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지역 MBC 구성원들이 김재철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가 지난 달 19~21일 지역 MBC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5%가 김재철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MBC 조합원들의 연임 반대율(92.4%)보다 더 높은 것으로, 김재철 사장의 연임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김재철 사장에 대한 지역 MBC 조합원들의 평가는 서울 MBC 조합원들보다 더 부정적이었다. ‘공영방송의 수장이자 CEO로서 김재철 사장에 어떤 점수를 주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저점인 ‘가’라는 답변이 71.3%로 서울 조합원들의 60.7%보다 월등히 높았다. ‘양’은 20.5%, ‘미’와 ‘우’는 각각 7.3%, 0.9%였으며, ‘수’를 택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지역 MBC와 지역 구성원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경영 행태를 보인데 대한 반발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사 강제 통폐합에 대해서도 83.7%의 응답자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통폐합 반대 이유에 대해선 ‘지역 구성원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9.3%로 1위를 차지, 일방적 통폐합 추진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지역 MBC에 대한 김재철 사장의 몰이해도 문제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89.7%는 김재철 사장이 지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88.5%의 응답자는 김재철 사장 취임 후 지역사의 자율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자율경영 상태가 악화된 이유에 대해선 ‘서울 경영진이 지역 MBC의 노사합의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70.8%로 가장 많았다. ‘조직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이 모두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지적한 응답자도 19.7%에 달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김재철 사장과 지역사 사장들의 관계가 종속적이라는 답변도93.3%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MBC노조는 “지난 1년 동안 지역 MBC는 ‘서울의 논리’, ‘자본의 논리’만 앞세운 김재철 사장으로 인해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변했다”며 “이런 식의 위험한 질주를 계속 한다면 MBC 네트워크 체제는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는 전체 지역MBC 조합원 957명 가운데 757명이 참여해 79.3%의 응답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