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 KBS노동조합 위원장이 6월 국회에서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22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최 위원장은 KBS 수신료 현실화와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1공영 1민영 미디어렙 등을 국회에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단식에 들어가면서’는 글에서 “어제 오늘 이합집산의 조짐을 보이는 6월 국회를 보면서 분통이 터지고, 일부에서 수신료 현실화 사장의 인사권을 뒷거래한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어 조합원들에게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선임 문제로 KBS가 소용돌이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진정성과는 상관없이 수신료 현실화에 동의하기 힘든 구조가 돼 버렸다”며 “여야 이사들이 합의로 사장을 임명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자율성이 확보돼 보도와 프로그램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KBS노동조합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0년 동안 동결돼 온 KBS의 수신료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현실화돼야 한다”며 “여야 정치권은 정치 정략적 이해관계를 떠나 공영방송의 백년대계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디어렙과 관련해서는 “미디어렙 법안이 시장경쟁을 부추기는 1사1렙으로 간다면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소수 진보매체들은 설 지리를 잃고 말 것”이라며 “언론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위해 미디어렙은 1공영 1민영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KBS노동조합은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KBS 본관 로비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은 23일 오전 수신료 인상안 날치기 상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일방적인 수신료 인상안 처리 시도를 규탄했다. KBS에는 KBS노동조합과, 언론노조 KBS본부 그리고 KBS공정방송노조 등 세 개의 노조가 있다. KBS노동조합은 언론노조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