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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방송 강행하면 큰 타격 입을 것”

인터뷰 ‘이승만 다큐멘터리’ 방송 중단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안현수 선생 박수선 기자l승인2011.08.08 11: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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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안현수 경기대 명예교수(72세)는 사흘째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으로  ‘출근’했다.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승만 다큐멘터리’방송 중단을 촉구하면서 지난 2일부터 시작한 농성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 KBS의 '이승만 다큐멘터리' 방송 중단을 촉구하는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안현수 경기대 명예교수.
지난 4일 농성장에서 만난 그는 사월혁명회 회원들과 번갈아가면서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월혁명회 인권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승만 다큐멘터리 방송을 왜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참 눈을 감고 상념에 잠겼다. 잠시 뒤  그의 입에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신랄한 평가가 쏟아졌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과오가 너무 많다. 단독정부를 세우면서 결국 남북 분단이 영구화되고 ‘좌익세력’ 척결에 나서면서 사회적으로 큰 갈등을 조장했다. 민간인 100만 명을 학살했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다. 공과는 나중에 역사가들이 따지면 된다. 왜 KBS가 이승만을 미화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는 시간이 흘렀다고 달라지지 않았다. 안 교수는 ‘3·15부정선거’, ‘4·19혁명’을 몸으로 겪은 세대다. 1960년에 치러진 정·부통령선거가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선거였다. 당시 그는 부산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경남 함안 구혜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학교에서 교사들에게 이승만이 당선 안되면 북한군이 쳐들어와 모두 죽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가정방문을 하라고 강요했다. 투표일에는 서로 감시하기 위해 투표소에 3인이 조를 짜서 들어가고, 선관위원이 투표용지를 확인하는 일이 벌어지던 시절이었다.”

그는 여기에 반발해 소신투표를 했다가 결국 교장에게 사표를 쓰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3·15부정선거는 그가 교단을 떠나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안 교수는 4·19혁명이 “실업자가 많아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부정부패와 생활고, 취업난까지 참 살기 힘들었다.”고 그 시절을 회고했다. 초대대통령으로서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하는 일부 주장에 수긍할 수 없는 이유다.

“공과를 모두 짚겠다”는 KBS의 해명도 미덥지 않다고 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과오까지 제대로 다룬다면 방송에 대한 비판은 완화될 수도 있다”면서도 “이승만을 조명하겠다는 것 자체에 그를 미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KBS에서 강행한다고 하면 방송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승만 다큐멘터리’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KBS는 친일파 미화 비판을 받았던 <전쟁과 군인>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이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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