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출범으로 방송계 ‘이직 바람’ 솔~솔~
상태바
종편 출범으로 방송계 ‘이직 바람’ 솔~솔~
기획·편성 PD ‘러브콜’ …지역·프리랜서PD ‘자리 이동’ 예상
  • 김고은·김도영·정철운 기자
  • 승인 2010.12.13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사 등 기존 방송사 인력의 이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편 사업을 신청한 언론사들 대부분이 신문사인 까닭에 보도를 제외한 방송 분야 인력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아직 종편 사업자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영입 작전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내년 종편 채널 개국을 전후로 지상파 방송사나 프리랜서 PD 등 방송 현업인들의 자리 이동이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민방·프리랜서 PD ‘주목’=가장 주목받는 대상은 지역방송사와 프리랜서 PD들이다. 방송가에선 KBS·MBC·SBS 등 지상파 주요 3사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방송사나 프리랜서 PD들의 자리 이동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인지역 민영방송사인 OBS의 한 중견 PD는 “새로 출범하는 종편은 당장 수익을 내려고 서두를 테니 방송사나 제작사의 숙련된 사람을 원할 것”이라며 “저널리스트보다 아티스트, 샐러리맨으로서의 정체성이나 환경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제시하는 조건이 어떠냐에 따라 유혹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OBS 노동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상당수가 종편으로 갈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철 OBS 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조합원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절반가량이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했고, 이중 약 70%가 종편을 대상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OBS의 경우 지난해부터 3명의 PD가 중앙일보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OBS 한 고위 간부는 “방송 3사의 경우 스카우트 조건이 좋지 않은 이상 중견급들은 움직이기가 쉽지 않겠지만, OBS는 ‘도마 위의 생선’이니 5~10% 정도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20대 후반에서 30대까지 3~4년차 기술·제작 인력 2~30명 정도가 대상이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다른 지역 방송사의 경우도 연차가 낮은 제작 인력들을 중심으로 종편으로의 이동을 희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지역 PD는 또 “현지 네트워크가 풍부한 지역사 기자들을 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방송 제작 경험이 풍부한 프리랜서 PD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서둘러 인력 유출 단속에 나선 곳도 있다. SBS는 지난달 말경 프리랜서 PD 30여명을 상대로 종편채널 도입과 관련해 동요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노조 관계자는 “SBS는 프리랜서 PD들이 많은데 이들이 종편채널로 옮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편성PD, 드라마·예능 기획PD 영입 가능성= 지상파 주요 3사에선 간부급 PD나 편성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종편 사업을 희망하는 언론사들의 보도 인력은 이미 충분하고,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은 외주제작이 가능한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편성 인력이나 기획력이 있는 데스크급 PD들에 대한 영입 시도가 활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상파 주요 3사에선 간부급 PD나 편성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종편 사업을 희망하는 언론사들의 보도 인력은 이미 충분하고,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은 외주제작이 가능한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편성 인력이나 기획력이 있는 데스크급 PD들에 대한 영입 시도가 활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김영신 전 KBS 편성센터장이 중앙일보 방송편성본부장으로 이동했으며, MBC 예능국 출신 고재형 전 책임PD도 중앙일보로 자리를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에는 MBC 편성 실무 PD들에게 ‘러브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제작 인력에 대한 수요는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드라마나 예능 등 보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외주제작사에 맡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BC 한 중견 PD는 “요즘은 종합편집실이나 스튜디오 등이 외부에 많다. 후발주자로서 방송 제작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다 꾸리는 것은 무리일 테고, 제작은 아웃소싱이 가능한 만큼, 결국 외주제작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일선 PD나 연출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휘할 국장급, 간부급, 편성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란 얘기가 설왕설래 한다. 이미 외주제작사에 PD들이 많이 나가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연출자보다는 작가나 배우 쪽으로 러브콜이 많은 것 같다”며서 “하지만 만일 종편 채널이 3개로 확정될 경우 연출 인력이 그만큼 많이 필요해질 테니 내년 중반기 이후부터는 연출자 일부가 외주제작사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본격 채용 예상…대규모 이동은 ‘글쎄’=하지만 아직까진 ‘이직 도미노’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MBC의 한 부국장급 PD는 “종편 사업 전망이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며 “재직 중인 사람은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의 한 중견 PD도 “종편 채널을 몇 개로 할 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아직은 지켜보는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본격적으로는 사업자 선정이 끝난 이후부터 인원 확보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MBC전략지원단의 이동민 단장은 “현재 시장이 워낙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섣불리 건너가지 않고 ‘간을 봐서’ 잘 되면 가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시기상 현업 인력들이 이동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내년 봄쯤 필요하다면 그쪽(종편)에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만일 SBS나 지역 민방 개국 당시처럼 대규모 인력 이동이 있다면 지역 방송사 입장에선 우려될 수밖에 없다”며 “인력이 빠져 나간다고 해도 이를 차단하기는 어렵고, 아마 곧 현실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