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파기’ 사측, 방문진 지침 따라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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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주장…“방문진 ‘OK’ 사인에 사측 최종안 확정”

사상 초유의 단체협약 해지 사태로 MBC 내부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단체협상 과정에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 이하 방문진)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21일 투쟁 속보를 통해 “사측은 철저히 방문진의 협상 지침에 따라 움직였고,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을 때마다 방문진의 눈치를 살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사측이 자신들의 ‘최후통첩안’을 정했던 임원회의와 관련해 조합이 복수의 사측 관계자들로부터 전해들은 당시 상황은 말 그대로 참담했다”고 전했다.

▲ MBC 1층 로비에 걸린 김재철 사장 규탄 성명. ⓒPD저널
노조에 따르면 당시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사측 실무진이 보고한 단협 개정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본부장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타이틀이 쟁점이었다. “이때 방문진에 가 있던 한 본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실무진이 올린 개정안을 검토해 본 방문진이 ‘OK’ 사인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모든 논란은 끝이었고, 실무진의 안은 그대로 사측 최종안으로 정해졌다”고 사측 관계자는 말했다.

MBC노조는 “이것이 제 손으로는 노-사 협상 하나 제대로 못하는 김재철 사장과 MBC 경영진의 정확한 현 주소”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만약 김재철 사장이 자신의 연임에만 눈이 멀지 않았다면 최소한 단체협약 일방해지라는 사상초유의 도발은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는 오직 사장 한 번 더 하려고, 다른 경영진들은 ‘사장이 살아야 나도 산다’는 일념으로 창사 50주년의 MBC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고 성토했다.

이 같은 정황과 달리 김재철 사장은 최근 노사 본교섭에서 “방문진 규정과 관련해 일부 조항이 우리 회사를 많이 제약하고 있다”며 “그 조항으로 인해 우리 경영진이 억제를 당하고 있고, 그에 대한 투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또 지난해 MBC 사장 취임 직후에도 “정권과 방문진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MBC 단체협상에 방문진이 개입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사실이 아니다. 방문진과 MBC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라며 “MBC에서 뭔가를 결정할 때 방문진의 재가를 받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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