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재기 / MBC 창사 40주년 특별기획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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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재기 / MBC 창사 40주년 특별기획 <이슬람>
이슬람인과의 대화
  • 승인 200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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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7일 첫 방송 후 4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인 mbc 창사 40주년 특집 다큐 <이슬람>은 지난 6월부터 47일간에 걸쳐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등 8개국 현지촬영을 통해 생생한 이슬람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현지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제작진을 대표해 mbc 시사교양국 전성관 pd의 이슬람 해외취재기를 이번 호부터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contsmark1|연출 윤영관, 전성관 방송 1부 ‘1,422년의 순수 이슬람’(9월7일)2부 ‘이슬람 여성들’(9월14일)3부 ‘르포 신비의 베일 속으로’(9월21일)4부 ‘이슬람이 온다’(9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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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중동지역을 가게 됐다. mbc 창사 40주년 특별기획으로 준비하고 있는 <이슬람>팀으로 발령을 받은 것은 올 3월 중순. 하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책을 통한 간접경험과 직접 그 곳에서 내 살갗에 다가온 이슬람은 이전의 차가움이 아닌 따사로움이었음을 미리 말씀드린다.
|contsmark5|이번 취재를 통해 우리 취재진은 많은 중산층과 서민을 만나기도 했지만 몇몇의 내노라하는 부유층의 사람과도 취재차 만날 일이 있었다. 내가 여기에 굳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동사람들의 부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처럼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의 괴리와 갈등을 가져오지는 않는지 궁금해서이다.
|contsmark6|물론 짧은 만남, 그리고 사실상 우리 프로그램의 주제의식과는 약간 거리가 먼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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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인샬라’, 부에 대한 집착을 버린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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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중동의 1인당 평균 국민생산은 우리 나라와 비교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낮은 선에 머물러 있다. 우리에게 그래도 중동국가 중엔 친숙한 국가인 이집트의 택시는 이 자동차가 어떤 힘으로 움직일까 싶을 정도로 폐차 직전의 상황이다. 시트는 군데군데가 찢어져 있으며 미터기는 몇십 년 전의 것으로 요금산정에 무용지물이다.
|contsmark11|이라크는 또 어떤가. 그 곳의 대부분의 차량은 유리가 깨져 있고 심지어는 시원하게 없이 달리는 차도 보았다. 이 곳이 불과 10년 전 거대한 전쟁을 치른 곳이란 느낌은 그렇게 왔다. 터키는 지금 imf 상황이다. 1달러가 그 곳 화폐로 백 삼십만 리알. 200불을 바꾸었더니 나는 벌써 2억대의 갑부가 되어 있었다. 그 뿌듯함이란…
|contsmark12|그러한 경제 상황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엄청나 보였다. 우리 나라 이상으로. 우리 나라에서의 부유층에 대한 인식을 생각해 본다. 그 부에 대해 왠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며 무언가 비리가 있을 것 같은 확신에 가까운 생각을 갖게 된다.
|contsmark13|하지만 내가 돌아 본 이슬람권의 국가에선 짧은 만남들이었지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일단 부에 대한 집착이 없다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인샬라(신의 뜻대로)’였다. 그리고 부유한 이슬람인들은 이슬람의 5대 의무의 하나인 ‘희사’(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종의 종교세)를 당연한 자신의 의무로 여기고 있었다.
|contsmark14|즉 자신의 가난은 이 세상에서의 신의 뜻이고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은 희사를 통해 베풀고 있고 자신이 그 수혜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니 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 자본주의 태생의 기초랄 수 있는 계급적 갈등은 이러한 이슬람의 원리 앞에 녹아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contsmark15|하지만 그 안에 지금의 경제현실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는 답이 있었다. 모든 것이 신의 뜻이니 스스로의 노력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오늘 하기 싫은 일은 그네들의 언어로 ‘부크라’, 즉 ‘내일’이란 한마디면 만사가 해결된다.
|contsmark16|우리 식의 빨리빨리는 이 곳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에게 있어선 지금 당장의 돈 몇 푼보다 더운 날씨에 나무그늘아래서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하는 것이 하루의 행복 가운데 제일 큰 것처럼 보였다. 그것이 내게도 얼마나 행복해 보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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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드러나지 않았던 이슬람의 ‘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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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얼마 전 미국에선 사상 최악이라 불리는 테러가 일어났다. 상상을 초월하는 테러 앞에 세계가 경악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우리 누구나 분명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소행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다.
|contsmark21|우리가 이집트 룩소르란 곳을 취재하고 있던 중 한 유적에 다다르게 되었다. 하슈미트 신전. 이집트 유적의 아름다움이야 여러 경로로 접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그곳엔 피의 역사가 그것도 바로 몇 해전에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슬람 원리주의자가 관광객을 향해 무차별로 난사하여 40여명이 죽은 사건이었다. 단지 옷차림이 불경스럽다는 이유 하나로.
|contsmark22|이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라든지 하마드, 지하드 등 우리에게 매스컴 등을 통해 접하는 극소수 이슬람 원리주의의 잔혹상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진정한 이슬람인들은 이들의 활동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은 단지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이름을 위해 이슬람의 원리를 왜곡,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contsmark23|나 역시 이슬람권의 국가들을 취재하고 든 생각은 이슬람의 원리란 그것이 아니구나란 것이다. 일부 국가에선 돈을 둘러싼 불쾌함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들 이슬람인들은 자신의 신앙에 대한 어떤 종교보다 강한 믿음-그것의 잘못된 극단적 발현이 우리가 목격한 그러한 테러들일 것이다-을 가지고 그 안에서는 모두가 형제라는 포용을 갖고 있었다.
|contsmark24|하루 5번 신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일생에 한번 메카란 성지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얼마가 되더라도 신을 향해 바치는 삶. 그들의 삶은 비록 경제적으론 가난했지만, 우리가 항상 누려야만 한다고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풍요의 삶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무언가를 갖고 있는 듯 했다.
|contsmark25|전성관 mbc 시사교양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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