회 ‘공영방송법 평가’ 회의에서 마르틴느 마르티넬 의원은 “공영방송이 광고 없이도 정확한 정보와 교육적인 프로그램으로 그 사명을 완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보장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프랑스=이지용 통신원/ KBNe FRANCE 책임 책임프로듀서
또 그 방법의 일환으로 “집을 두 채 또는 그 이상 가진 사람들에 대해 별장 또는 투자 개념으로 소유하고 있는 집에 대해서도 수신료를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부자들에게 가지고 있는 주택 부동산 숫자에 대비해 수신료를 징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르코지 정권이 프랑스 국민의 1%에 달하는 부자들에게 부과되는 ‘거대재산세’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인 지금, 마르티넬 의원의 주장이 받아들여 질 가능성을 희박해 보이고, 프랑스 공영방송의 미래는 그래서 더욱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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