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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에서 무장해제, 이야기는 술술”

[인터뷰]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최영인 PD 방연주 기자l승인2011.08.09 15: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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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다”, “상쾌하다” 지난달 18일부터 첫 방송을 시작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연출을 맡은 최영인 PD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라며 시원스레 답했다.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답하는 최영인 PD를 지난 8일 오후 서울 목동에 위치한 SBS 사옥 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 PD는 <힐링캠프>를 두고 “누군가의 옷을 벗게 하는데 바람을 불게 하는 게 아니라 햇볕을 비춰서 벗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소위 게스트를 향한 ‘햇볕 정책’이라는 것이다.

   
▲ 최영인 SBS PD ⓒPD저널

그간 폭로와 독설로 버무려진 토크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힐링(healing, 치유)’은 그야말로 ‘편안함’을 선사한다. ‘만남’이란 소재를 중심축으로 내세워 툭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치유의 첫 단계인 셈이다.

최 PD는 “토크쇼의 골자는 ‘이야기’이다”라고 강조하며 프로그램 구석구석 ‘토크 장치’를 숨겨놓았다. 예컨대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코너 중 ‘좋아요 vs. 싫어요’에서는 사전에 100명을 대상으로 게스트의 어떤 면이 좋고 싫은지 한 줄로 설명한다.

최 PD는 “게스트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직업인지라 자신에 대한 평가를 두고 불안 반 설렘 반의 모습을 보인다”며 “배우 엄지원 씨는 녹화를 끝내고 100명에게 받은 내용을 보고 싶어해 다 가져갔다”고 밝혔다.

이 같은 토크장치가 일명 ‘토크 트리거(trigger)’로 도화선 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코너로 만들어진 토크 장치들이 게스트와 제작진이 사전 인터뷰에서 갇히지 않도록 예상 밖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내 현장감을 북돋는다는 것이다.

최 PD는 “지성 씨의 경우 녹화하는 와중에 자신이 어려웠던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레 부모님 이혼사실을 꺼내 다들 깜짝 놀랐다”며 말했다.

이처럼 토크쇼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데에는 탁 트인 ‘공간’도 한 몫 한다.

“보통 게스트들이 무언가 말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 마련이거든요. <힐링캠프>는 스튜디오가 아닌 탁 트인 야외에서 토크쇼를 하잖아요. 별게 아닌 것처럼 보여도 진행자, 게스트, 심지어 제작진까지 모두 ‘자연’속에서 무장해제 되는 게 있어요. 어느 순간 분위기를 타고 이야기를 술술 꺼내는 거죠”

   
▲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SBS

이러한 노하우는 최 PD의 ‘토크쇼 계보’를 잇는 22년차 연출 경력과 <야심만만> 때부터 함께 해온 오래된 한 팀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 PD의 손을 거친 프로그램만 해도 <진실게임>, <야심만만 1,2>, <밤이면 밤마다> 등이 있다.

“예전에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서 토크쇼에서 게스트가 조금 이야기해도 많이 이야기한 것 같았죠. 요즘은 확연히 달라요. 인터넷 보면 다 나오잖아요. 이젠 핵심을 건드리는 게 필요하죠”

최 PD는 진행자 강호동과 김구라의 등장으로 게스트에 대한 칭찬 일색의 토크쇼에서 독설과 정곡을 찌르는 토크쇼로 변화했다면 근래에는 매니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주제 및 게스트 조합으로 꾸며진 토크쇼들이 공존하게 됐다며 토크쇼의 변천사를 쭉 훑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편안함’으로 토크쇼의 작은 균열을 만들고자 한 최 PD는 <힐링캠프>에 대해 아예 걱정이 없진 않다. 그럼에도 사람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걸 워낙 좋아하니 오히려 남들보다 스트레스가 덜하진 않겠냐며 맞받아친 최 PD는 <힐링캠프>에 대한 이정표를 분명히 가리켰다.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게스트가 나와도 <힐링캠프>를 보면 늘 들을만한 이야기가 있더라는 식의 신뢰감을 심어주고 싶어요. ‘나와 다르지 않구나’ 하는 그런 거요. 아직 시청자들에게 그러한 기대감을 주기에 미흡하지만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죠. 시청률도 좀 더 나오면 좋고요”(웃음)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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