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는 누군가의 강의를 듣는 게, 사실은 고역일 때가 많았다. 강의란 성적을 따려고, 혹은 자격증을 얻으려고 억지로 들어야 하는 재미없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강의가 강연이 되고, 청중은 주최자이자 참여자가 되고 있다. 이제 강연은 하나의 뚜렷한 문화가 되고, 소통의 장으로 진화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은 이제 하나의 문화적 장르로 진화한 강연을 방송으로 만든 첫 시도이다. 재미있게 말하고 싶은 이는 ‘나는 가수다’의 강의 버전이라고도 하고, 간단히 말하기 좋아하는 이는 ‘한국형 TED’라고도 말한다. 뭐라 부르건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 여섯 명의 누군가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여러 가지 생각을 15분 동안 릴레이로 이야기하는 강연회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은 매월 격주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목동 KT 체임버홀에서 6인의 ‘15분’ 릴레이 강연회를 연다. 매 강연회마다 평균 200여명의 관객이 모인다. 금요일 밤이라는 시간과 서울 서쪽 구석에 위치한 목동의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하면 200여명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어려운 시간, 쉽지 않은 길을 오느라 겪은 수고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받는다. 만나기 쉽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들, 그것도 여섯 편을 논스톱으로 듣는 재미와 감동은 금요일 밤 어떠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보다 크기 때문이다.
일부러 강연회까지 오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즐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방송을 보면 되니까. 방송을 놓쳐도 괜찮다. 인터넷만 가능한 곳이면 볼 수 있으니까. 스마트폰이 있다면, 지하철이나 대로변에서도 강연을 즐길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은 멀티 플랫폼 기반의 영상콘텐트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Daum)과 유튜브(Youtube)의 정식 사이트(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며, KT 올레TV와 제휴를 통해 IPTV와 스마튼폰 앱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최대 수혜자는 관객이 아니다. 모든 강연 내용을 가장 먼저, 그리고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단 한 사람. 바로 연출자다. 나는 강연회를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 동안 강연자들의 이야기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고, 듣고, 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 그렇구나!’하며 무릎을 치거나, 혹은 ‘아 바로 그거였는데, 맞아!’하며 탄성을 내지르기도 한다.
어느 날은 강연회를 앞두고 한 출연자가 사무실로 찾아온 적이 있다. 그는 사진가였다. 그리고는 강연회에서 할 15분짜리 강연을 펼쳐보였다. 관객은 나 혼자였다. 평소에 사진에 관심이 많은 나는 그 자리에서 감동하고 말았다. 사진에도 이런 세계가 있구나! 말 그대로 백 만 불짜리 개인 교습이었다. 이 강의가 궁금한 분은 후에 방송을 보시거나, 유튜브를 통해 보시라. 그 사진가의 이름은 함철훈이다.
그래서일까? 이 프로그램에 대한 내 기대는 처음과 달라졌다. 방송 PD로서 나는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플랫폼에 얹히고, 더 많은 시청자를 만나고, 그리고 더 큰 영상 콘텐츠 시장에 유통되길 희망했다. 그래서 타이틀도 저렇게 거창한지도 모른다. 15분 만에 세상이 바뀐다니. 하지만 지금 나는 이 프로그램이 처음 기대를 져 버린대도 괜찮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 세상까지는 못 바꾸더라도 적어도 나는 바꿔놓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바뀌고 싶다면, 일단 이 곳에 가서 ‘좋아요’를 꾸욱 누르고 시작하시면 된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페이스북 팬 페이지 : www.facebook.com/cbs15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