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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개인평가 최하등급 강제할당…SBS, 월가절감 압박 속 아웃소싱 논란

방송가에 ‘구조조정’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SBS와 MBC가 인사평가를 빌미로 성과가 낮은 직원들의 퇴출을 종용하고 나서면서 구조조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저마다 경쟁력과 혁신을 명분삼아 ‘업무실적’이 떨어지는 직원들의 퇴출을 통한 단계적 구조조정을 이뤄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BS는 최근 아웃소싱 등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로 뒤숭숭하다. 이런 가운데 자회사인 SBS뉴스텍 이선명 사장이 지난 20일 “(인사평가에서) 계속 C등급을 받는 직원이 있다면 스스로 나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의미한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이윤민)에 따르면 이선명 사장은 “하위 5%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 개별통보를 하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상파 방송 3사 ⓒPD저널

이와 관련 이선명 사장은 24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업무 분발과 경각심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SBS본부는 “사장이라는 자가 부당노동행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위적인 구조조정 의사를 밝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선명 사장의 발언이 SBS 본사의 뜻을 대변한 것이라며 사측이 올해 구조조정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SBS 내에선 사측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지난 연말연시 이뤄진 인사 및 조직개편도 ‘마음에 안 들면 나가라’ 식의 일방적 개편이었다는 목소리가 많다. SBS는 지난해 말 기자·PD·아나운서 등 제작부서 직원 10여명을 비제작부서로 발령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인사이동에 포함됐던 아나운서 2명은 사표를 냈다. 스포츠제작 PD 3명이 SBS미디어홀딩스 계열사인 SBS미디어넷으로 전직하는 등 조직개편에서 불거진 아웃소싱 논란도 여전히 뜨겁다.

이에 SBS본부는 지난 20일 ‘임협 승리 쟁취 및 구조조정 기도 분쇄 결의대회’를 열고 “종편 출범에 따른 내부 정비라는 미명 아래 사실상의 구조조정의 칼날이 사원들에게 겨누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사느냐 죽느냐의 일대 결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윤민 SBS본부장은 “우리는 철저하게 원가절감 대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우리가 체념할 때 미래는 없다”며 결사항전을 촉구했다.

MBC도 인사평가를 둘러싸고 논란이다. 현 경영진이 신상필벌 원칙을 내세워 전체 인력의 5%에 대해 ‘조직발전 저해 인력’으로 분류되는 ‘R등급’을 강제 할당하면서 구조조정의 발판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MBC는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하반기 개인평가를 앞두고 보직부장들에게 ‘부서별로 70점 미만(R등급자)을 1명씩 부여하되, 부서인원이 15명 이상인 경우엔 2명, 30명 이상인 경우엔 3명을 부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전체 사원의 5%에 해당하는 70여명에 대해 ‘R등급’을 부여하도록 한 것이다.

‘R등급’을 받은 경우 재교육 대상이 되며, 3회 이상 받을 경우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도 받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 ‘저성과자’의 퇴출을 의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MBC는 “신상필벌과 적재적소의 원칙을 세운다”는 입장이지만,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R등급 평가 결과를 축적해 구조조정과 연봉제의 밑그림을 그리려는 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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