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새로운 미디어 실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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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스마트 환경은 독인가? 기회인가? 이 질문은 언론관련 단체 주최 토론회 때마다 나오는 공통된 질문이다. 필자도 인터넷 분야를 전공한다는 이유로 토론회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뉴미디어 환경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질문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사실 이 질문은 어떻게 보면 해답은 이미 나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해답은 대략 3가지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첫째, 언론인들도 새로운 스마트 환경에 적응하라, 둘째,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 셋째, 미디어 융합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조직적 유연성을 향상시켜라. 다소 원론적인 대답이지만 이 해답 중에서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뉴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다.

많은 PD, 기자들이나 언론사는 뉴미디어에 익숙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실제 뉴미디어가 등장하면 전문적인 PD, 기자들의 사용이 활발하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SNS가 확산된 데에는 사용자들 못지않게 PD나 기자들의 적극적인 사용도 기여를 했을 것이다. 주변의 파워 블로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자 들 중에서 기자나 PD들의 면면이 보이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뉴미디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는 것과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단적인 이야기로 스마트 환경에서의 뉴스와 동영상 보기는 기존 유선 환경의 넓은 스크린에서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좁은 화면에 일부 기사만 볼 수 있는 제약 때문에 정보 전달력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동영상 역시 아직은 속도의 제약이 크다. 검색은 단순 검색은 가능하지만 역시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편집과 기사작성, 제목, 광고 배치 등에서 스마트 환경은 기존과는 차이가 존재한다.

유료화 실험은 성공할까?

여기에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유료화 모델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런 실험이 가시화되면서, 그 결과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더 데일리>도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유료화 모델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신문과 방송이 스마트 폰 유료화 전략을 시작했다.

하지만 유료화의 성공여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첫째, 투자 대비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는 것이 현 단계의 평가다. 외신에 따르면, <더 데일리>는 100명의 전담 기자와 편집실을 구축하는데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한다. 그 효과는 좀 더 봐야 할 것이지만 중소 언론사가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둘째, 네티즌의 속성에 대한 비관적인 논란도 있다. 두타와 프레이저(Dutta & Fraser)는 『소셜 네트워크 e혁명』에서 허쉬먼(Hirschman)의 이론을 적용해, 웹상에서 충성심을 가지게 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고 그 목소리(voice)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면 떠날 것(exit)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인터넷 정보가 무료라는 인식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유료화는 자칫 회원들이 다른 공간으로 떠날 수 있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콘텐츠의 가치를 올리는 소셜 미디어 모델 필요

현재 많은 언론들이 ‘원 소스 멀티 유즈’란 기존 정보 유통 법칙을 맹신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기존의 콘텐츠를 다른 방식으로 다른 기기에 서비스 한다고 해서 유료 서비스가 증가할 지는 의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시야를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현재 각 언론사들은 너나없이 새로운 방식의 SNS나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각 언론사들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질적인 포지셔닝은 무엇이고, 과연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뉴스룸의 구축은 완성되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스마트 환경은 단순한 기회가 아니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각 언론사의 특화된 서비스 영역 개발이 시급하다. 그리고 SNS 중에서도 해당 언론사가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서비스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컨대, <위키트리>와 같은 집단 협업에 의한 SNS 기반 소셜 미디어 실험은 새로운 도전이자 방식이다. 다만 그것을 유료로 수익구조를 만드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각 언론사 특화 서비스가 개발된다면 가능성은 있다. 마치 초창기 게임은 복잡해서 휴대폰에서는 안 될 것이라 했지만 오히려 게임은 성공했다. 성공한 과거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찾는다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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