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석 대전MBC 사장, 노조에 욕설·폭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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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채용, 타임오프 관련 항의 과정서…노조 “사과하고 사퇴하라”

대전MBC 고대석 사장이 지난 3일 노조원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전MBC 노사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노조는 고대석 사장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대전MBC 내 직능단체들도 집단 대응을 검토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사장이 조합원들에 욕설 내뱉고 노조 위원장 밀쳐”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3일. 대전MBC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신입사원 선발, 타임오프와 관련해 사측의 무성의한 교섭 태도에 항의하며 이날 오전 조합원 비상총회를 개최했다. 총회 도중 고대석 사장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고, 마침 시무식 참석을 위해 지나가던 고 사장이 불쑥 조합원들에게 다가와 “아, 신입사원 뽑아준다고. 타임오프 체결한다고”라며 자극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에 이재우 노조 위원장이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항의하면서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 고대석 대전MBC 사장 ⓒ대전MBC
문제는 그 다음에도 이어졌다. 비상총회가 끝난 뒤 조합원들은 고 사장의 행동에 항의하고 신입사원 채용, 타임오프 등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사장실로 올라가 면담을 요청했다. 그런데 고 사장은 조합원들을 향해 “이 XX들, 남의 사무실 앞에서 뭐 하는 짓이야?”라고 욕설을 내뱉고, 그런 와중에 이 위원장을 밀쳐 뒤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에 이재우 위원장도 흥분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조합원들의 만류로 상황은 일단 종료됐다.

그러나 파장은 크다. 이날 사건이 MBC 본사까지 알려지면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깡패나 다름없는 행태를 보이며 구성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힘자랑이나 해대는 이런 사람이 어찌 공영방송의 수장을 자처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성토하며 “고대석 사장은 대전MBC 구성원들에 대한 있을 수 없는 욕설과 폭언, 폭행에 대해 즉각 사죄하고, 당장 MBC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노사간 모든 협상도 ‘올 스톱’ 됐다. 대전MBC 내 PD협회·기자협회·기술인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연합 성명 등을 통해 항의 의사를 전할 계획이다. 대전MBC 노조는 “고대석 사장은 서울 본사 김재철 사장의 명령을 100% 수행하는 홍위병에 불과하다”며 “김재철 사장이 요직에 측근들을 임명함으로써 생긴 폐단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사 관계가 경색된 국면에서 신입사원 채용, 타임오프제 협상 역시 더 이상의 진전을 기대하기 힘든 형국이다. 노조는 사측의 신입사원 채용과 안식년제 도입, 타임오프제와 조합원 가입 범위 연동 시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MBC는 지난 4~5년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하지 못해 내부에서 인력 충원 요구가 높았다. 이에 사측에서도 올 초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말부터 신입사원을 충원하는 대신 안식년제도 수용과 타임오프와 관련해 전임자 1인을 허용하는 대신 조합원 가입 범위를 조정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신입사원 충원은 원래 회사 차원의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조건을 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 정년퇴직 1년 전 안식년 제도 실시는 실질적인 정년퇴직을 의미하므로 반대”라며 “또한 조합 전임자 1인이 법적으로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가입 범위를 좁히려는 것은 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11월부터 10주째 매일 아침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연좌농성을 진행 중이다.

고대석 사장 “욕설·폭행 없었다” 노조 “사과하고 사퇴하라”

그러나 고대석 사장은 지난 6일 대전·충청지역 인터넷신문 〈디트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충청권 MBC가 광역화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신입사원 채용을) 기다려 달라고 했고, 타임오프제에 대해서도 노조 측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노조에 책임을 물었다.

고 사장은 또 욕설과 폭행설에 대해서는 “시무식이 끝나고 간부회의를 하는데 노조원들이 내 사무실까지 와서 구호를 외치길래 ‘뭐하는 짓이냐, 내려가라’고만 했을 뿐 욕설을 하지는 않았다”며 부인했다. 또 “내려가라고 하면서 노조위원장을 툭 밀었는데 위원장이 주저앉더니 폭행했다고 하더라”며 “기분이 나빠 흥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욕설이나 폭행을 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PD저널〉은 고 사장과 직접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전MBC 노조는 “신입사원 충원과 관련해 충청권 3사(대전·충주·청주MBC) 광역화에 관한 얘기는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며 “사후에도 전혀 반성 없이 거짓말과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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