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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잘 하는 PD 글도 잘 쓴다
제작기·특종 후일담에서 소설까지 다양한 출판
외부연구 기금 말고 방송사 차원 지원없어 아쉬움

|contsmark0|프로그램 잘 하는 pd 글도 잘 쓰고 글 잘 쓰는 pd 책도 잘 만든다…? 사실인지 아닌지 명쾌히 검증된 바 없지만 최근 pd들의 집필·저술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방송가는 물론 출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물론 그동안 간헐적으로 일부 pd들이 프로그램 제작 와중에 짬짬이 집필활동을 펼쳐 나름대로 팬들을 확보해가면서 출판에까지 이른 경우는 없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주철환 pd의 숨은 노래 찾기’,‘pd는 마지막에 웃는다’ 등의 저서를 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mbc 주철환 pd를 들 수 있다. 주 pd의 경우 국문학 전공에다 한때 소설, 희곡 등의 습작시대를 거칠 정도로 왕성한 ‘문청’ 시절을 보냈기에 그의 문장은 다양한 표현과 유머 넘치는 재치로 가득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런 그가 좧퀴즈아카데미좩, 좧우정의 무대좩, 좧일요일일요일밤에좩 등 당대의 주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체험한 여러 방송 관련 단상을 유의미하게 정리한 일련의 책들은 현업방송인의 공감은 물론 시청취자 또는 방송예비자들에게 폭넓은 성원을 불러 일으켰던 것. 주철환 pd와 함께 다작 또는 다출판 pd로 손꼽을 만한 이는 ‘섹시한 아내 간 큰 남편’을 비롯한 코미디 프로그램 관련 책을 다수 출판한 kbs 김웅래 pd다. 베테랑 코미디 프로듀서인 그는 주요 코미디 프로그램의 대본이나 아이디어를 잘 보관해 두었다가 이를 활용한 책을 내 독서가에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방송 관련 소재나 내용은 그 자체가기록과 자료가 되며 이를 잘 가공하면 좋은 출판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주철환, 김웅래 pd 이후 최근의 pd출판물은 훨씬 다양하고 다채로워졌다. 마치 지난날 우리 문단이 육당과 춘원의 2인 문단시대를 지나 백화난만의 동인지 시대를 맞이했던 것과 비견될 수 있을까. kbs 하인성 pd는 ‘입 좀 맞춥시다’라는 눈길 끄는(?) 제목으로 영화더빙전문 pd로서의 자신의 전문성을 과시했으며 mbc 이우용, 고재형 pd가 가요 또는 대중문화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한 바를 심화시킨 ‘pd 이우용의 우리 대중음악 읽기’, ‘고pd와 함께 떠나는 노래산책’을 각각 펴냈다. 그리고 kbs 최상식 pd는 ‘tv드라마 작법’을, 장기오 pd는 ‘tv드라마 바로보기, 바로쓰기’를 출간해 드라마 pd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한편 다큐·교양 pd의 경우 제작과정 자체를 기록으로 남겨 두었다가 책으로 내는 사례가 많다. mbc 최삼규 pd는 다큐멘터리 좧 황새좩를 만든 이후 제작상황과 사진 영상 등을 도감으로 만들어 ‘황새’를 출간한 것이 그 예. mbc좧pd수첩좩팀도 3회에 걸쳐 ‘pd’는 해결사, ‘소쩍새 마을의 진실’등의 제목으로 제작기, 특종기를 모아 책을 출판, 서점가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그리고 좧 kbs 일요스페설좩 이영돈 pd는 신선한 선풍을 일으켰던 프로그램의 내용을 정리하고 보강한 ‘생로병사의 비밀’을 책으로 펴냈고, 최근 김성호 pd는 방송제작핸드북으로 ‘방송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편저로 출간해 주목을 끌고 있다.또 특이한 출판으로는 kbs 허진 pd의 ‘여의도에는 무궁화가 없다’와 kbs 김현기 pd의 ‘짐은 이것을 역사라 부르리라’를 들 수 있다. 전자는 한국정치와 방송의 일그러진 함수관계를 비판적으로 풍자한 소설이고, 후자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고대사에 조예와 관심을 갖고 있던 필자가 부인과 함께 장대무비한 스케일로 펼쳐나간 소설이다. pd들에게 불붙은 집필·저술·출판활동이 처음에는 방송관련, 프로그램관련으로 시작했다가 급기야 마음껏 창작혼과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셈.이같이 날로 활성화되고 있는 pd들의 출판에 방송가와 출판가의 반응은 비교적 호의적이다. 활자매체에 비해 기록성이 뒤떨어진다는 평을 들어왔던 우리 방송계에서 이처럼 기록과 자료의 보존과 관리를 토대로 한 저술이 활발해진다는 것은 기록문화, 자료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얘기다. 즉 가벼운 후일담으로 시작한 단상들이 심도를 더해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까지를 집대성해 백서형태의 출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고의 언설화(言說化)가 뒤진다는 말을 듣는 pd들이 그같은 촌평을 불식하고 극복해내고 있다는 얘기다.물론 프로그램과 집필의 선후가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은 불문가지. 전력을 다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리고 행후여력(行後餘力)이면 기록과 자료를 모아 제작기를 쓰고 이를 발전시켜 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최근 출판되는 책들은 삼성언론재단, lg상남재단, 관훈클럽 등에서 출판연구기금을 지원받기도 하고 일부 출판사로부터 파격적인 인세제안을 받기도 하는데 방송가에서는 pd들의 저술출판활동이 더욱 알차고 가열찰 수 있도록 회사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mbc가 사원이 출판을 하면 3백권 정도의 책을 사주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지원 및 진작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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