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저널리즘 위기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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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저널리즘 위기 드러났다”
[분석] 새 노조 ‘제작자율성·공정성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8명이 ‘자기검열’
  • 정철운 기자
  • 승인 2011.01.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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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엄경철, 이하 새노조)가 지난 11일 공개한 설문결과는 KBS 내부의 제작 자율성 위축과 저널리즘의 위기를 보여주는 유의미한 결과다. 새노조는 “KBS가 내세우는 ‘신뢰도 1위 언론’의 허구성을 짚고 제작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한 개선책을 내놓기 위해  ‘제작자율성 공정성 실태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79.6%)은 취재 및 제작과정에서 “자기 검열을 느꼈다”고 답해 제작 일선에서 느끼는 위축 정도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검열’은 지난해 〈추적 60분〉 ‘천안함’편과 ‘4대강’편이 연달아 불방되면서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엄경철 KBS 노조위원장은 “자기 검열은 침묵에 의한 편파로 나타난다”며 일례로 그간 KBS가 침묵했던 4대강, 천안함, 무상급식, 노동문제 이슈를 지적했다.

또한 응답자들 대부분(95.4%)은 MB정부의 출범 전에 비해 KBS 내 제작 자율성이 위축됐으며, 현 정부 출범 이후 KBS의 공정성이 악화됐다(94%)고 지적했다. 공정성을 해치는 가장 큰 문제 또한 ‘정부 편향적인 태도’(68.1%)를 꼽았다. 이는 지난 G20 정상회의 당시의 ‘물량공세’ 같은 KBS의 친정부적 보도와 편성에 대해 사실상 전 구성원이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엄경철 KBS 노조위원장은 “언론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두 가지 축으로 외적 독립성과 내적 독립성이 있다. 지배구조 문제인 외적 독립성의 경우 KBS는 이미 무너진 상태여서 내적 독립성을 통해 방송의 독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 위원장은 “내적 독립성의 핵심은 제작 자율성이며 한국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는 내부 제작 자율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위원장은 이번 설문결과에 대해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절박감의 표시인 동시에 얼마나 KBS저널리즘이 위기인지를 보여준 지표”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투쟁해야 할지를 명확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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