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위한 영화 읽기‘해변의 신밧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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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와 성장기 영화의 이중주

|contsmark0|일본은 하이틴 영화의 천국이다. ‘해변의 신밧드’는 계보를 이어온 일본 성장영화가 세기말과 조우하는 근접에 있었던 영화이다.
|contsmark1|‘해변의 신밧드’는 게이라고 커밍 아웃한 하시구치 료스케 감독의 97년 영화이다.로테르담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contsmark2|고등학생인 이토는 같은 반 잘생긴 친구 요시다에게 동성애의 감정을 품고 있다.요시다도 이토의 자신에게로 향한 관심을 알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어떤 여자에게도 관심이 없던 요시다는 전학 온 여학생 아이하라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contsmark3|아이하라는 이토를 좋아하게 되면서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토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contsmark4|그러나 요시다가 이토의 감정을 눈치 채면서 균형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토의 아버지도 이토의 동성애적 성향을 눈치채고 정신과 상담을 받게 하는데, 그 병원에는 아이하라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녀는 전학 오기전의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강간당한 상처가 있었던 것… 상처를 안은 둘은 동질감을 느끼며 가까워지지만…
|contsmark5|하사구치 감독은 인디 영화 ‘스무 살의 미열’로 데뷔했다. 인디 영화로서는 보기 드문 성공을 거둔 그 영화에서 감독은 게이를 전면에 내세웠었다. 그후 그는 뉴욕을 여행하면서 게이들의 내면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위대함을 발견하였다.
|contsmark6|그가 ‘해변의 신밧드’를 하이틴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성 정체성이란 사춘기적 담론을 보편적인 정서에서 풀어낼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경험이 뒷받침되었던 것이다. 어떤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전하고 싶었던 것을 부끄럼 없이 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contsmark7|하시구치 감독은 언제나 등장인물들의 시선과 같은 높이에서 순수하게 그저 영화의 감정을 따라간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영화적 기교에 의해서 차단시키지 않으려는 감독의 마음은 영화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contsmark8|소녀, 소년들의 미세한 감정선과 몸짓의 파장까지 프레임 속에 전부 채워 넣고 싶어하는 이 영화의 미학은 언뜻 성장영화의 연대기를 대집필 했던 후샤오시엔 감독의 ‘연연풍진’이나 ‘동년왕사’ 등을 떠올리게 한다.
|contsmark9|그것은 똑같은 성장기를 거친 감독의 상처와 그 상처를 아물게 만들어 주는 세상과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서 얻은 부산물이다. 동성애적인 코드를 가지고 있으면서 보편적인 성장기의 정서를 얘기하는 영화의 접점은 상처 입은 소녀가 두 소년들 사이에서 경험하는 혼돈과 방황의 여름으로 대변된다.
|contsmark10|아이하라역을 맡은 일본의 대표적인 청춘스타 아요미 하마사키(그녀는 이 영화 이후 청춘스타로 부각되었다)는 타협할 줄 모르는 카리스마와 두 소년 사이에서 둘의 성의 정체성을 포용해주는 모성적인 연기를 잘 소화해낸다.
|contsmark11|영화의 끝 부분 해변가에서 이토는 아이하라에게 이야기한다.
|contsmark12|“내가 좋아한 것은 요시다 뿐이었어” 좋아하는 감정의 느낌을 느껴 보고 싶어서 소녀의 접근을 허락한 이토, 그 소녀를 좋아하는 요시다, 해변에서 아이하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요시다 때문에 이토는 절망하고, 그 고백을 받아들여 주지 못하는 아이하라는 울며 절망하는 요시다를 안아준다. 청춘은 진정 같이 할 수 없는 것일까?
|contsmark13|하시구치 감독은 ‘해변의 신밧드’를 만든 후 이렇게 말한다.
|contsmark14|“이전에는 어리석음이라던가 추함을 미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사랑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든다” 여름을 지나며 성장한다는 것은 고통이란 사실을 새삼 확인해본다.
|contsmark15|최병화 itv 특집 제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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