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터넷법 폐지운동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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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터넷법 폐지운동을 제안한다
  •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 승인 2011.05.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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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스마트 시대, 아날로그 규제

전 세계가 스마트해지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요새 스마트하다, 스마트하지 않다가 유행어가 될 정도다. 사람들은 유-무선이 통합되고 온-오프라인이 공존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2009년 11월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넘더니 연말께는 많게는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 수는 전국민의 76% 이상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으면 어떤 일도 하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외적 모습과 달리 우리의 인터넷 현실은 너무 암담하다. 인터넷 강국이자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속도로 증가하는 반면, 인터넷 정치표현의 자유는 규제법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갖은 인터넷 악법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이다. 2008년 미국 대선과 2010년 영국 총선에서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새로운 선거방식이 되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소통의 한 방편으로 백악관 참모들조차 스마트폰과 트위터(Twitter.com), 페이스북(Facebook.com) 활용을 권장한 것은 잘 알려진 바다. 심지어 교황도 소통방편으로, 신자들과의 거리를 좁히는데 SNS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목적의 인터넷 활용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투표참여 운동도 '선거법' 눈치 보다니

지난 지방선거에서 벌어졌던 한 화백의 ‘선거법’ 위반은 코미디에 다름 아니었다. 자신의 작품을 주겠다는 것을 대가성이라고 해석한 당시 선관위의 태도는 기계적이다 못해 웃음거리가 되었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많은 사람들이 투표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지름길이라 강변하던 기관에서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것을 막았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인터넷 규제법인 선거법이 바로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의 입법취지는 ‘돈은 묶고 입은 푼다’라는 개혁 법안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인터넷은 180일전부터 정치적 의사표시를 꽁꽁 묶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또 어떤가? 제44조 ‘심의와 임시조치’는 너무 여러 번 이야기 된 대표적 인터넷 규제법이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인터넷 규제국이란 오명을 쓰고 효과성도 유명무실해진 ‘인터넷 실명제’는 더욱 가관이다.

당장 폐지가 힘들면 공약화하라

작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여야 각 후보들은 과도한 인터넷 상 정치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선관위가 SNS에서의 선거운동을 단속하겠다고 밝히자 모든 후보들이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니까 다시 이 목소리는 사라졌다. 자기일이 아니라는 듯. 후보일 때는 문제점을 알고 있는데 막상 급한 일이 끝나니까 모른 체하고 있다.

당시 필자가 참석한 한국정당학회의 선거법 관련 토론회에서 여야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문제지적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한나라당, 민주당, 진보신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모두 소리 높여 인터넷 정치규제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정치권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인터넷 악법을 폐지해야 한다. 먼저, 선거법부터 개정하고 위헌 논란이 있는 정보통신망법도 하루속히 개정해야 한다. 오히려 선거가 없는 올 하반기, 선거관련 여야 협상이 시작될 때가 바로 적기이다. 그런 맥락에서 정치권에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인터넷 악법폐지와 공약화를 제언한다.

▲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또 하나 쓴 소리를 한다면 언론과 시민사회도 반성해야 한다. 모두 방송환경 문제에만 매달려 시민의 정치권리가 침해당하는 인터넷 악법폐지에는 상당히 무관심하다는 생각이다. 이제라도 언론,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인터넷악법을 폐지하는 운동을 시작할 때다. 이번이 힘들면 내년 총선과 대선정국에서 인터넷 관련법안 폐지를 공약화하는 방안도 있다. 인터넷에서 정치적 표현을 못하게 하는 시대의 희극은 빨리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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