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도청 의혹에 대해 KBS 사측이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KBS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한겨레>는 6면 기사에서 “KBS 경영진은 자사의 도청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고 있음에도 외견상 뒷짐을 지고 있다”고 밝힌 뒤 “학계와 시민단체는 KBS가 경찰수사에 끌려가기보다 지금이라도 객관적인 내·외부 인사로 진상규명위를 꾸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KBS 도청의혹 진실, 사장이 밝혀라”
이에 대해 KBS 노동조합(1노조)은 14일 성명을 내고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도청 여부에 대한 진실인 만큼, 이제는 김인규 사장이 국민 앞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학계와 시민단체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권혁남 전북대 교수는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진상 규명·조사 위원회를 조속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등 단체들도 KBS 이사회가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KBS 쪽은 “회사가 직접 나설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KBS 관계자는 “도청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이 근거를 내놓으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우리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도청은) 하지 않았다는 건데, 우리가 더 밝힐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녹취록을 공개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KBS의 착각”
정재권 논설위원은 15일자 ‘아침 햇발’에 실은 글을 통해 “(KBS는) 운 좋게 도청의 법적 책임을 비켜가도 녹취록 전달 의혹으로 도덕적 파산선고는 내려졌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도청 의혹의 실체는 안갯속이다. 경찰이 조금 살살 수사해 준다면 의혹이 흐지부지될 여건은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여일 동안 한국방송이 이런 시나리오를 그려왔다고 추정한다면 억측일까?”라고 반문한 뒤 “하지만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도 한국방송은 오욕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 좋게 도청의 법적 책임을 비켜가도 민주당 회의 녹취록이 한나라당에 전달됐다는 사실, 바로 한나라당과의 부적절한 거래 의혹에서 한국방송은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방송의 모습에선 ‘당장의 법적 책임만 피하면 그뿐’이라는 생각 이외엔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한국방송엔 ‘진실’ 이외에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그나마 진실을 고백해야 다 죽어가는 신세에서 간신히 살아날 길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 오브 더 월드’ 도청 스캔들 확산…미 의회 “머독 신문 수사”
한편 루퍼트 머독이 세운 영국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의 불법 도청 사건이 신문 폐간에 이어 미국의 사법 조사에 직면하게 됐다. <중앙일보> 14면 기사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도청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상·하원 의원들이 정부에 뉴스 코퍼레이션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뉴스 코퍼레이션은 월스트리트 저널·폭스방송 등 780여 종의 언론 사업을 52개국에서 펼치고 있으며, 머독이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중앙은 “(도청 파문으로) 뉴스 코퍼레이션 소속의 유력 일간지인 더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의 신뢰에도 흠집이 생겼다”며 “영국과 미국 언론들은 이 두 신문이 도청 관련 뉴스 보도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너 진짜 맞는 수 있다” 홍준표, ‘경향신문’ 기자에 폭언
이어 민주당이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영수 KMDC 회장을 통해 지난 두 차례 한나라당 전당대회로 삼화저축은행 자금이 흘러갔다”고 주장한 데 대해 <경향신문> 기자가 “이영수(회장)에게 돈을 받은 것이 있나요”라고 질문하자 홍 대표는 “그걸 왜 물어. 너 진짜… 너 진짜 맞는 수 있다”면서 언성을 높였다. 기자가 재차 “야당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하자 홍 대표는 “내가 그런 사람이야? 버릇없이 말이야”라고 말했다.
경향은 “제기된 의혹을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 대상자에게 질문하던 상황이었는데 (홍 대표가) 질문하는 기자에게 위압적인 말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백혈병과 무관하다”는 삼성전자… 법원 판결과 정반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의 근무환경과 백혈병 발생은 무관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24일 서울행정법원이 “반도체 작업환경이 백혈병 발병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산업재해를 인정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경향신문> 4면 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4일 경기 용인 기흥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미국 환경보건 컨실팅회사 ‘인바이론’에 의뢰해 사업장의 근무환경과 백혈병 유발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인바이론사 폴 하퍼 소장은 “반도체 제조공장인 기흥 5라인과 화성 12라인, 제조·테스트공장인 온양 1라인의 화학물질 노출환경을 다각적으로 조사했다”며 “전체 35개 유사노출군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모두 미국 산업협회가 정한 노출 위험기준에 미달해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작업장에서는 암을 유발할 어떠한 위해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바이론사는 “근무환경 탓에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6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전문가인 프레드 볼터 박사는 “6명 중 4명은 백혈병을 유발할 만한 환경에서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머지 2명의 경우 각각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전리방사선’과 ‘트라이클로로에틸렌(TCE)’에 잠재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서 근무했지만 노출 추정치가 워낙 낮아 발병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조사 결과는 법원이 반도체공장의 근무환경과 백혈병 유발 간의 상관관계를 일부 인정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조사 결과만 발표했을 뿐 근거가 되는 자료는 하나도 제시하지 않아 결론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작업장에서의 암 발병 확률에 대해서도 자료가 있는 것 같은데 뭔가 감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은 “연구의 주요 자료로 사용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삼성전자의 자료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라며 “제대로 된 자료로 분석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 등이 근무해 문제가 됐던 작업장인 ‘기흥 3라인’ 대신 5라인을 연구 샘플로 택한 점도 논란거리다. 삼성전자는 5라인 환경이 3라인과 비슷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확한 자료 측정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차 희망버스’ 30일 부산으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격려하기 위한 ‘3차 희망의 버스’가 30일 부산으로 떠난다.
<경향신문> 12면 기사에 따르면 희망의 버스 기획단은 14일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5대가 모였던 2차 때보다 더 큰 규모로 모여 촛불 행진에 나설 것”이라며 “1, 2차 희망버스를 부당하게 탄압하고 시민의 인권을 짓밟은 조현오 경찰청장과 서천호 부산경찰청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필리핀에 수조원에 달하는 공장을 짓고 정리해고 다음날 17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기업 운영에 항의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한진 관련 기업에 대한 규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과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2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을 경찰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고 항의하며 지난 13일부터 대한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김진숙씨가 85호 크레인에 머물러 있는 한 적절한 식사, 물, 긴급 의료 지원, 밤에 위험요소를 피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조명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힌 뒤 “혼자 크레인 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배터리 공급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신공양 문수 스님 따라갑니다” 승려 출신 여성 분신
지난해 ‘4대강 사업 중지’ 등의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의 부도탑 옆에서 승려 출신인 40대 여성이 분신한 사체로 발견됐다. <경향신문> 14면 기사에 따르면 14일 오전 6시쯤 경북 군위군 지보사 경내 문수 스님 부도탑 옆에서 이모씨(46·서울 서초구)가 불에 타 숨져 있는 것을 이 사찰 혜동 스님이 발견해 주지 스님이 경찰에 신고했다.
혜동 스님은 “법당에서 예불을 마치고 나오는데 50여m 아래쪽 문수 스님 부도탑 부근에서 연기가 나서 내려가 보니 한 여성이 불에 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모두 6장인 유서에는 ‘스스로 몸을 살라 공양을 올리지 않고는 이 고요한 씻김과 평화를 가늠할 수 없으리’ 란 문구가 있었다. 주지 원범 스님은 “이씨가 지난해 문수 스님이 소신공양했을 때 지보사에서 보름가량 머문 적이 있어 알고 있다”며 “문수 스님을 위해 기도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원범 스님은 “이씨의 뜻을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신앙심과 문수 스님에 대한 존경심 등으로 ‘소신공양’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군위경찰서는 가족과 부검 여부를 논의하는 한편 주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지보사에서는 지난 5월31일 문수 스님 1주기 추모행사와 함께 사리 30과를 모신 부도탑이 제막됐다.
“종편 채널, 공중파가 못 보여주는 것 보여줘야”
<조선일보>는 21면에서 미국 연예 에이전트 스튜어트 텐저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텐저는 2년 전 연예 컨설팅 회사인 ‘코스트 로드 미디어’를 설립했고, 한국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과 한국 영화의 판권을 남미와 인도, 미국 등에 판매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 방송 포맷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미국 드라마와 쇼의 모든 걸 공부해야 한다. 어떤 마켓인지, 어떤 시나리오와 캐스팅이 인기인지 알아야 한다. 이런 필수요소에 한국적 독특함을 가미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편 채널 등장 이후를 묻는 <조선일보> 기자의 질문에 “4개 채널이니 경쟁이 심하긴 하지만, 성공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HBO가 좋은 예다. HBO의 제작자들은 모두 아주 훌륭한 스토리텔러들이고, 이들은 공중파나 다른 케이블 채널에서 보여주지 않는 것들을 내놔서 성공했다. 종편 채널도 공중파나 기존 케이블의 시청자를 노리지 말고, 자기만의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이미 훌륭한 감독과 배우들도 많이 나왔고 기술력도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삼성·LG·현대처럼 이를 뒷받침할 상징적인 한국 브랜드들도 많다”며 “글로벌 프로젝트를 만든다면 한국 제품들이 외국 영화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스토리텔링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웹툰 간접광고 ‘신경전’
웹툰의 광고효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웹툰 간접광고를 놓고 만화가, 기업, 포털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아일보> 22면 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3000만 명, 회당 최고 500만 명 수준으로 웹툰 독자가 급증하고 있어 기업 측의 ‘러브 콜’이 늘었는데 네이버와 다음 등의 포털이 간접광고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는 “만화가 중 대다수는 간접광고 허용을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한 뒤 “예전에는 하단에 자유롭게 광고를 삽입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포털 측에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으면 불가능해졌다”는 한 만화가의 말을 인용했다.
동아는 “포털 측 입장에선 만화가에게 ‘간접광고 제한 규정’을 두고 대신 브랜드 웹툰 광고 등을 통해 기업으로부터 적지 않은 광고비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김준구 팀장은 “간접광고를 허용하게 되면 원래 작품의 콘텐츠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