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돋보인 NHK ‘위기에 강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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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양신, 예능神 되려나

▲ 중앙일보 3월15일자 10면
“일본 NHK 화면으로 전해지는 쓰나미의 위력은 말 그대로 공포, 그런데 그것을 전하는 앵커나 기자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감정의 과잉이 없다. 절제가 있다.”(@syh24), “지금 (MBC) 뉴스데스크 보는데 유족들 인터뷰, 우리나라가 가서 하네요.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잔인해 보여요.”(@congjee)

중앙일보는 10일 "동일본 대지진 참사에 대한 일본 공영방송 NHK의 절제된 보도가 화제"라며 "인터넷·트위터 등에서 한·일 간 재난방송을 비교하며 우리의 침착한 보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보도했다.중앙의 보도에 따르면 NHK는 11일 오후 2시46분 강진 발생 직후 자막으로 속보를 내보냈고 즉시 특보체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한 시간여 뒤에는 센다이(仙臺) 상공에 헬리콥터를 띄워 도로·주택·비닐하우스 등이 쓰나미에 삼켜지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화재 정보, 정부 발표 등을 신속 보도하면서도 과도한 공포감을 막기 위해 절제된 톤을 유지했다. 사망자 유족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고, 시신 수습 장면도 멀리서 카메라로 잡았다. 비탄에 빠진 시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의 시민의식은 인류의 정신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고 전했다.

중앙은 국내 트위터 사용자들도 NHK의 보도 방식을 주목했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울부짖는 사람들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영상을 보여 주지 않는다” “대처가 늦어지고 있다는 불평이나 남 탓을 하는 보도를 하지 않는다” “말을 조용조용하게 한다. 기자들은 차분하게 말한다” 등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방송사들은 상대적으로 흥분된 어조,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NHK 자문역을 맡기도 했던 선문대 이연(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국내 일부 뉴스에서는 ‘폭삭 무너지다’ ‘쑥대밭이 됐다’ ‘휘청거린다’ ‘가라앉는다’ 등의 자극적 표현을 써 일본 현지의 보도보다 오히려 흥분한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광운대 전진호(국제협력학부) 교수는 “일본의 차분한 방송은 장례식장에서도 대성통곡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죽음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메이와쿠(迷惑) 문화’ 등이 바탕이 됐다”면서도 “NHK 첫 보도에선 달리는 차가 떠내려가는 장면 등이 생중계로 잡혔지만 그 이후엔 끊어버렸는데, 한국 방송은 해외토픽 전하듯 반복 재생해 선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KBS 네트워크부 이기문 팀장은 중앙과의 인터뷰에서“NHK는 비상헬기 3대를 포함해 헬기를 총 14대 보유하고 있다. KBS와 MBC가 각 1대씩인 우리 방송사와 규모 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NHK 등 일본 방송사들은 지진 보도에 철저히 훈련돼 있고, 비상 매뉴얼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성향의 차이인지 일본 방송은 롱테이크(Long take·한 장면을 길게 촬영하는)로 천천히 보여 주는 특징이 있다. 우리도 10년 전에 비해 많이 침착해졌지만 불필요한 오해나 혼란을 일으키지 않게 보다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직격탄 맞은 ‘원자력 대안론’… 한국은 ‘확대’ 목매

일간지들이 일본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한 가운데 경향신문은 국내 원자력 문제로 눈을 돌렸다.

경향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대안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기후변화 시대의 대안에너지로 주목받아 왔으나, 이번 사고를 통해 안전성이 취약하다는 결정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경향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와 옛 소련의 체르노빌 폭발 사건 이후 침체기에 접어든 원자력은 2000년대 이후 ‘기후변화 시대의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비용이 싼 ‘클린 에너지’라는 것이다. 세계원자력협회는 현재 전 세계 31개국에서 433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건설 중이거나 계획이 확정된 곳도 200여곳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향은 "일본 원전 사고로 이 같은 ‘원자력 르네상스’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자연재해 등으로 원자력을 통제하지 못할 때 끔찍한 환경재앙이 발생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안전하고 깨끗하고 경제적인 에너지라고 주장해 온 원자력의 신화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을 보유한 일본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전 자체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안론’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유진 녹색연합 정책위원은 “원자력은 막대한 사회·환경적 문제점을 안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일본이 2007~2008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원자력 발전을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인정되는 청정개발체제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 “저탄소가 반드시 친환경은 아니다. 원자력은 기후변화 대응에 조금 도움 되는 저탄소 에너지일 수는 있지만 친환경 녹색 에너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의 원전 확대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 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꾸준히 원자력 확대정책을 펴왔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4년까지 44조원을 들여 원전 14기를 추가 건설키로 했다.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까지 48.5%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운영 중인 원전만 21기이며 1차 에너지 중 원자력 비율(13.8%)은 세계 평균보다 3배가량 높다.

경향은 "일본 원전 사고를 계기로 향후 원전 확대 정책은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선 경북 울진·영덕, 강원 삼척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규 원전 부지 선정과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심사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도 각국에서 추진 중인 원전 계획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전 수출 드라이브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경향은 12면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식방문 사흘째인 14일(현지시간) 브라카에서 열린 한국형 원전 예정부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별도으 ㅣ축사를 않는 것은 일본의 대지진과 원전 폭발로 일본의 대지진과 원전 폭발로 방사성물질이 누출돼 국제적 경각심이 커진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기공식에 참석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함께 건설사무소 입구에서 타임캡슐 내장용 기념문에 서명하고 기념물을 제막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관련 브리핑을 받고 전시물을 관람했지만 내내 말을 아꼈다. 대신 방명록에 ‘한국과 UAE의 원전 협력이 세계 평화와 환경에 기여할 것을 확신합니다’라고 적었다. 평소 ‘원전=친환경’이라고 직접 강조했던 것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한국 측 직원들은 건설구조물을 설명하며 “500㎞ 떨어진 곳에서 진도 8.5의 지진이 일어나 4.5m 쓰나미가 오더라도 견딜 수 있다”고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두바이 무역센터에서 제5회 자이드 국제환경상을 받았다.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설명하는 이 대통령의 연설에서 ‘원전’이란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재해를 겪고 있는 일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MBC 시사교양 PD들 “집단 제작거부 돌입”

경향신문은 15면에서 최근 MBC 시사교양국의 제작거부 사태를 보도했다. 경향은 "MBC 시사교양국 PD들이 ‘PD수첩’에 대한 사측의 인사 조치에 항의하며 프로그램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며 "야당과 언론계, 시민사회단체는 ‘PD수첩’의 제작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지난 10~11일 총회를 열고 윤 국장에 대한 신임투표 실시, ‘PD수첩’ 죽이기 인사 철회, 프로그램 자율성 확보방안 마련 등을 사측에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제작 거부에 돌입하는 시점은 사측의 대응을 지켜본 뒤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시사교양국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은 ‘PD수첩’을 비롯해 ‘불만제로’ ‘생방송 오늘 아침’ ‘7일간의 기적’ ‘MBC스페셜’ 등 10여개에 이른다. PD들이 집단 제작거부에 돌입할 경우 외주 제작하는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한 상당수 프로그램의 제작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또 MBC 외부에서는 ‘PD수첩’ 사태에 반발하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경향은 전했다. 야 5당과 언론계, 20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6일 ‘‘PD수첩’ 사수 공동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PD수첩’을 지키기 위한 범국민 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MBC는 최근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하던 ‘PD수첩’ 최승호 PD를 다른 프로그램 담당으로 전보 조치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 기도’를 보도하지 말라는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PD수첩’ 전성관 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 조선일보 3월15일자 23면

KBS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 시청률 40%

조선은 23면에서 졸작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청률 40%를 넘기며 10회 연장 방송에 들어간 KBS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을 집중 해부했다.

조선은 "이 연속극, 성적은 좋은데 뒷말도 그만큼 넘쳐난다. 홈페이지엔 '도저히 못 보겠다'는 시청자 비평이 하루 수십건씩 쏟아지고 있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 드라마 수준을 후퇴시키는 졸작(拙作)'이라는 평까지 나온다"며 문제점을 진단했다.

조선은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모든 비빌을 가장 먼저 알아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윤새와(박정아)의 극중 역할로 극 전개는 단순해지고 갈등 구조도 허술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한 뒤 '엿듣기'로 비밀이 폭로되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작가의 상상력 빈곤' 논란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또 '교통사고'와 '우연히 마주치기' 한국 드라마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이 두 진부한 설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청률 40%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연출가인 김명욱 PD는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훈훈하고 따뜻한 설정과 날카롭고 센 설정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선은 "KBS 일일드라마는 습관적으로 채널을 고정해놓는 시청층이 두텁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의 '40%'와 같이 보면 안 된다"(채지영 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는 의견도 있다며 "KBS 저녁 일일연속극 시청자는 전통적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보다는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에서 심리적 쾌감을 얻을 수 있느냐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신, 예능神 되려나

조선은 23면에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간판타자로 활약하다 지난해 은퇴한 양준혁 선수의 KBS 2TV 인기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고정 출연 소식을 자세하게 전했다.

조선에 따르면 연출자인 신원호 PD는 14일 이렇게 밝히고 "이르면 이달 말쯤 첫 녹화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인 데다 사람 냄새가 나서 제7의 멤버로 선택했다"고 했다. "연령 면에서도 (출연진 사이에서) 허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미혼 남자라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경규·김국진·김태원·이윤석·이정진·윤형빈이 출연 중인 '남자의 자격'은 지난해 말 탤런트 김성민이 마약 투약 혐의로 하차한 뒤 새로운 멤버를 찾고 있었다. 양준혁은 출연진 가운데 네 번째 연장자이다.

양준혁은 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내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고 이번 출연 결정도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남자의 자격뿐 아니라 여러 예능 제작진에게서 고정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거절해 왔는데, 이번에는 남자만의 세계에서 무언가 이뤄나간다는 방송 취지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양준혁은 "야구선수로서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솔직 담백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본격적인 연예계 진출이냐"고 묻자 "사람 일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느냐"며 부인하지 않았다.

방송가에서는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양준혁이 지난해 KBS의 '천하무적야구단'과 '1박2일', MBC '무릎팍도사', SBS '맛있는 초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 구수한 사투리로 걸쭉한 입담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조선은 전했다.

▲ 한겨레 3월15일자 13면

'조선일보 사주일가, 장자연 씨 만났다'
경찰, 참고인 진술 듣고도 조사 안해

한겨레는 13면에서 탤런트 고 장자연 씨의 '연예인 성접대'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장씨가 조선일보의 사주 일가인 ㅂ씨를 만났다는 참고인 진술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ㅂ씨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이런 진술을 무시하고 ㅂ씨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씨가 2009년 3월 자살한 뒤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한 인사는 14일 "지난 2007년 10월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있었던 모임에서 조선일보 사주 일가인 ㅂ씨, 장자연 등과 함께 만났다"며 "장씨가 생전에 작성한 문건에서 '조선일보 사장이라고 밝힌 사람이 ㅂ씨인 것으로 안다"고 한겨레에 밝혔다. 한겨레는 "ㅂ씨는 조선일보의 한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인사는 "당시 모임에는 ㅂ씨와 장씨, 장씨의 소속사 사장 김성훈 씨, 조선일보의 다른 계열사 사장,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 기업인 등 8명 정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ㅂ씨가 마련했으며, 비용도 ㅂ씨가 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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