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인기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의 서창만 PD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수차례 요청 끝에 서면으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아무래도 아마추어를 데리고 딜레이 생방도 아닌 실시간 생방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위탄>의 높은 인기 덕에 스트레스를 느낄 새도 없을 것 같았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지만,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다.” 김태원이 멘티에게 한 이 말은 <위탄>에도 해당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오디션은 많은 제작비를 비롯해 예상치 못했던 변수도 많았다. 매회 예능 프로그램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었고 투입되는 스태프 규모도 일반 예능 프로그램의 평균 2배 이상이었다. 중요 촬영 때는 스태프만 100명이 넘었다. 미국 예선에서 선발된 허지애는 개인사정으로 한국에 오지 못하는 돌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출발 상황도 좋지 않았다. 교양프로그램 <W>와 <후 플러스>가 폐지됐던 지난해 가을 개편에서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은 탄생했다. Mnet <슈퍼스타 K2>가 끝난지 2주 만이었다. 여론은 제작진 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슈퍼스타 K2>와의 차별화가 필요했다. 서창만 PD는 우선 멘토제를 선택했다. 그래서 신승훈과 김태원을 만났다. 그 다음엔 글로벌 오디션으로 눈을 돌렸다. 그곳에서 셰인과 백청강을 만났다.
그렇게 시작된 <위탄>은 지난해 11월 5일 첫 방송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가 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은 시청률 21.6%(AGB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했고, 지난 8일 첫 생방송에서는 170만 건이 넘는 문자 투표를 받았다. <슈퍼스타 K2>의 파이널무대 문자투표는 140만 건이었다. 첫 방송 이후 지금까지 약 60억 원의 광고 매출도 올렸다.
인기요인은 단연 ‘노래의 감동’이다. 동화 같은 목소리 김정인, 매회 급성장한 백청강, 감미로운 음색의 세인, ‘미라클 맨’ 손진영, ‘1급수’ 김혜리 등 도전자들의 노래는 귓가에 남아 김태원과 방시혁 등 멘토들의 감상평과 버무려져 특유의 화음을 내며 시청자를 울렸다.
“노래가 주는 감동을 전달해 보람 있다”는 서창만 PD는 <위탄>이 “자존감 상실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위대한 나의 발견’을 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탄’의 철학은 ‘결과’보다 ‘과정’이었고, ‘탈락’보다는 ‘발견’이었다는 게 PD의 설명이다. 서 PD는 “(도전자들은) 우승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도전 자체에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리세, 백새은, 조형우의 눈물은 그래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다.
도전자들의 자아발견에는 멘토들의 영향이 컸다. 선곡과 의상, 콘셉트, 창법 등 도전자들의 전 부분에 걸친 멘토의 영향력은 <위탄>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통기타가 어울리는 조형우는 신승훈 멘토의 취향에 따른 콘셉트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이에 대해 서 PD는 “멘토와 멘티가 함께 선곡과 콘셉트를 결정한다. 일방통행식의 커뮤니케이션은 없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서 PD는 전 국민을 통틀어 <위탄> 도전자들의 노래를 가장 많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노래로는 미국 오디션 당시 허지애가 불렀던 ‘Put your records on’을 꼽았다. 이밖에 이태권의 ‘Staying alive’, 세인과 한승구의 ‘Again & Again’, 김정인 이유나의 ‘Dancing Queen’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지금까지 남은 8명의 도전자 중 누군가는 다시 노래로서 PD와 시청자를 감동시킬 것이다. 이들의 노래는 제작진이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위대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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