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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길은 큰길이다

|contsmark0|올해 ‘8·15민족통일 대축전’에 참가했던 몇몇 인사들의 신중하지 못했던 행동이 남북화해와 통일의 길에 상당한 역풍을 몰아오고 있다. 방문단이 귀환하던 날 김포공항에서 벌어진 극단의 두 풍경은 조국통일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준 것이었다.
|contsmark1|‘환영’과 ‘규탄’이 격렬히 부딪히는 현실 속에서 통일의 나침반은 방향을 잡지 못하고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정가에서는 그동안 dj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정책에 대해 야당의 거센 비판이 일었고, 언론에서는 소위 ‘남남갈등’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contsmark2|한반도는 지구상에 남아있는 최후의 냉전지대다. 잠시의 훈풍이 언제라도 삭풍으로 바뀔 수 있는 땅이다. 그 이데올로기의 계절풍지대에서 남북의 당국자들은 당국자대로,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은 또 그들대로,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는 길만이 스스로가 살아남는 길인 것처럼 살아 왔다.
|contsmark3|그래서 상대에 대한 관용은 찾아볼 수 없었고, 공존을 허락하지 않는 비정함과 살풍경만이 오랫동안 우리를 지배했다. 그러한 불행한 구도 속에서는 상대의 아주 작은 실수마저도 커다란 빌미로 활용되기 십상이었고, 한 번 덜미를 잡혀버린 쪽은 어떠한 선의도 인정받지 못했다. 죽일 놈이 되고 마는 것이다.
|contsmark4|많은 사람들이 ‘네가 살면 내가 죽고 만다’는 이데올로기의 방정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노벨 평화상을 탄 땅, 새로운 세기를 맞이한 땅, 한반도의 부끄러운 진행형이다.
|contsmark5|이번 ‘8·15방북단’ 일부 인사들의 돌출행동은 그 진의를 떠나 남한 사회내부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통일운동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contsmark6|그러나 이번 사건이 통일운동세력 전체를 친북용공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빌미가 되거나,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실정법적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과 통일의 대의를 지켜나가는 일은 명백히 분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contsmark7|그런 점에서 이 시기의 언론은 마땅히 통일의 큰 물길이 제대로 흘러가도록 물꼬를 터주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공안기관의 할 일과 언론의 할 일은 서로 다르다.
|contsmark8|언론이 소위 ‘남남갈등’ 운운하는 것은 남한사회 자체를 위해서나 민족통일을 위해서나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불필요한 갈등만을 양산할 뿐이다.
|contsmark9|‘합법’적 방북의 결과가 ‘불법’과 ‘이적’으로 점철돼버린 이 아이러니와 불행이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잔 물결’과 ‘큰 물길’을 혼동하지 않는 언론의 성숙된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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