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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참사와 한반도

|contsmark0|드라마를 보다가 잠시 잠이 들었는데 이상한 방송내용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cnn이 전하는 화면을 주시하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소름이 오싹 끼치면서 18층 아파트 맨 위층에서 전주시내가 멀리 보이는 어두컴컴한 밖을 내다보았다. 비행기가 아파트로 돌진해오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contsmark1|사실 이런 상상을 안 해본 것이 아니다. 그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그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그 비행기에 탔던 승객들과 무역센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끔찍한 공포를 느끼며 참혹하게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란 생각에 잠이 다 달아나 버렸다.
|contsmark2|테러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다. 특히 인명의 살상을 가져오는 테러는 아무리 궁지에 몰려있는 상황에서라 해도 반문명적 폭거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달리 호소할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선택된 테러라 해도 무고한 인명의 살상을 수반하는 테러는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이 명백하다. 물론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테러도 마찬가지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원칙을 모두 유념해야 하는 것이다.
|contsmark3|미국 정부는 이 참화로 인하여 외교안보국방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전쟁과 테러, 폭력을 제어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대화와 평화적 공존이다. 미국이 아무리 세계 최강국이라 하지만 힘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할 수는 없다. 게다가 그것은 한번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무고한 생명들을 빼앗고 자연생태계를 교란시켰을 뿐이다.
|contsmark4|부시 대통령은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다. 잔인무도한 이번 테러에 대해서는 준엄한 심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까? 또 다시 무고한 생명의 희생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응징은 응징이고, 일방주의 강성외교정책을 수정하여 대화와 타협, 협상에 의한 평화적 공존만이 테러를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contsmark5|분위기상 당장은 한반도에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번 테러참사의 본질은 군산복합체를 배경으로 한 부시 정권의 무리한 md 추진과 이를 위한 abm의 일방적 파기, 그 열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안보의 결과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을 당했다는 점에 있다.
|contsmark6|적국의 미사일 공격을 과장한 md의 추진이야말로 진정한 안보의식의 발로가 아닌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입증해준 셈이다. 궁극적으로 부시 정부가 md 정책을 포기하게 된다면 한반도에는 햇볕의 따사로움으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contsmark7|국내 숭미 사대주의자들과 강경 일변도의 흡수통일론자들도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여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해 사고의 일대 전환을 해야 한다. 주석궁으로 탱크를 몰고 쳐들어가자는 한심한 발상이 현실화된다면 무역센터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다. 자본가들의 지나친 욕심과 무책임한 지도자들이 국민을 엄청난 고통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할 일이다.
|contsmark8|김동민 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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