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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왜 다시 ‘침’을 얘기하는가
  • 승인 2001.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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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금 프로그램을 한다면 새로운 게 무엇이 있을까? 지금 이 시점에서 침에 대해 하지 않으면 안될 당위론적인 이야기가 무엇일까? 처음엔 나도 의문이 들었다.
|contsmark1|그런데 지금 나는 말하고 싶은 걸 너무 많이 가지게 되었다. 그 동안 내가 알았던 지식이 그야 말로 피상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침술은 우리 조상들이 수천년 동안 생체 실험을 통해 이룩해 놓은 치료술이고 지금까지 서양의학이 주도해왔던 것이 21세기엔 이 침술로 인해 혁명적인 변화를 할 것이라는 것이다.
|contsmark2|그런데 왜 침은 20세기를 건너는 동안 어둡고 비탈진 길로 몰려갈 수밖에 없었는가?현재 미국에는 의과대학내에 한의과를 만든 곳이 56개 대학이 넘고 예산도 1992년의 2백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8천만달러로 8년 사이에 40배가 늘어날 정도로 동양의학에 대한 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과학을 앞세우는 미국이 우리가 그 동안 비과학으로 침술을 등한시하는 동안 침술 연구에 비약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고 임상에서 엄청나게 활용하고 있다.
|contsmark3|그렇다면 미국은 침의 기전에 대해 다 밝혔는가? 대답은 no다. 이것이 미국의 실용주의다. 기전에 대해 밝혀지지 않더라도 통계적으로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탁월하면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contsmark4|문제는 침술의 종주국으로서 침술의 세계화가 멀지 않은 지금 우리의 침술이, 한의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contsmark5|루게릭병(als병)은 근육의 힘이 계속 빠져나가는 진행성 병이다. 이정희씨는 7년째 이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여고 동창들이 모아준 3천 만원이 넘는 돈을 루게릭병의 치료연구에 써달라며 서울대학교에 기증하고 조용히 인생을 정리하려다가 침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contsmark6|상지대학교 권기록 교수 팀이 이 불치병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6개월을 기한으로 시작했는데, 2개월 가까워 가는 지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contsmark7|또 산후풍으로 온몸의 뼈마디마다 류머티즘을 갖게 된 경상남도 진주의 이정이씨도 꼼짝을 못하고 몇 년을 누워있다가 얼마 전 봉독침(벌의 독을 이용한 약침)을 맞고 지금은 걸어다니고 있다. 이와 같이 류머티즘이나 디스크, 관절이나 근육통에 침의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많이 연구되고 있다.
|contsmark8|침에 대한 과학성을 요구할 때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사실 우리 나라에선 모든 질병에서 임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면서 그것에 대한 사례발표나 연구논문이 유수의 과학잡지에 발표된 게 몇이나 되는가?
|contsmark9|과학성에서는 그 방법에서나 물량면에서 미국에 뒤쳐질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야 하는가? 게다가 이제는 서양의학이니 동양의학이니, 주류의학이니 대체·보완의학이니 하는 구분을 없애자고 한다. 그래서 통합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그러나 통합이란 서양에 의한 동양의 흡수통일에 다름 아니다. 그 무기가 ‘과학성’이다.
|contsmark10|침은 분명 21세기 의학 혁명의 중심에 서서 그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서양의학의 한계는 의사들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침이나 다른 치료법에 관심을 갖는 의사들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공개적인 인터뷰를 꺼린다. 여전히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반목하고 있고 자신이 속한 집단 이익이 우선한다는 증거다.
|contsmark11|또 하나. 집단의 이기적인 벽을 넘는 과감한 인식변환. 실용주의적인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의대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contsmark12|미국에서 느낀 내 위기감의 정체는 결국 침을 비롯한 동양의학의 모든 치료법이 어느 순간엔가 미국에서 교과서로 나와 우리의 의학도들이 지금의 대부분 의사들처럼 영어로 외워야 하는 현실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contsmark13|우리에게는 동의보감과 사상의학이 있고 중국 침범의 외화내빈에 비해 간단하지만 정확한 오행침이나 8체질침, 일침법 등 훌륭한 침법이 있는 데도 수입한 외국 침법을 흉내내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contsmark14|김태현 mbc 시사교양국 pd
|contsmark15||contsmark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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