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총체적 난맥’ 민생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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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어산지는 독재자?…박진영 또 표절 시비

무바라크 하야…이집트, 민주주의 향한 첫 발

30년 철권통치 독재자 호사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이집트가 민주화를 위한 새 길목으로 접어들었다. 이집트 군사최고위원회는 13일 의회를 해산하고 기존 헌법의 효력을 정지, 새 헌법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군은 선거에 의해 새로운 민간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평화적 권력 이양을 관장할 것”이라고 밝혀 군의 직접 통치 가능성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14일 주요 일간지들은 이집트 시민혁명의 의미와 그 파장에 대해 저마다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일보〉는 “이집트 시민혁명은 지금까지의 여느 시민 혁명과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며 “시위의 구심점이 된 정치 지도자 한 명 없이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로 대통령 사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한국일보 2월 14일 1면
이집트 혁명에 이름 붙여진 ‘로제타 혁명’ ‘코샤리 혁명’등의 명칭은 이처럼 이름 없는 사람들로부터, 하층민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이번 혁명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다. ‘로제타 혁명’이란 명칭은 이집트에서 처음 발견돼 고대 상형문자 해독의 길을 열었던 로제타스톤처럼 이번 이집트 시위가 지도자 없는 새로운 혁명의 길을 열었다는 의미로 쓰인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처음 사용했다.

‘코샤리(Koshary)’는 이집트 서민층이 즐겨먹는 전통음식으로, 서민들이 이번 혁명의 주체였음을 뜻한다.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대는 바닥에 앉아 값싼 코샤리와 전통 빵인 아이시를 먹으며 무바라크의 퇴진운동을 벌였다. 8000만명의 인구 중 40%가 하루 수입 2달러에 못 미치는 이집트 국민들에게 코샤리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또한 새로운 혁명의 길이 가능해진 것은 인터넷 발달에 따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한국일보는 “이집트 혁명은 지도자가 혁명을 이끈 것이 아니라, 혁명과정에서 풀뿌리 지도자가 나오는 형태였다”고 풀이했다.

〈경향신문〉은 “이집트 젊은층의 혁명”이라는 세계의 평을 전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집권하기 시작한 1981년에 태어난 이들이 현재 만 30세가 됐으므로, 무바라크가 대통령이 아닌 세상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이 ‘무바라크가 없는 이집트’를 만든 셈”이라는 것이다.

경향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지난 6일 ‘현인회의’나 ‘무슬림형제단과’의 대화를 통해 유화책을 내놓았지만, 청년 연합체 ‘청년의 분노 혁명통일 지도부’를 중심으로 젋은 시위대는 미봉책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청년들이 민주화의 함성을 더욱 크게 외치지 않았다면 무바라크의 오른팔인 술레이만과 명망가들 간의 타협으로 끝났을 드라마였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이제 독재를 넘어 민주화된 ‘새로운 이집트를 세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민주화 불길은 다른 아랍권 국가들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경향은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에서 장기독재자를 내쫓는 데 성공함에 따라 아랍권의 반정부 시위가 강한 추동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중동전문가 라미스 앤도니는 11일자 알자지라 기고문에서 이를 ‘범아랍주의의 부활’이라고 명명했다.

애초 범아랍주의가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에 대항하기 위해 제기된 것과는 달리 새로운 범아랍주의는 아랍권 전역에 뿌리박고 있는 독재와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최근의 민주화 바람이 편협한 민족주의를 초월해 인간해방의 정신에 기반을 두고 진행된다는 해석이다.

각국 시위대가 강한 연대감을 확인하고 있는 것도 정치 엘리트들의 공허한 구호에 그쳤던 과거 범아랍주의와는 다른 특징이다. 경향은 “가말 압델 나세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 엘리트들이 강한 리더십으로 이끌었던 범아랍주의와 달리 신아랍주의는 휴대전화와 페이스북 등 인터넷을 통해 수평적으로 전파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트 무바라크’는 누구

이집트에서 자유선거와 수평적 정권교체의 길이 열리면서 아랍세계 중심국가를 이끌어갈 야권의 차기 지도자 후보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현재 지지도가 가장 높은 인사는 아므르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랍연맹 본부가 카이로에 있어, 무함마드 엘바라데이(69)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는 달리 국내파라는 이점을 지녔다는 설명이다.

2005년 노벨평화상을 탄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외국에서 더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시위 열기가 고조되자 오스트리아에서 귀국해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청년들의 지지세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하지만 직업외교관으로 외국에 머물러 와 현지인들과의 친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4월6일 청년운동’과 ‘무슬림형제단 청년회’ 등 젊은 그룹의 연합체인 ‘혁명청년연합’이 군부와의 대화 중재자로 내세운 아메드 즈웨일(65)도 급부상하고 있다. 1999년 노벨화학상을 탄 즈웨일은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과학기술 정책 자문기구에 몸담기도 했다. 그는 “난 과학자로 죽을 것”이라며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행보도 중요하다. 무슬림형제단은 최근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알리 압델 파타는 12일 “(차기) 정권의 성격은 선거로 결정될 것”이라며 조속한 선거 일정 제시를 촉구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어떤 식으로든 정치와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구제역·물가·전세대란…뒷북·무능·뒷짐 정부

이명박 정부가 집권 4년차에 접어들면서 각종 민생 파동, 갈등관리 실패 등 총체적 난맥상으로 국정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경향은 이날 1면 머리기사와 4~6면을 할애해 “구제역 파동과 물가·전세대란 등 서민 생활의 위기는 적절한 대책 없이 확산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국책사업은 ‘공약’ 번복 논란 속에 ‘지역 대 지역’의 무한투쟁 양상으로 번졌다”며 “청와대는 한발 물러선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무능·무책임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 경향신문 2월 14일 1면
연초 서민생활은 구제역 파동과 전·월세 대란, 물가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1% 상승해 1월 소비자물가로는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는 95주 연속 급등하면서 ‘전세 난민’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구제역 파동은 살처분 가축들의 매몰지 곳곳에서 침출수 유출이 확인되면서 2차 파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여당은 구제역 2차 파동과 전세대란이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자 지난 10, 11일 관련 당정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뒷북 수습에 그치는 상황이다. ‘2·11 전세대책’에서 월세 세입자 대책 등이 빠지고, 같은 날 한국은행이 가계대출 부실 우려로 금리를 재차 동결하는 등 전세 및 물가 대란 해소를 위한 근본적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민생위기 속에 전국은 지역 갈등의 시위장으로 변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던 동남권 신공항은 2009년 3월로 예정됐던 입지 선정이 3차례나 연기되면서 대구·경북·경남과 부산이 밀양과 가덕도 유치를 위해 대치하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역시 지난 1일 이 대통령이 방송좌담회에서 “공약집에 있던 내용이 아니다”라고 원점 재검토를 공식화해 충청·영남·호남이 뒤엉켜 난전을 벌이고 있다.

경향은 “지역 갈등 사안의 경우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등 조정 권한을 가진 중앙기관이 지역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지만, 정치적 부담 때문에 해당 부처의 통상적 행정업무 정도로 미뤄놓은 꼴이다. 이러한 대응 양태가 반복되면서 청와대의 무책과 무능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키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학규 대표 “국회 등원” 청와대 회담은 거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연말 여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여부와 관계없이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 등원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대화할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 회담은 거부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5면 기사에서 “이에 따라 2월 임시국회가 곧 열릴 전망이나 그동안 청와대와 민주당이 추진해온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만남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권이 그토록 외면하는 국회에 과연 등원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면서도 “독재화의 길로 들어선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와 국회를 우롱해도 민생을 위해 국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대로 가면 민생이 파탄지경에 이를 것”이라며 등원의 주요 목표로 구제역 대책과 진상규명, 서민복지예산 확보, 가계빚과 전셋값 등 서민경제 대책, 남북평화·협력 회복방안 강구, 친수구역특별법과 서울대 법인화법 등 지난해 연말 강행처리 법안 원상복구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청와대 회담에 대해선 “청와대에서 하겠다는 의지가 없는데, 회담에 더 매달릴 필요가 없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야당과 대화조차 꺼린다. 날치기 국회에 대한 유감 표명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우냐”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접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 측근은 “청와대에서 금·토요일 이틀간 아무 연락이 없는 등 대화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손 대표의 회담 거부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면서도 야당과 대화를 성사시키지 못한 부담 탓인지 향후 회담 가능성은 열어뒀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손 대표가 회동이 성사되지 않은 책임을 청와대에 전가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입장 자료를 냈다가 40분 만에 ‘적반하장’이라는 표현을 빼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로 순화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민주당이 등원을 결정하면서 애초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14일 등원’은 어렵겠지만 이번주 안에 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이날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난 데 이어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일정과 의제 등을 놓고 조율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구제역·물가·전세난·일자리 등 국회 차원의 ‘4대 민생특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이지만, 한나라당이 상임위에서 논의하면 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FTA 재협상 비준 절차 논란

지난 10일 한-미 두 나라가 서명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합의서의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둘러싸고 이견이 쏟아져 최종 비준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007년 6월 공식 서명한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이번 재협상 합의서는 별개의 조약이기 때문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올라와 있는 기존 비준안과 분리해 처리하면 된다는 태도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기존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핵심 조항을 수정했기 때문에 기존안을 철회하고 처음부터 상임위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분리 처리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법제처의 유권 해석을 들고 있지만, 정작 법제처는 “(이러한) 유권해석을 공식적으로 내린 바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에서 “법제처의 유권해석으로는 (재협상 합의서는 기존 협상안과) 별도 조약이 분명하다고 해서 이를 법적 근거로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제처 관계자는 “법제처가 정부나 한나라당에 이러한 해석을 공식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합의서가 행정부의 외교서한 형식에 불과해 국회 비준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미국의 통상법 규정 때문에 통상적인 양자 조약 체결 형식을 무시하고,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행정협정 형식으로 자유무역협정을 수정하는 꼼수를 썼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7년 6월30일 미국 무역촉진권한(TPA)이 만료되기 직전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 FTA 협정문에 공식 서명했다. 무역촉진권이 적용되면 미국 의회가 협상 과정에 관여할 수 없고, 비준동의 절차가 간소화돼 신속하게 통상 협정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공식적으로 수정하면 미국은 더는 무역촉진권한을 적용받을 수 없다. 그래서 외교서한 형식이라는 편법으로 합의서를 작성해 미국 쪽은 기존 협정문은 원안대로, 재협상안은 재협상안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드림하이’ OST 박진영 작곡 ‘섬데이’ 표절 시비

가수 겸 작곡가 박진영이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박씨가 작사·작곡해 KBS2 드라마 ‘드림하이’의 삽입곡으로 발표한 아이유의 ‘섬데이(Someday)’가 최근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이 노래는 2005년 10월 애쉬가 발표한 ‘내 남자에게’의 멜로디·코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 중앙일보 2월 14일 29면
이런 가운데 ‘내 남자에게’의 작곡자 김신일씨가 9일 법적 소송을 예고하는 통고서를 박씨의 소속사 JYP엔테테인먼트 측에 발송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고 주앙은 전했다. 김씨의 소속사 지피베이직 측은 이날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섬데이’의) 전체 87소절 가운데 연결부 7소절을 제외한 92%의 화성이 (‘내 남자에게’와) 유사·동일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표절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토대로 박진영씨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JYP 측은 이에 대해 “대중음악에서 흔히 쓰이는 코드 진행과 멜로디다. 소송을 제기하면 법무팀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 이어진 기사에서 “가요계의 표절 시비는 해묵은 논란”이라며 “하지만 표절 시비가 법원 판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더라도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법정에서 표절 여부가 가려진 사건은 2006년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유일하다. 더더의 ‘잇츠 유’를 표절해 원고에게 위자료 1000만원, 저작권료 2000만원을 배상했다.

조선 “천재 해커에서 독재자로 변한 어산지”

〈조선일보〉가 비밀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를 ‘견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괴물과 싸우다…괴물이 되었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어산지가 성추행 혐의로 런던 법정을 오가는 사이, 이 사내의 앞뒤를 조명하는 책들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며 “독일 주간지 슈피겔 기자들이 쓴 ‘위키리크스-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21세기 북스)가 2월 1일 출간된 데 이어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기자들도 최근 각각 어산지와 위키리크스를 해부한 책을 펴냈다. 공통점은 그동안 대중 속에 자리 잡은 ‘어산지=인터넷 영웅’의 이미지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은 “위키리크스 초기만 해도 어산지의 타도 대상은 권력과 비밀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스스로 ‘좌냐 우냐를 굳이 따진다면 좌파’라고 했지만 ‘좌파 중 상당수는 역겹다’고도 했다. 좌파 영화감독인 마이클 무어는 어산지에게 보석금 2만달러를 기부했지만 평소 어산지는 그를 ‘멍청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반미주의’도 다분히 전략적인 것이었다”면서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가장 ‘실속 있는’ 공격 대상이라는 게 그의 계산이었다”고 밝혔다.

조선은 “하지만 어산지는 점점 자신이 맞싸우던 ‘적’을 닮아갔다”고 밝혔다. “어릴 적 사이비종교 광신도였던 의붓아버지에게 시달렸던 그는 신흥종교인 사이언톨로지의 비밀 경전을 처음으로 폭로하는 등 일전을 불사했다. 하지만 스스로 교주처럼 굴었다”면서 “어산지는 또 스위스 은행의 비밀을 폭로했지만 자신의 회계 문제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2월 14일 23면
또한 “위키리크스의 초기 폭로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칠 때마다 그들(기자)은 ‘돼지 목에 진주’라고 불평했지만 어느 순간 유력지들과 손잡았다. 과정도 투명하지 않았다. 런던의 가디언 본사에 차려진 비공개 회의실에서 뉴욕타임스, 슈피겔 등과 보도 전략을 협의했다. ‘정보를 있는 그대로 공개한다’던 원칙은 ‘전략적 선택과 공개’로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초기 운영 원칙이 무너지면서 내부 이탈자들도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돔샤이트-베르크는 위키리크스가 ‘1인 조직’으로 변질됐다면서 작년 10월 새로운 ‘오픈리크스’를 차려 독립했다. 일부 전문 기술요원도 따라 탈퇴하면서 지금 위키리크스 사이트 가동은 예전 같지 않다고 조선은 덧붙였다. 돔샤이트-베르크는 ‘한때는 나의 우상’이었던 어산지와 결별하며 “결국 수천 개의 위키리크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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