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인상 무산으로 퇴진 요구를 받아 온 KBS 경영진 7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KBS 관계자에 따르면 조대현, 김영해 부사장을 비롯해 본부장 5명은 5일 김인규 KBS 사장에게 사의 를 밝혔다. 박갑진 시청자본부장, 고대영 보도본부장, 길환영 콘텐츠본부장, 김선권 뉴미디어·테크놀로지 본부장, 이동식 정책기획본부장 등이다.
조대현 부사장은 사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상덕 홍보실장은 “부사장 이하 본부장들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비서실에 문의했지만 사실 확인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확한 사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6월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이 무산된 데 책임을 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KBS는 수신료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의혹에 연루돼 곤욕스러운 처지다. 김인규 사장을 비롯한 KBS 경영진은 수신료 인상이 6월 국회에서 무산된 이후 내부에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영진의 사의 표명에 대한 KBS 내부의 반응은 싸늘하다. KBS 한 관계자는 “수신료 인상이 좌절된 것과 관련해 비판을 받고 있는 경영진이 배수진을 친 것”이라며 “당장 사퇴가 아니라 8월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이 무산되면 물러나겠다는 조건부 사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KBS 관계자도 “경영진이 이번 사태에 책임질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사장이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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