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임금협상 동결·삭감 ‘한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SBS 결렬, 파업 예고…MBC ‘성과급과 연계’ 반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2010년도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방송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낸 SBS는 물론 흑자를 기록한 KBS와 MBC도 사측이 임금 동결 또는 성과급 삭감을 주장하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방송 3사가 동시에 파업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S는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협상이 결렬되자 임금인상 쟁취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결의하고 지난 20일부터 찬반 투표를 실시 중이다. 당초 9%대 기본급 인상을 주장했던 KBS노조는 한 발 물러나 물가상승분에 해당하는 5.1%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수신료 인상 국면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KBS노조는 지난 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 현재 2차 조정까지 마친 상태다. 노조는 “수신료 연내 인상은 이미 물 건너갔는데, 이를 임금 동결과 연결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도 지난 9월부터 7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사측이 역시 동결안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앞서 지난 6월 임금교섭과 관련해 중노위 조정 절차와 파업 찬반 투표까지 완료한 KBS본부는 21일 성명을 내어 “노사간 최소한의 신뢰조차 확보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일방적인 조합원의 희생만을 강요할 경우 단호히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며 단체행동을 경고했다.

▲ 부장급 이상 및 신입사원 연봉제 실시에 반대하는 이윤민 SBS 노조위원장의 모습. 자료사진 ⓒPD저널

SBS 노조 역시 임금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합법적 쟁의행위를 예고한 상태다. SBS 노사는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시도에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초 기본급 9.7% 인상안을 제시했던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이윤민)는 8.6%까지 인상률을 낮췄다. 그러나 SBS 사측은 애초 전 사원 연봉제를 전제로 한 기본급 3% 인상안을 제안했다가, 연봉제 조건을 빼는 대신 임금 동결을 주장, 노조의 반발을 샀다. 이윤민 SBS본부장은 21일 조합원들에게 “이제 행동할 때”라며 편지를 보내 파업 상황을 예고했다. SBS본부는 23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찬반투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MBC는 임금협상 및 단체협상 모두 교착 상태에 빠졌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지난 6~7차에 걸친 실무교섭에서 기본급 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12.6% 인상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MBC 사측은 기본급을 올려 인건비 부담을 안고 갈 수 없다며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으로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21일 김재철 사장이 본교섭에 참석해 기본급을 소폭 인상하는 대신 성과급을 일부 삭감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MBC본부는 “기본급과 성과급은 별개”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단체협상은 사측이 ‘본부장 책임제’ 신설을 주장하면서 노사간 줄다리기가 계속 되고 있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공정방송의 핵심인 ‘국장책임제’를 무력화 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MBC노조는 본부장과 국장에 대한 견제 장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YTN 노사도 임금협상과 관련해 팽팽한 힘겨루기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12%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내년도 상암 DMC 신사옥 사업을 강조하며 삭감 내지 동결안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