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이 아니라 ‘조중동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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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공공성포럼 워크숍, 양문석 “조중동, ‘때려서’ 특혜 받아낼 것”

2010년 세밑에 이뤄진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선정이 새해에도 역시 언론학계의 화두다. 언론학자 200여명이 참여한 미디어공공성포럼은 지난 13일 경희대학교에서 워크숍을 열고 2011년도 미디어 정세를 전망하며 “종편 사업자 선정은 미디어 공공성에 심각한 재앙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준상 “종편이 아니라 ‘조중동 방송’이다”

이날 워크숍에서 발제를 맡은 조준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종합편성채널이 아닌, ‘조중동 방송’이란 말을 사용하자”고 제안하며 “2011년도는 ‘조중동 방송’과의 투쟁의 2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문투성이 심사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고,방통위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데서 투쟁은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무재전송, 황금채널 배정 등 현재 제기되는 종편 관련 특혜들과 관련해 “종편에 황금채널을 배정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케이블 SO와 힘을 합쳐서라도 반드시 의무재전송 특혜를 도려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미FTA가 비준될 경우 투자자-국가 소송제에 걸려 국민 전체가 제소당하는 상황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미디어공공성포럼이 지난 13일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에서 2011년도 워크숍 및 정기총회를 열고 올해 미디어 정세를 전망했다. ⓒPD저널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도 “종편에 황금채널을 주기 위해 홈쇼핑 채널을 연번제로 묶어내는 순간에 두 가지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일단 이 자체로 헌법소원이 제기될 수밖에 없고, 종편의 의무재전송 문제까지 SO가 걸고 나오면 재산권 침해로 무조건 지게 돼 있다”며 “따라서 채널 연번제를 시도하는 순간, 종편은 또 다시 치명상을 입고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양문석 “조중동, 이젠 ‘때려서’ 특혜 받아낼 것”

양문석 위원은 종편 선정 이후의 사태를 △조중동매연(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 연합뉴스) △비 조중동매연 신문사 △지상파 방송사라는 세 가지 축으로 살펴봤다. 양 위원은 “조중동이 예전엔 추가 특혜를 ‘빌어서’ 받아냈는데, 이제는 ‘때려서’ 받겠다고 한다”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사건이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또 “‘조중동매연’을 제외한 신문사들의 위기감과 분노가 높아지면서 추가 특혜를 끊어내겠다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그동안 ‘배부른 돼지’처럼 침묵하고 있던 지상파도 종편에 대한 특혜를 서두르는 순간, 자신들의 밥그릇에 금이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반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잃어버린 민주주의 저널리즘을 되찾는 대반격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서중 교수 “지상파와 종편, 동일 규제해야”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지상파와 종편의 ‘동일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중간광고에 대해 “지상파는 물론, 종편도 중간광고를 못하게 막아야 한다”면서 방송심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상파와 같은 책임을 물을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무재전송, 채널연번제 도입 등과 관련해선 “SO에 얼마나 피해가 가는 지를 따져보는 것이 충분한 대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렙과 관련해선 토론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조준상 사무총장은 “‘조중동 방송’을 하나의 민영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조중동 방송’과 별개로 SBS와 지역민방을 떼어낼 필요가 있다”며 “1공영 다민영 체제”를 제안했다.

반면 김서중 교수는 “현재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 체제가 갖는 ‘1공영 체제’를 다시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상파가 ‘1공영’이 되고, 종편이 또 다른 ‘1민영’이 돼야 한다. 즉 ‘지상파 미디어렙’과 ‘종편 미디어렙’ 정도로 나누는 게 하나의 방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도 토론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방통위 야당 추천 위원들의 행보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돼 이에 대한 논의와 대안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한편 미디어공공성포럼은 이날 ‘종편 허가와 각종 특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위법성 해소 안된 미디어법에 근거한 종편 허가는 원천 무효”라며 “종편 및 보도채널 허가를 즉각 철회하고 방송시장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PD수첩’팀·김용진 기자 등 ‘언론상’ 수상

▲ '미디어공공성포럼 언론상'의 수상자들. ⓒPD저널
워크숍이 끝난 뒤에는 ‘미디어공공성포럼 언론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포럼에 참여하는 언론학자들의 투표를 통해 미디어 공공성 유지와 미디어를 통한 사회 공공성 강화에 기여한 기사 및 프로그램, 개인 또는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14명(팀)의 예비 후보자들이 경합한 이번 언론상 수상자로는 △MBC 〈PD수첩〉팀 △‘프레시안’ 경제팀 및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김용진 KBS 울산방송국 기자(전 KBS 탐사보도팀장) 등 총 4팀이 선정됐다.

〈PD수첩〉의 김태현 책임PD는 “지금도 〈추적60분〉 등 동지들이 당하는 고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또 언론뿐 아니라 국민들이 표현의 자유에 대해 엄청난 공포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며 “〈PD수첩〉의 정신을 잊지 않고 언론의 정도를 걸어가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며 “차기 언론노조는 저돌적인 집행부로 구성했다. 2011년을 반격의 해로 설정하고 진짜 싸움을 벌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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