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학생 · 교수 잇따른 자살…“경쟁주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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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오디션 참가자 200만 시대 왔다

올 들어 4명의 학생이 잇따라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는 카이스트(KAIST)에서 세계적인 연구실적을 쌓아온 한 교수가 10일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가 지난해 2월 개교 39주년을 맞아 5명을 선정한 ‘최우수 교수’에 뽑히는 등 학자로서 높은 명성을 얻어왔다. 경찰은 이 교수가 연구인건비 문제 등으로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를 받은 점을 들어 개인 문제를 고민하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학생들의 연쇄 자살 파문과의 관련성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은 ‘징벌적 등록금제’등 학내 무한경쟁체제의 결과라며 사회적 요인을 지적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교수 개인의 치부에 의한 자살에 무게를 실으며 ‘서남표식 카이스트’에 대한 구조적 비판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남표식 독선… 죽음 부르는 무한경쟁 그쳐라”

올 들어 카이스트 학생 4명이 잇달아 자살한 이후 카이스트 내에서는 물론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를 통해 이번 연쇄 자살이 “ 한국 교육의 고질적 병폐인 경쟁주의, 성과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3면 기사.
기사에 따르면 참여연대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징벌적 차등등록금제’는 반(反)공익적 행위”라며 카이스트에 대한 감사를 11일 감사원에 청구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참여연대는 “8학기를 넘어 학교를 더 다니는 경우 무조건 800만원을 납부하게 하는 연차초과제, 재수강을 3번에 한하도록 하는 재수강 제한제 역시 법적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반공익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카이스트 자퇴생’으로 밝힌 한 학생은 인터넷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징벌적 등록금제의 실제적인 효과는 학생들을 학점에 매달리게 하고, 배우는 것이 많은 과목보다 학점을 따기 쉬운 과목을 신청하게 하고, 오히려 배우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는 동아리 활동을 줄이게 하고, 학과 이외에 스스로 탐구하는 시간을 없애고,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을 더욱 외톨이로 만드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는 “서 총장이 유례가 없는 경쟁과 강박의 제도를 창설하여 이를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였고, 이러한 방식이 대학 개혁의 모범인 것처럼 상찬되고 있다”며 “취업학원화된 대학과 기업화된 대학 운영에 대해 성찰과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15일 카이스트 긴급 임시이사회에 카이스트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서 총장 해임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안타까운 베르테르 효과”…서남표 총장 비판은 없어

반면 <조선일보>는 박 교수의 죽음을 두고 “2200만원 유용 혐의에 의한 자살”이라 보도했다. <조선일보> 3면 기사에 따르면 박 교수가 지난해 지원받은 연구실 운영비 1억원 중 22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교과부는 이에 따라 지난 6일 학교 측에 박 교수를 파면이나 해임·정직 등 중징계하고 검찰에도 고발하라고 통보했다.

조선은 “박 교수는 이런 중징계 소식을 듣고 고민해 왔고, 실제 유서에서도 ‘자신의 연구실에서 함께 일하는 제자는 (연구비 유용문제에 관해)보호해달라’는 내용을 남겼다”며 개인적 치부에 의한 자살에 무게를 실었다.

조선은 최근 카이스트에서 벌어진 죽음을 “독특한 내부문화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기사에 따르면 “조기 영재로서 실패를 모르고 자란 카이스트 학생들처럼 과학 분야에서 최고 엘리트 코스만 밟아 온 카이스트 교수가 외부의 충격을 쉽게 이겨내지 못해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

노회찬 ‘새 진보정당 추진위원장’…진보정당 통합 속도 붙나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가 ‘새 진보정당 건설추진위원장’(새진추)이란 이름을 달고 중앙정치 현장으로 돌아왔다.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그가 새진추 위원장을 맡기까진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당 대회에서 대의원들은 당 대표가 새진추 위원장을 곧바로 임명하도록 했던 것을 전국위 인준을 거치도록 수정했다.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대한 대의원들의 견제심리가 반영된 것이었다. 이와 관련 노 위원장은 “진보정당에 실망하면서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바라보고 있는 분들, 운동권 정당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껴안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돼야 건강한 당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조승수 대표가 6월까지 새 진보정당 건설과 관련해 당사자들과 실무협의를 끝내고 임시 당대회를 열자는 제안을 해놓은 상황이므로 통합을 희망하는 여러 세력과 함께 빠르게 논의를 진행시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재벌 머독소유 신문, 5년 만에 “도청취재 사죄합니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 정치인들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기사로 유명한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지난 8일 명사들의 휴대전화와 음성메시지를 해킹한 것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조선일보> 18면 기사에 따르면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이 신문의 도청취재 사건은 5년 전에 불거졌으나 신문사는 기자 개인의 일이고 회사는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사건은 2006년 영국 찰스 왕세자의 집무실인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도청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설탐정과 <뉴스오브더월드>의 왕실 전담기자 클라이브 굿맨이 공모해 찰스 왕세자의 사무실 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고, 두 사람은 구속돼 징역 4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재판과정에서 사설탐정이 연예인, 스포츠 스타, 고위 정치인 등 명사 수십명을 도청해 왔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도청 피해자 중엔 존 프레스콧 전 부총리,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 영화배우 주드 로, 귀네스 팰트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 등이 포함돼 있다. 영국 언론계에선 <뉴스오브더월드>가 총 약 720억원 이상을 배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의 눈물>, <여인천하> 만든 김재형 PD 별세

▲ 조선일보 31면 기사.
인기 드라마 <용의 눈물>과 <여인천하> 등을 만든 사극 연출의 대가 김재형 PD(75·한국공연예술종합학교 학장)가 10일 오전 7시 45분 별세했다. <조선일보> 31면 기사에 따르면 김재형 학장은 1961년 KBS 개국 요원으로 입사, 최초의 TV 사극이랄 수 있는 <국토만리>를 시작으로 40년 가까이 250편에 가까운 드라마를 연출했다.

대표작 <용의 눈물>(1996∼1998)과 <여인천하>(2001∼2002)는 시청률 40%대를 기록했다. 이 두 드라마로 사극이 명분과 시청률을 모두 챙기는 ‘전략 상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07년 248번째 작품 <왕과 나>를 제작하던 중 췌장염이 발견돼 중도하차하면서 드라마 PD 인생을 마감했다. 최근까지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한민족문화예술대상(영상예술), 한국연극영화예술상(TV연출상), 서울시 문화상(언론부문), 한국방송대상 TV프로듀서상·대상, 위암 장지연상(방송부문),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품상·대상,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다.

서바이벌 오디션, 이번엔 글로벌 인재 뽑는다

오디션 바람이 MBC <위대한 탄생>, SBS <기적의 오디션>에 이어 KBS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로 이어졌다. <경향신문> 22면 기사에 따르면 <도전자>는 노래나 연기 등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를 선발한다는 목표로 차별화를 추구했다.

<도전자>는 도전정신과 경쟁력으로 무장한 일반인 남녀 18명 가운데 지·덕·체를 테스트할 수 있는 미션 게임을 통해 최후의 1인을 뽑는 프로그램. KBS는 1억원의 상금과 세계일주 항공권, 스폰서 기업의 취업이라는 특전을 내세웠다. <도전자>의 전진학 PD는 “16주 대장정에서 우승하는 사람이면 어떤 기업체건 탐을 내는 인재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승자가 기업체 취직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전자> MC 정진영은 ”우승을 위한 경쟁만이 아니라 동료애와 인간미를 보여주면서 재미와 웃음, 감동이 모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자>는 모든 촬영이 하와이에서 20일 동안 올로케이션으로 진행,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지고 최종 우승자 선발은 생방송으로 시청자 투표를 거치게 된다. 6월부터 16주 동안 방송될 예정이다.

오디션 200만 시대, ‘보통 영웅의 탄생’?

▲ 중앙일보 1면 기사.
<중앙일보>는 1면과 3,4면에 걸쳐 전국적인 오디션 열풍을 짚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계속 늘어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도전 또한 증가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Mnet <슈퍼스타K> 시즌 3의 경우 ARS 지원자가 10일 현재 117만5200여 명이다. 6월 28일 마감까지 2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시즌2엔 134만 명이 모였다.

오디션 열기의 시작은 지난해 <슈퍼스타 K> 시즌2에서 일어난 허각의 우승이었다. 중앙은 “실력과 노력으로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학력·인맥 중심의 기성사회에 대한 일종의 반발”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현재 각 방송사가 준비한 오디션 프로는 가수·연기자·디자이너·모델·요리사 등 10개.

중앙은 “요즘 TV오디션 프로그램은 공개경쟁을 원칙으로 한다. 심사위원들의 독한 평가도 여과 없이 전달된다. 신뢰할 만한 권위자와 납득할 만한 평가체계가 전제”라며 최근의 열풍이 ‘공정사회에 대한’ 바람의 결과라는 데에 주목했다. 중앙은 3면과 4면에서 오디션 참가자들을 인터뷰하며 참가자들이 “어느 분야든 99%는 탈락한다며 승자독식을 쿨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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