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가 민주당 도청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KBS 내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사측에 대해 노조 등이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서 내부 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데 언론들이 추측성 보도로 KBS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추후 수사 결과가 밝혀지면 해당 언론사에 대해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별도 자체조사 없이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KBS 노조와 기자협회 등은 입장표명을 자제하면서 도청 의혹에 대해 사실 확인을 회사 쪽에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도청의혹과 관련해 KBS측에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다. KBS본부는 29일 성명을 내고 “KBS가 녹취와 그 내용을 전달한 것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마당에 침묵은 의혹만을 증폭시킬 뿐”이라며 “사측은 철저한 내부 확인을 통해 관련사실 여부를 조속히 파악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그 어떤 대상일지라도 법적으로 고발하고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KBS노동조합 관계자도 “회사에서 이번 도청 의혹건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통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KBS기자협회는 자사 기자가 도청의혹에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황동진 KBS기자협회장은 “아직 이 사안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어떤 입장이나 계획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BS 한 국회 출입기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아는 것도 없고,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