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제작진 “사측 간부 해명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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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제작진 “사측 간부 해명 거짓말”
“4대강 대체아이템 방송 예정? 명백한 거짓” 주장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12.17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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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4대강’편 홈페이지 예고 화면
<추적 60분> 제작진이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편 불방에 대한 사측 간부들의 해명에 “거짓말”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화섭 시사제작국장과 김현 시사제작 1부장은 16일 사내게시판(코비스)에 ‘추적 60분 결방 사유를 알려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15일 <추적 60분>에는 ‘SOS! 게임의 수렁에 빠진 아이들’ 편이 방송 예정이었다”며 “시사제작국장과 시사제작1부장은 이미 예정된 프로그램 제작을 수차례 지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과 김 부장은 또 “그러나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4대강 편 보류 사유를 이해할 수 없고,  방송 기일이 밀리면서 게임중독 아이템의 미진한 부분에 대한 추가 취재를 하고 있으며, 물리적으로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추적 60분> 제작진은 “‘SOS! 게임의 수렁에 빠진 아이들’ 편이 방송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국장과 부장은 4대강 편 불방에 대해 2주간 단 한 번도 제작진에 공식 통보한 적이 없다. 특히 4대강 편 다음주에 편성 예정이던 ‘SOS! 게임의 수렁에…’ 제작을 수차례 지시했다는 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제작진은 17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에 따르면 김현 부장은 방송 전날(14일) 오후 강희중 CP(책임PD)에게 문자를 보내 이번주 방송을 ‘게임 중독’ 편으로 대체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제작진은 난색을 표명했다.

▲ <추적60분> ‘4대강’편 홈페이지 예고 화면

“4대강 편의 불방 이유도 설명되지 않은 상태였고, 현실적으로 하루 만에 60분짜리 대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김 부장은 “VCR 길이를 줄이고 스튜디오 토크를 길게 해서라도 방송을 내보내라”고 제안했지만, 제작진은 그것 역시 하루 만에 준비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후 이화섭 국장이 담당 팀장에게 “방송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냐, 아니면 안 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고, 제작진은 김현 부장에게 설명한 이유를 들며 “현실적으로 제작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이 국장은 “1주 불방이라고 말한 적이 없으며 방송 준비를 하지 않은 책임을 무겁게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적 60분> 제작진은 “국장과 부장이 최초로 대체 제작에 대한 업무지시를 내린 것은 방송 전날이었다”며 “60분 편성물이 하룻밤 만에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책임자들의 인식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어이없는 지시를 내린 국장과 부장의 의도를 정확히 밝히고, 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을 사측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간부들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며 김현 부장에게 해당 글의 수정을 요구했지만, 김 부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화섭 시사제작국장과 김현 시사제작1부장이 사내게시판에 밝힌 <추적 60분> 불방 이유에 대해서도 KBS 구성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 부장이 “(4대강 방송편에는) 사업에 문제를 제기하는 인사가 훨씬 더 많이 출연했다”며 찬성·반대 출연자의 인터뷰 횟수를 표로 정리한 것에 대해 비판과 냉소가 쏟아졌다.

KBS의 한 라디오 PD는 댓글에서 “공정성, 균형을 이런 논리로 따진다면 지금까지 모든 시사 프로그램은 감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양태라면 주요 뉴스를 포함해 대부분의 시사 프로그램은 당장 방송중지·결방처리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재부의 한 직원도 “사회 비판 프로그램에서 찬반 양쪽 출연자를 동일한 횟수로 인터뷰하는 기계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예능국의 한 PD는 “정해진 결론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분석과 민주적 의견 교류와 정당한 권한 행사를 통해 불방시킨 것처럼 포장해야하는 숙제가 버거워 보인다”며 “밤새 고생하며 프리뷰하고 숫자 세며 (인터뷰 비교) 표 만든 사람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측은하다. 다음에는 개별 인터뷰 시간과 총 누적시간까지 기록해 더 과학적인 것처럼 해 달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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