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일수록 정치인 풍자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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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일수록 정치인 풍자 잘 한다”
[단독 인터뷰] ‘안상수 포탄’ 성대모사로 웃음 준 코미디언 안윤상
  • 정철운 기자
  • 승인 2010.12.17 14: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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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상 KBS <개그콘서트> 코미디언. ⓒPD저널
KBS 2TV <개그콘서트-수퍼스타 KBS>에서 안윤상이 안상수 성대모사를 하는 장면. ⓒKBS 화면 캡처
안윤상의 성대모사는 전부터 유명했다. 그는 2007년 KBS 개그맨 공채시험에서 성대모사 하나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데뷔 초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유닛 성대모사로 게임 팬을 사로잡는가하면,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정치인 성대모사로 이름을 알렸다. 게임유닛 ‘질럿’과 ‘오버로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박지성과 허경영까지 그의 목소리로 등장한 캐릭터도 그 수가 상당하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버퍼링스’와 ‘LA쓰리랑’ 등을 거쳐 지금은 ‘슈퍼스타-KBS’에서 성대모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안윤상 KBS <개그콘서트> 코미디언. ⓒPD저널
그는 최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보온병 포탄’ 발언을 모사하며 조금 더 유명해졌다. 언론은 요즘 그의 말을 듣고 싶어한다. 안 씨는 요즘 들어 부쩍 자주 걸려오는 전화인터뷰 요청으로 피곤해보였다. 안윤상에게 안상수는 지금껏 모사했던 수많은 정치인 중 한 명에 불과한데, 그런 그에게 요즘의 관심은 조금 낯설다.

안윤상은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지하는 정당도 없고 그냥 개그맨일 뿐이다.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줄 게 없나 생각하다 (안상수를) 보고 재밌겠다 생각했을 뿐”이라 말했다.

그에겐 요즘의 관심이 조금 불편하다. 지난주 방송이 나간 뒤로 친구들의 걱정하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안 씨는 “지금이 박정희 전두환 시절도 아닌데 걱정할 필요 없다”고 안심시켰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전혀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는 당장 19일 방송분에서 ‘방송 후 외압’의 정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귀띔했다. 안윤상은 “어느 나라든지 대통령이나 정치인 성대모사는 한다. 선진국일수록 더 신랄하게 풍자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선진국을 지향하는 이상 정치인 풍자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안윤상에게 성대모사는 삶이다. 항상 “남들이 안하는 걸 해 보고 싶었다”는 그는 고 1때 학교 실습실에서 몰래 스피커를 꺼놓고 스타크래프트를 하다가 흉내 내본 ‘무탈’ 소리로 성대모사 세계에 본격적인 발을 들였다. 안윤상에게 정치인은 ‘무탈’처럼 흉내 낼 수 있는 여러 소재 중 하나다.

‘모사꾼’ 안윤상의 ‘스승’은 배칠수다. 배칠수와는 함께하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 둘은 MBC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에서 정치인 성대모사 코너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번은 이명박 대통령 목소리를 너무 하고 싶은데 특징을 못 잡겠어서 (칠수선배에게) 물어봤다. 그 뒤 쉰 소리를 좀 내면서 파열음이 나는 부분을 포인트로 잡게 됐다.”

<재밌는 라디오>에서 원하는 게 시사적인 캐릭터다 보니 그는 평상시 뉴스를 많이 본다. 뉴스는 그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YTN <돌발영상-안상수 편>은 수많은 영감 중 하나였다.

“국회의원들은 매주 이슈거리를 만들어준다. 국회의원이 개그맨보다 재밌을 때가 많다. 웃기는 능력들이 너무 좋으시다.”

▲ KBS 2TV <개그콘서트-수퍼스타 KBS>에서 안윤상이 안상수 성대모사를 하는 장면. ⓒKBS 화면 캡처
모사의 기본은 목소리 톤을 따라가는 것이다. 처음엔 특정 부분을 반복해서 듣고 그 다음에 포괄적으로 긴 대사를 듣는다. 그는 “말투나 단어 흉내는 다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디테일”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의 실력에 대해선 “디테일한 표현은 좋지만 맛깔스러운 면에선 칠수 선배보다 떨어진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그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모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목소리가 비슷해 제일 똑같이 할 수 있었다”며 스스로의 실력에 만족감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 성대모사 역시 안윤상이 자신감 있게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서울 출신인 안윤상에게는 경상도 억양이 강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성대모사가 힘들다.

안윤상은 기자에게 거듭 “개그를 개그로 봐주고 즐기고 웃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개그맨은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개그를 개그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쿨하지 못한’ 몇몇 분들로 인해 개그맨의 창의성이 떨어져서는 안되지 않을까.

인터뷰를 마칠 즈음 그는 “어젯밤 ‘100분토론’을 못 봤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통큰 치킨’ 이슈에 대해 “프랜차이즈의 횡포”라며 자유시장경제와 치킨가격에 대한 그의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정말 유쾌해보였다. 앞으로도 계속 안윤상의 개그를 보고 싶다. 좀 더 ‘센’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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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터짐 2010-12-17 20:51:19
아.. 쉰소리 파열음 완전 빵 터졌어요. ㅋㅋㅋㅋ
선진국일수록 정치인 풍자가 많다는 데 끄덕거렸습니다.
돌아가는게 모양새가 도통 찡그릴 일 투성 아닙니까.
이렇게라도 웃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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