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라디오 진행자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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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김흥국 김경식의 두시 만세〉 진행자 김흥국씨가 이번주를 끝으로 하차한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였던 김미화씨와 〈시선집중〉의 시사평론가 김종배씨가 각각 ‘블랙리스트’ 논란과 〈프레시안〉 기고 등으로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며 하차한 것이 논란인 상황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지지유세를 펼쳤던 김흥국씨를 내친 것이다.

사측은 이번 결정으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는 이들은 프로그램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하차시킨다는 ‘철학’을 보여줬다고 할지 모른다.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시사프로그램 고정 출연자가 특정 성향을 가진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가수 김흥국 ⓒPD저널
그런데 이우용 본부장 기준대로라면 아직 하차해야 할 사람이 많다. 정치적 견해를 밝혔던 진행자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홍기빈씨는 각종 강연에서 마르크스주의경제학을 시민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여기에 공개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고스트 스테이션〉 신해철씨, 2008년 6월 10일 촛불집회에서 ‘아침이슬’을 불렀던 〈여성시대〉 양희은씨, 타 방송사에서 ‘블랙리스트 논란’이 있었던 〈두시의 데이트〉 윤도현 씨도 하차해야 한다.

그리고 〈색다른 상담소〉는 왜 봄 개편에서 신설된 것인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진행자라는 게 말이 되는가! 당장 잘라버려야 한다. 이 외에도 더 많지만 지면한계로 생략한다.

앞서 밝힌 모든 진행자들을 하차시키지 않는다면, 이우용 본부장이 밝힌 ‘진행자의 자격요건’은 본인의 ‘정치적 편향성’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 ‘김흥국’ 하차조치에도 여전히 ‘정치외압’ 논란이 이어지는 건 이명박 후보의 측근이 MBC 사장직을 맡아버린 ‘태생적 편향’의 결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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