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피해구제, 언론 환경을 좋게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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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피해구제, 언론 환경을 좋게 하는 일”
[인터뷰]남성우 신임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1.02.15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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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우 언론인권센터 신임 이사장. ⓒPD저널

남성우 전 KBS 편성본부장이 언론인권센터 제4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남 전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언론인권센터 정기 총회에서 3년 임기의 새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2008년 8월 이병순 사장 취임 직후 KBS를 떠났던 그가 2년 반 만에 ‘재야’에서 새 출발한 것이다.

남 신임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걱정과 설렘”이란 말로 소감을 밝혔다. “지난 30여 년 동안 KBS라는 큰 조직에서 잘 살아왔잖아요. 여긴 그야말로 ‘재야’인데, 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전혀 새로운 일이라 설레기도 해요. 걱정도 있고, 설렘도 있습니다.”

▲ 남성우 언론인권센터 신임 이사장. ⓒPD저널
사실 그는 언론인권센터와 인연이 깊다. 지난 1998년 자신을 ‘주사파’라고 비방 보도한 〈한국논단〉과 법정 싸움을 벌였을 때, 그의 곁에는 수임료도 안 받고 묵묵히 변론을 맡아준 안상운 변호사가 있었다. 그런 안상운 변호사 주도 하에 언론인권센터가 출범했고, 마침내 지난 2002년 말, 그는 대법원 확정판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그는 당시 받은 손해배상금을 언론인권센터 창립 기금으로 기부했다. ‘언론 피해자’ 출신인 그가 언론피해구제와 미디어교육을 주 활동으로 하는 언론인권센터 이사장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마 그때 그런 변호사를 만나지 않았다면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을 겁니다. 내가 그때 KBS 부장이었는데, 부장 신분으로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일반 사람들은 더 힘들고 포기하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 분들을 구제하고 돕는 것이 크게 보면 언론 환경을 좋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부당한 언론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힘들겠지만 나서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용기를 내어 언론인권센터를 찾으면, 도와 드릴 것입니다.”

언론이 권력을 남발하면 ‘가해자’가 되지만, 남 이사장의 경우처럼 ‘피해’를 당하는 언론인도 적지 않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정부 정책 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거나 소송을 당한 언론인도 부지기수다. 남 이사장은 “정확하고 공정하게 한 일 때문에 당하는 것이라면, 우리 언론인권센터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블로그에 ‘쓰레기 시멘트’ 관련 글을 게시했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로 삭제당한 최병성 목사의 사례를 들어 “바로 그런 것들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국가 정책 등으로 인해 생기는 언론 자유의 위축에 대해서도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TBC(동양방송) 출신으로 1980년 해직됐다가 1984년 ‘비정규직’으로 KBS에 복귀해 편성본부장 자리까지 올랐던 그가 최근의 KBS를 바라보는 그의 심경은 꽤 복잡하다. 그는 씁쓸한 듯 “안타깝다”는 말만을 반복했다. “KBS가 더디긴 하지만, 그래도 공영방송의 길로 가려고 애썼고, 상당히 뭔가를 해냈다고 생각했는데, 무너지는 건 쉽구나, 다시 또 이걸 일궈내기가 얼마나 어려울까 그런 게 걱정입니다.”

남 이사장은 언론사 내부에도 문제의식 있는 언론인들이 있지만, 그들 다수가 ‘말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언론 생산자에게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시민들이 나서서 그런 언론인들을 자극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언론 소비자가 깨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언론 소비자들을 깨워 언론 환경을 바로 잡는 일입니다. 멀고 힘든 일이지만, 그래서 천천히 여러 사람들과 같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처럼, 여러 사람과 함께 손잡고 벽을 오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담쟁이의 한 잎, 한 잎이 되어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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