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SBS <이경실 이성미의 진실게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짜’와 ‘가짜’가 만드는 한바탕 ‘진실’ 소동

|contsmark0|-프롤로그
|contsmark1|‘100회’를 맞았다. 100회라∼. 어쨌든 기쁘다. 조금은 자랑스럽기도 하다. 1회부터 100회까지 쭉 제작하면서 얻은 평범하지만 큰 교훈.“세상엔 생각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짐작과는 다른 놀랍고 신기한 진실, 세상 사람의 수만큼이나 풍성한 진실이 있다”
|contsmark2|-정답은 며느리도 몰라
|contsmark3|녹화가 시작되면 부조정실에선 또 다른 게임(?)이 시작된다. 기술감독 왈(曰), “답이 누구야, 오른쪽? 안경 쓴 사람?” pd의 대답은, “몰라요, 맞춰보세요.”
|contsmark4|부조정실의 여러 스태프들은 그 때부터 가벼운 내기지만 돈을 걸고 내기를 시작한다.녹화 중에도 “에이, 저 사람은 아니야, 너무 오버해”하면서 슬쩍 나의 반응을 살피지만 나는 이미 2년간 포커페이스에 능숙해져 있다.
|contsmark5|스튜디오도 마찬가지. 출연자는 물론 카메라맨, 특수효과 등 스튜디오 스태프들에게 진실의 종이 울리기 전까지 정답은 비밀이다. 흥미진진하게…. 녹화를 하면서 스태프들의 반응을 보며 녹화의 성패도 예측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고나 할까.
|contsmark6|진행자와 패널 역시 녹화 전까지는 진짜와 가짜의 얼굴을 볼 수 없다. 007 첩보전처럼 분장실부터 철저히 격리시키기 때문이다. 혹시 마주칠까봐 진짜 가짜 출연자들은 화장실도 멀리 멀리 있는 곳에 간다.
|contsmark7|“그거 짜고 하는 거 아닌가요?”하는 시청자의 질문도 종종 들어온다. 우리 제작진의 한결같은, 철학이 담긴 대답. “짜고 하는 건 절대 오래 못갑니다.”
|contsmark8|-금요일 밤은 목소리가 유난히 상냥해져요
|contsmark9|“도대체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정답은 금요일 밤에 알 수 있다.“남자인데 여자같이 보이신다구요. 이름이랑 전화번호 좀.”“모녀인데 자매처럼 보이신다구요. 전화번호요.”
|contsmark10|금요일 밤은 프로그램 말미에 고지되는 진짜·가짜 신청접수 전화가 몰리는 시간. 연출, 작가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상냥하고 귀는 더 예민해진다.
|contsmark11|사람을 잘 구하는 게 프로그램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날 보통 40∼50통의 전화를 받는다. 토요일에 그들을 직접 보고 자세히 인터뷰해 ‘물건(?)이다’ 싶은 두 세명을 가려 뽑는다.
|contsmark12|신청자가 많을 수록 우리는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경쟁이 셀수록 프로그램에 적합한 다양한 캐릭터의 사람을 구하기가 더 쉬우니까. 가짜 성우의 경우 신청자만 140명이나 됐었다.
|contsmark13|초기와는 달리 이젠 아이템만 정하면 사람 구하는 일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사랑스러운 신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contsmark14|‘과연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하는 걱정스런 맘으로 고지를 내보내도 반드시 울리는 전화 벨소리!
|contsmark15|물론 ‘왜 전화했을까’하고 의아할 정도로 아이템과 동떨어지는 신청자들도 꼭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애정이 간다. “나는 할 수 있어요”라며 끝가지 우기는 분에게는 가끔 그 정성에 감복해 출연을 결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진짜·가짜 신청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contsmark16|-진실 천하 = 여인 천하
|contsmark17|진실게임 스태프는 2명의 fd를 제외하고 pd·ad 3명의 작가 모두 여자. 남성이 지배적인 방송국 현실에선 보기 드문 현상이라나.
|contsmark18|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회의는 심도 있는 아이디어 교환보다 약간은 수다스럽고 전형적인 여자들 얘기를 마구 넘나들며 진행된다는 점. 남자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하는 것도 예사다. 아주 유쾌하게∼. 중간에 남자 조연출이 거쳐가긴 했지만 그들 역시 잘 적응(?)하는 것 같았다.
|contsmark19|자주 듣는 말이 있다. “여자들끼리 만들어서 장점이 있다면?” 참 이상하다. 남자들만 있는 팀에겐 남자들만 있어서 좋은 점에 대해 묻지 않을텐데.
|contsmark20|“장점이요? 글쎄요. 팀원들끼리 좀더 내밀한 얘기를 많이 할 수 있고 출연자들의 심리를 좀더 섬세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남자들도 가질 수 있는 장점 아닌가요. 그리고 공통점이 있다면 잘생긴 남자 출연자를 보면 비교적 관대해진다고나 할까∼.”
|contsmark21|-에필로그
|contsmark22|수요일 아침 7시부터 우리의 위대한 진짜·가짜들은 완벽한 화장과 제작진이 정성껏 준비한 의상을 입고 연습하며 단 하루의 ‘추억 만들기’에 열중한다.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는 ‘진짜’들. 그리고 하루쯤은 자기 최면을 걸며 영화 ‘반칙왕’의 타이거마스크와 같이 살고 싶은 ‘가짜’들이 존재하는 한 아마도 게임은 계속 될 것이다.
|contsmark23|최영인/sbs 예능국 pd|contsmark24|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