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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국 편성본부로 이관 추진…“‘시사프로그램’ 직할 통치 속셈”

MBC가 시사교양국을 제작본부에서 편성본부 산하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PD수첩〉을 경영진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돼 후폭풍이 예상된다.

MBC는 드라마국과 예능국, 시사교양국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제작본부를 ‘드라마·예능본부’로 바꾸고, 시사교양국을 떼어내 편성본부 산하로 이동시키는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MBC 경영진은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사교양국 PD들은 “사장과 편성본부장이 시사교양국과 〈PD수첩〉을 직할통치 하려는 속셈”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MBC 시사교양국의 한 PD는 “그동안 주로 드라마나 예능 출신이 제작본부장을 맡아 〈PD수첩〉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한 편성으로 옮긴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지난 19일 긴급 총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소위 ‘본부장 책임제’라는 주장 아래, 편성본부장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제작에 직접 개입하는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시사교양국의 편성본부 이관안을 즉시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도 “여태껏 MBC 조직구성은 제작과 편성의 분리라는 대원칙 아래 이뤄져 왔고, 주요 제작국이 편성본부 산하에 배치된 적은 없었다”며 “굳이 시사교양국만 떼어내 편성본부로 옮기려는 꿍꿍이가 뭐냐”고 성토했다.

MBC노조는 지난 21일 조직개편에 관한 사측과의 협의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비판기능 약화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사교양국의 제작본부 내 복귀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MBC 사측은 ‘드라마와 예능 강화’를 위해서라며, 시사교양국의 편성본부 이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능국과 시사교양국의 프로그램 개발부서들을 따로 모아 부사장 직속으로 배치한 ‘크리에이티브 센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MBC노조는 “부사장 직속의 ‘크리에이티브 센터’가 오더성 프로그램을 남발할 경우, 자율과 창의는 실종되고 주문생산만 남는 암울한 제작환경이 현실화 될지 모른다”며 “나아가 정치적인 목적을 띤 오더성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문하거나 외주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MBC는 조직개편에 따른 직제세칙이 완성되는 대로 조직개편을 강행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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