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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집단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선 안돼
  • 승인 200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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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대다수 사람들은 뉴스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리라 믿는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는 실제 사실 중 극히 일부만을 전달할 뿐이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뉴스 소재가 있고, 그것들을 일일이 다 보도할 시간이나 지면이 없기 때문이다. 한 사건이나 사안을 선택해 보도한다하더라도 그것의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전달할 수도 없다.
|contsmark1|그래서 취재-제작 과정에서 무엇을 넣고 빼느냐가 중요하고, 언론사에는 항상 유무형의 압력이 가해진다. 자신들의 사안이 뉴스에 포함되기 위해서, 혹은 그 반대로 뉴스에서 빠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contsmark2|대부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은 집어넣고, 불리한 것을 빼려고 한다. 정확하고 공정한 언론은 이러한 압력과 무관하게 국민의 알권리에 입각해 독립적으로 뉴스를 제작해야한다.
|contsmark3|그러나 한국의 언론은 정치적 압력과 경제적 회유에 굴복해 진실을 감추고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적어도 군사정권 시절의 언론은 그랬다. 국민의 눈과 귀가 열리는 것이 두려웠던 독재자들과 그들의 추종세력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이 독자와 시청자에게 전달되도록 만들었다.
|contsmark4|그래서 ‘9시 뉴스’의 첫 기사는 언제나 “오늘 전두환 대통령은…”으로 시작하는 시절이 있었고, ‘보도지침’이라는 것을 만들어 정부 관리가 신문사의 편집국장과 방송사 보도국장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contsmark5|이제 권력의 노골적이고 부당한 개입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언론사에는 뉴스 제작에 영향을 주기 위한 다양한 압력이 가해진다. 정부, 정당, 기업은 물론 언론사 내부의 사주와 경영진들까지 언론인의 취재보도활동에 개입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보도가 나가도록 애를 쓰고 있다.
|contsmark6|그 방법은 청탁과 회유에서부터 협박과 보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대개 독자나 시청자들이 모르게 진행된다. 그래야만 뉴스가 진실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contsmark7|그러나 근래들어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가 나가면 집단적 힘을 이용해 공공연히 언론사를 굴복시키려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사회적 부조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텔레비전 고발 프로그램이나 신문의 심층기사에 대한 집단행동이 늘고 있다. 방송국으로 일부 교회 신도들이 난입해 방송을 중단시키기도 하고, 예비역 군인들이 신문사 기물을 부수고 기자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contsmark8|최근에는 일부 연예인들이 문화방송 출연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물론 잘못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언론이 권력 못지 않은 기득권 가해자로 군림하던 시절이 있었다. 언론이 개인의 인격이나 명예나 사생활은 염두에 없이 안하무인 무소불위 권력행세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권력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contsmark9|최근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로 인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는 언론사가 크게 늘고 있다. 그렇지만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 제기가 자칫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켜 진실보도를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된다.
|contsmark10|그런 점에서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문화방송의 <시사매거진 2580> 보도에 대해 보인 태도는 적절치 못하다. 잘못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를 신청하고, 법적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한다. 물리적인 힘이나 압력으로 언론보도 내용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contsmark11|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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