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부터 KBS <감성다큐 미지수>에서는 이지애 아나운서의 멘트 브릿지 장면을 기다리는 이들이 늘어났다. 아웃포커싱과 뛰어난 색감으로 이 아나운서의 등장에 매력을 준 캐논사의 5D Mark Ⅱ 영향이 컸다.
당시 <감성다큐 미지수> 연출을 맡았고 현재는 <세 번의 만남>을 담당하는 조정훈 PD는 지난해 6월 KBS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Mark Ⅱ를 사용해 감성적인 부분을 살렸다. 조정훈 PD는 현재 <세 번의 만남>에서 Mark Ⅱ의 사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6월 회의를 통해 Mark Ⅱ도입을 결정한 이후 10여 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조 PD는 “촬영면에서는 안정이 된 상황이다. 압축과 코덱 변환 과정 등에서 추가적인 노동이 필요해 고생해왔지만 사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원들이 카메라의 존재감을 거의 못 느껴 다큐멘터리의 강력한 밀착력을 보여준다”며 Mark Ⅱ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암부 톤이 단조로운 점 △포토샵을 한 것처럼 보이는 그림 △파일 변환 과정 △오디오 문제 등을 지적했지만 “노하우가 쌓이고 장비들이 균형을 맞추면 좋은 영상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흔히 지적되는 Mark Ⅱ의 초점 문제는 극복이 가능하지만 오히려 핸드헬드 문제가 크다고 했다. “어깨에 짊어지고 뛸 때는 봐줄만 하지만 앞에서 들고 뛰면 힘든 상황이다. 핸드헬드에서 지나친 떨림이 있어 보조기구가 더 발전해야 한다.”
조 PD는 또 “다큐 촬영 시 영상이 리드미컬해 질 때 렌즈교체를 하면 많은 걸 놓치게 된다”며 “렌즈 교체의 신속함을 위한 악세사리 확보와 카메라 본체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촬영팀과 매뉴얼을 만들어 점차 Mark Ⅱ의 촬영 범위를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억원이 넘는 지상파의 고가 장비가 높은 영상미를 갖고 있는 Mark Ⅱ의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지 의문”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영상촬영기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