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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SBS· YTN 노조위원장 한 자리에서 투쟁 결의

▲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방송잔혹사 보고대회'가 열렸다. ⓒPD저널

“언론 자유가 살처분 되고 있다.”(최문순 민주당 의원)

 20일 오전 최문순 의원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잔혹사를 말한다’ 보고대회에서 전국언론노조 KBS, MBC, SBS본부장과 YTN지부 노조위원장이 한 자리에 모여 현재 언론환경의 실태를 논의하고 권력의 탄압에 맞선 투쟁을 결의했다.

엄경철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사측이 물리적 무기를 들어 통치하지 않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어렵다고 판단 한 것 같다”며 3년 전 KBS사원행동부터 진행된 보복성 인사와 중징계를 하나씩 언급했다. 이어 “KBS는 지금 정부정책 비판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KBS본부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기자·PD들 60% 이상이 제작자율성 위축을 호소한 점을 지적했다. 엄 본부장은 “제작자율성 위축은 자기검열로 이어지고 이는 ‘침묵의 편파’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23일 사측의 단협 해지에 맞서 삭발을 단행한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단협의 핵심은 국장책임제와 공정방송협의회 등을 통해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이 단협 조항을 문제 삼은 건 권력 비판 보도를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의도와 본인의 연임 욕심 때문”이라 지적한 뒤 “다시 노조를 만든다는 심정으로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윤민 SBS 노조위원장은 2010년을 “노조들이 ‘ × 무시’ 당한 한 해”라고 잘라 말한 뒤 “사측은 여전히 노조와 대화하려는 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BS 노조는 지난해 5월 사측의 연봉제 도입 시도에 반발하며 250일째 목동 본사 1층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인사개편에서 초대 노조위원장이 협의없이 제작부서에서 비제작부서로 발령 나는 등 보복성 인사를 비롯한 구조조정 시도 또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을 우려했다.

김종욱 YTN 노조위원장은 “노종면 등 해직자들의 징계무효소송이 사측의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방송추진위원회 활동을 했던 조합원에게 보복성 지방 발령을 내리고 매월 말 진행하기로 한 공정방송위원회 또한 2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날 보고대회에 참석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송사 노조위원장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앞으로 더욱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언론노조 4대 노동조합들이 모두 회사에서 이리저리 깨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노조를 무시하는 행태가 단협을 파기하거나 지키지 않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언론사의 단체협약은 노사 간 협약이 아니라 언론의 공정성을 위한 사회적 협약”이라며 “단협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이제 남은 건 연대투쟁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중동 방송이 출연하면 언론의 공공성을 지키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조중동 방송 퇴출을 위한 시민행동’ 조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 '방송잔혹사 보고대회'에서 발언중인 방송사 노조위원장들의 모습. ⓒPD저널
이날 보고대회에서 노조위원장들은 앞으로의 투쟁을 연대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각 개별사의 투쟁을 넘어서는 언론노조 차원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민 위원장은 “체념을 하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것이 분노”라며 결의를 다짐했다. 김종욱 위원장은 “언론사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엄경철 위원장은 “김인규 사장의 취임사에 나온 것처럼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오는 27일 오후 3시 태평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는 언론노조와 미디어행동 등 언론사회단체들은 종합편성채널 참여 주주에 대한 불매운동 선언과 함께 향후 종편 반대 투쟁일정을 발표하는 자리가 개최한다.  최상재 위원장은 “참여주주에 대한 불매운동을 포함해 모든 운동을 전개 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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