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이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도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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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이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도 손질?
MBC ‘손석희 시선집중’ 등 인사 논란…라디오PD들 28일 긴급 총회
  • 정철운 기자
  • 승인 2011.03.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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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간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 개그맨 김미화 씨 (왼쪽부터)
▲ MBC 간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 개그맨 김미화 씨 (왼쪽부터) ⓒMBC
MBC가 대표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 이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마저 ‘손보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최승호 PD 등 주요 제작진 교체로 MBC 시사교양국 PD들의 제작거부 결의까지 불러일으켰던 <PD수첩> 사태가 한 차례 고비를 넘기자 이번에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으로 논란이 옮겨왔다.

지난 25일 단행된 인사발령에 따르면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경우 입사 27년 차 부장급 PD가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이번 인사의 경우 젊은 PD들이 자원하기도 했으나 관철되지 않았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경우 지난 8년간의 제작기간 중 1년 반의 기간을 빼고는 주로 입사 10년~15년 차의 차장급이 프로그램을 담당했으나 이번에는 부장급이 배치됐다. <시선집중>에도 부장급 최고참 PD가 배치됐다.

이를 두고 MBC의 모 라디오 PD는 “굳이 (두 프로그램에)그런 발령을 낸 게 의아하다. 우려가 증폭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라디오 PD는 “연차가 높은 PD가  간 것은 이례적”이라 밝혔다.

지난해 KBS에서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던 김미화 씨의 교체설 또한 등장했다.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은 지난 22일 사내 정책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한 PD가 김미화 씨 교체설에 대한 입장을 묻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MBC의 한 라디오 PD는 “청취율과 경쟁률, 김미화 씨의 성실성 등을 봤을 때 문제가 전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교체 얘기가 나오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MBC 안팎에선 이미 다른 진행자를 물색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시선집중>에 대해선 쉽게 진행자를 건드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의 29일자 비대위 특보를 통해 이번 인사를 ‘구체화되고 있는 시사프로그램 손보기’로 규정했다. MBC노조는 이번 인사발령에 대해 “담당CP는 완전히 배제되었고, 이우용 본부장을 제외한 다른 간부 누구도 인사 배경과 근거에 대해 설명을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노조는 “결국 크게 저항 할 수 없는 조건의 PD를 담당자로 발령 내고 4·27 재보선이 지난 다음 힘으로 밀어붙여 시사프로그램을 손보겠다는 시나리오 아니냐”며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MBC는 라디오 정기개편 시기를 4월에서 5월로 연기했다.

라디오 PD들은 지난 28일 긴급 총회를 열고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를 결성한 뒤 이번 인사발령과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는 29일자 성명을 통해 “진행자 살생부와 새로운 인물 섭외에 관한 소문과 정황만 무성할 뿐 38명의 평PD들은 철저히 소외된 채 개편 작업은 밀실에서 진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상황을 “제작자율성과 방송독립성에 대한 위기국면”으로 판단하고 이우용 본부장에게 △담당 PD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개편 작업 △시사프로그램 개편에 관한 명확한 입장 발표를 요구했다.

한편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해 사측은 ‘음모론’으로 일축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손보기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밝힌 뒤 “이우용 본부장이 취임하며 내놓은 경쟁력 강화 방안 차원의 인사 조치였을 것”이라 전했다. 평소보다 라디오 개편 시기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본부장) 인사가 얼마 안 돼 일정을 짜고 계획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 것”이라 전하며 “‘연기’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이진숙 홍보국장에게 전화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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