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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전원 삭발식…“공정방송 말살 음모 맞서 총력투쟁”

MBC가 새해 벽두부터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김재철 사장의 단체협약 해지 통보, 임금 일방 지급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맞서 MBC노조가 총력 투쟁 체제에 돌입했다. 김재철 사장의 연임 여부가 가려질 2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MBC 노사가 다시 한 번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MBC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 집행부 전원 삭발…17일 노동위 쟁의조정 신청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김재철 사장이 단체협약 일방 해지와 임금 일방 지급을 강행한데 대해 “조합과 MBC 구성원들을 모두 주적으로 삼아 짓밟고 가겠다는, 노동조합의 숨통을 끊어 놓겠다는 선전포고이자, 자질부족 시비를 일거에 덮어버리고 정권에 연임을 구걸하기 위한 충성맹세,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겠다는 공정방송 말살음모”로 규정하며, 이에 맞서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투쟁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 이근행 위원장을 포함한 MBC노조 집행부가 16일 전원 삭발을 감행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이에 따라 이근행 위원장을 비롯한 MBC노조 집행부는 휴일인 지난 16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전원 삭발을 감행했다. 현 8기 집행부의 삭발은 지난해 6월 이근행 위원장 해고 당시에 이어 두 번째다. 임기를 한 달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삭발을 감행한 현 집행부는 “9기 위원장 선거와 상관없이 이번 투쟁을 온몸으로 이끌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MBC노조는 또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사측에 노동쟁의 발생을 통보하고, 17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내기로 했다. 만일 30일 간의 조정 기간에도 임단협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MBC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총파업 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17일부터 MBC 여의도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무기한 항의 농성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 6시에는 ‘임단협 일방파기 규탄 및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고 투쟁 결의를 다질 방침이다.

이근행 위원장은 17일 ‘위원장의 편지’를 통해 “김재철 사장은 지금 단체협약 파기를 통해, 공정방송의 씨를 완전히 말리겠다는, 노동조합을 박살내 불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너희들에게 싸울 힘이나 있는 것이냐, 너희들에 언론노동자로서의 결기는 남아있는 것이냐, 그렇게 조롱하고 있다”며 “다시 싸워야 한다. 무임승차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MBC 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실시, 각각 10여 차례에 걸쳐 실무협상 및 본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지난 6일 사측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면서 임금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또한 김재철 사장이 지난 14일 노조에 단협 해지를 통보함에 따라 단체협상도 파기됐다. MBC 노사는 마라톤협상 끝에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본부장 책임제’와 ‘중간평가 강화’ 등 일부 사안에 대해 접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 막바지에 사측이 공정방송협의회 운영규정 일부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면서 끝내 단협 해지 사태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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