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적도 없는 대본을 어떻게 표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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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표절 의혹 감정서에 MBC·김영현·박상연 작가 반발

MBC가 드라마 〈선덕여왕〉 표절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MBC는 서울대 ‘기술과 법센터’(센터장 정상조 교수)가 지난 16일 남부지법에 〈선덕여왕〉의 인물이나 갈등구조가 뮤지컬 〈무궁화의 여왕, 선덕〉과 유사하다는 내용의 감정의견서를 제출한데 대해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며 “제3의 감정인에게 재감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2009년 방송된 MBC 드라마 '선덕여왕' ⓒMBC
MBC는 17일 오전 ‘선덕여왕 표절논란 감정의견서에 대한 MBC의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다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감정신청인인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뿐이며, 법원 판결 전에 감정 결과를 유포하여 언론플레이를 하려는 원고의 소송전략 자료”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 감정의견서는 사건 드라마와 대본의 등장인물이 가지는 전체적이고 핵심적인 측면을 도외시한 채, 극히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측면만을 자의적으로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등장인물 사이의 유사성을 억지로 짜맞춘 것”이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 3의 감정인에게 재 감정해 줄 것과 동 감정결과를 원용할 수 없음을 법원에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덕여왕〉 극본을 공동 집필한 김영현·박상연 작가도 “본 적도 없는 대본을 어떻게 표절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이날 별도의 반박자료를 내고 “저작권등록도 되어 있지 않고, 공연된 적도 없으며, 출판의 형태로 공개된 적도 없고, MBC나 어떠한 기타 관련자에게도 전달된 적도 없는 대본에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상조 교수가 감정의견서에서 △선덕여왕의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 △덕만과 미실의 대립 갈등관계 △덕만과 김유신의 사랑과 절대적 충성 △덕만이 사막에서 고난을 겪고 신라로 돌아오는 점 등을 들어 드라마와 뮤지컬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지적한데 대해 “소송을 제기한 측이 자신의 뮤지컬 대본 내용을 교묘히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작가협회 저작권 관계자도 정상조 교수가 자신이 판사처럼 표절이다라고 단정 지어 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감정인이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유사성의 정도일 뿐이라는 의견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콘텐츠 제작사인 ㈜그레잇웍스는 지난 2009년 방송된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2005년 제작한 자사의 뮤지컬 대본을 도용했다며 지난해 초 MBC와 드라마 작가를 상대로 2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 ‘기술과 법센터’ 정상조 센터장은 지난 16일 “역사적 사실이 아닌 순수 창작 부분에서 두 작품 간 상당한 수준의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표절 의혹을 뒷받침하는 감정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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