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우리방송 해도 너무한다 2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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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우리방송 해도 너무한다 2 … 드라마
인생도 없고 감동도 없다
천편일률 갈등구조 현실도피 조장 비난
  • 승인 1997.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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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호 연합회보 1면의 ‘귀신 얘기 해도 너무한다’에 보내주신 회원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차제에 연합회보에서는 최근 우리 방송의 문제점을 연속해서 짚어보기로 하고 ‘해도 너무한다’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다소의 논쟁을 무릅쓰고 보다 좋은 방송을 이끌어내고자 시도하는 연합회보의 도전적 문제제기에 회원 여러분의 이해와 성원을 바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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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학원폭력이 기승을 떨치고 빨간 마후라가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고 있다. 한보, 진로, 기아로 이어지는 대기업들의 연쇄도산위기는 거리의 노점상까지 피부로 느낄 정도로 심각한 경제위기상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마당에 tv를 틀면 뉴스시간엔 그저 대권게임 경마중계밖에 없다. 앞으로 장장 5개월은 더 계속될 중계방송이다. 분노를 참고 인내한다. 이윽고 드라마 시간이다. 무엇이 보이는가.보이는 것은 너무 많거나 혹은 아예 없다. 너무 많은 것은 드라마 편수다. 최근 각사의 편성은 드라마 쏟아붓기로 승패가 결정난다고 생각하는지 줄창 드라마 공세다. 얼마 전 드라마pd들이 모여 드라마연구회를 만들면서 제일성이 “드라마 편수가 지나치게 많다”였는데 그 뒤로 달라진 것이 없고 보면 지금의 드라마 홍수는 일선 드라마pd의 영역을 뛰어넘은 것임에 틀림없다.드라마 편수가 과다하고 이들 드라마가 대부분 시청률 견인용 프로그램이고 보면 자연 그 내용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단기기획, 단기제작에 캄플주사형 드라마가 양산된다. 좧모델좩, 좧스타좩, 좧예스터데이좩, 좧프로포즈좩, 좧여자좩, 좧짝좩 … 딱히 특정 드라마를 들 것도 없다. 외국어 일색의 제목 아니면 천편일률적 갈등구조, 상투적인 배역, 세속적인 애정놀음이 판에 박혀 있다. 생활의 단면이 거세된 채 모든 것을 갖춘 사람들이 눈요기형 직업을 가지고 벌이는 일련의 드라마는 현실도피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듣기에 족하다.많은 드라마pd들은 말한다. 자신들은 시청률경쟁의 희생자들이라고. 그런 측면도 있을 것이다. 작품성과 완성도보다 기능적으로 국화빵을 찍듯 드라마를 찍어내는 현실이 누군들 달갑겠는가. 그러나 드라마pd 자신의 책임은 없을까. tv예술의 꽃, 최고의 하이라이트, 프라임타임을 장악하고 가장 많은 편당 제작비를 집행하는 드라마pd가 ‘희생자’요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이라면 우리 방송의 지주와 보루는 과연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우리가 처한 현실이 어느 정도는 투영돼 있어야 드라마적 리얼리티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이 있을 것이다. 현실이 없는 드라마, 드라마가 만든 가상현실로 시청자를 마비시킨다면 그곳엔 인생도 없고 감동도 없다.구체적인 현실이 반영되는 일부 드라마는 시청자들로부터 기피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시청자들은 이미 길들여진 상태이며 가혹한 현실에서 다시금 현실도피적 재미를 추구하게 되는 이중의 순치상태에 있다. 그러한 시청자를 핑계삼는 것은 적어도 예술가의 태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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