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매장 돼지의 눈에 비친 인간은 악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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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구제역 생매장…실험용 토끼 등 동물의 죽음 짚어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이 어떠한 취급을 받는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

동물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인간과 같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동물은 철저하게 인간의 필요에 의해 ‘소비’되며, 인간은 ‘또 다른 생명’의 죽음에 무감각하다. 지난 해 구제역 발생 이후 몇 달 동안 전국의 소, 돼지 등 가축 350만 마리가 ‘살 처분’ 당했다. 동물들은 눈물을 흘리며 생매장 당했다.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수의 가축이 죽어야 했던 이유는 ‘구제역 청정국’이라는 국가적 ‘간판’을 위한 것이었다.

▲ 2일 방송예정인 <그것이 알고싶다-동물의 죽음에 대한 충격보고서> 편의 한 장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오는 2일 밤 11시 방송되는 ‘동물의 죽음에 대한 충격 보고서’편(연출 강범석, 작가 정문명)을 통해 이처럼 안타깝게 죽어갔던 ‘생명’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동물을 ‘경제적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비판한다. 제작진은 “정부가 구제역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명시하고 있는 소와 돼지의 죽음에 관한 고민과 배려가 없었다”며 비판한다.

제작진은 “가족처럼 가축을 돌보아 온 축산농민은 넋을 잃었고, 가축들의 울부짖음에서 지옥을 경험했다는 작업인부들은 망연자실했다”고 지적하며 “동물에 문제가 생기면 쓰레기처럼 갖다 버리고, 생매장해서 죽여도 된다는 식의 대응방식은 인간에게도 고통을 안겨준다”고 충고한다.  

이날 방송에선 살처분 당한 수백만 마리의 가축 외에도 실험용으로 죽어가는 동물과 인간에게서 버려진 반려동물의 최후도 언급할 예정이다. 1987년 당시 12만 마리였던 실험동물은 2007년 약 500만 마리로 늘어났다. 제작진은 “병원, 대학, 민간 연구소 등 1000여 곳에 이르는 곳에서 개, 토끼, 쥐, 돼지들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지만 내부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왔다”며 “실험은 한 동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고 용도 폐기된 실험동물들은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고 지적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모 화장품 회사는 신제품 개발 명목으로 토끼눈에 3000번이나 마스카라를 발라 결국 토끼들은 눈이 멀고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실험용 동물들의 삶을 돌아보며△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대체실험 방법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2일 방송예정인 <그것이 알고싶다-동물의 죽음에 대한 충격보고서> 편의 한 장면. ⓒSBS
제작진은 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벌어지는 유기동물들에 대한 학대를 언급하며 무책임하게 반려동물을 유기한 인간들의 행태 역시 꼬집는다. 제작진에 따르면 사료와 분뇨가 뒤섞여 악취가 진동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는 끔찍한 수용소 같다. 병든 고양이의 몸에는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비좁은 공간에서 개들은 죽은 동물처럼 갇혀있다고 한다. 여기서는 길고양이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여 바로 안락사시키기도 한다.

제작진은 “우리는 단 한 번도 동물들의 최후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며 더불어 잘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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