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이 연임을 확정지은 지 이틀 만에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들어 MBC 내부를 소용돌이에 몰아넣었다. MBC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MBC는 제작본부에서 시사교양국을 분리해 드라마·예능본부로 바꾸고, 시사교양국은 편성본부에 흡수시켜 편성제작본부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해 18일 보직 국장들에게 설명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사교양국이 편성본부의 관할 하에 놓인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MBC 시사교양 PD들은 “〈PD수첩〉 손보기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시사교양 PD는 “그동안 주로 드라마나 예능 출신이 제작본부장을 맡아 〈PD수첩〉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통제할 수 있는 편성으로 옮긴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PD수첩〉 ‘사전 검열’ 시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이 김재철 사장의 시사 요구로 방송이 보류됐고, 지난달 11일 ‘공정사회와 낙하산’편의 방송을 앞두고 통상 대본 심의를 해오던 MBC 심의평가부가 이례적으로 영상제작물에 대한 심의를 요구하면서 또 다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시사교양국이 편성본부 산하에 놓일 경우 제작 자율성 침해는 물론, 방송에 대한 개입이나 사전 시사 등 검열 시도가 노골화 될 것이란 게 PD들의 지적이다.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19일 오후 비상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