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소셜테이너가 화제다. 사회 참여 연예인이란 신조어로 사회를 뜻하는 ‘social’과 연예인의 ‘entertainer’의 합성어이다. 한 연예인이 ‘반값 등록금’ 촛불 집회에 참여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중계되기도 했고, 또 다른 연예인은 대학 청소원들의 부당한 해고에 맞서 봉사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의 활동에 찬반이 나뉜다. 혹자는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예인의 과도한 사회 참여를 비판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그 이면의 정치적 색깔 논쟁과 결부시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다. 한때 인터넷을 달구었던 이들의 발언은 과연 그들이 사회 지도층 인사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그들의 참여를 권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소셜 테이너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주류 언론이 무시하고 있는 소외받고 고통 받는 이들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고 격려하기도 한다.

이 현상은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되돌아보면, 과거와 달리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불이익을 당하면 하소연을 할 곳이 없었지만 이제는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SNS나 인터넷으로 억울함을 해결하고자 행동에 나선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이제는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호텔 뷔페식당 의복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정치학자인 피파 노리스(P. Norris)는 2011년 발간된 ‘Democratic Deficit’란 책에서 저항 시민의 재등장을 예측하고 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민주주의 결손’ 또는 ‘결손 민주주의’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그녀는 이미 10년 전에 전통적인 정치 참여인 투표와 회의 참여 등 활동은 줄어들고 있으며, 직접 행동하는 저항 시민의 등장을 주장한 바 있다.

그녀는 저서에서 왜 시민이 저항적인 방법의 투쟁에 참여하는지 그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녀는 시민의 인식 진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이다. 반면에 제도화된 틀로서의 민주주의는 너무 정태적이란 것이다. 즉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선하려는 욕구가 강한데 정부 정책이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이 나타나고 이를 저항적인 시위나 길거리 정치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에 동의한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에 추가 요인으로 기존에 시민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대변해 주는 조직이 쇠퇴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시민들은 자신들의 주장과 요구를 대변해 주는 정당과 언론을 통해서 참여를 간접적으로 했다. 이른바 대의기구가 존재했다. 일종의 매개 역할을 정당과 언론이 했던 것이다. 하나 오늘날을 살펴본다면 과연 정당과 언론이 얼마나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정당은 차치하고라도 언론은 이념 또는 이해관계에 따라 색깔이 나뉜 지 오래고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집단을 위한 언론으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심하다. 얼마 전 필자가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윤리 강의를 했는데 중학생들도 ○○언론은 보수고, △△언론은 진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이제 세상 사람들이 언론의 정치적 색깔을 다 알고 있다는 뜻이다.

기존 미디어들이 자신의 이념적 경향성으로 보도를 하고 있지 못할 때 인터넷은 새로운 참여 도구이자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굳이 신문과 방송 기자를 찾지 않아도 이제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인터넷이란 도구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기존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다. 이제 우리는 진지하게 언론인의 역할과 사명 그리고 사회적 도구로서의 언론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할 때이다.

 

▲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왜 시민들이 언론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 불만을 표시하고 행동에 나서는지를 말이다. 단순히 이념적 잣대만이 아닌 진정한 언론이 가져야 될 시대적인 소명은 무엇이고 저항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진정한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