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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원단 ‘호평’ …시민단체 “반대 여론 무마, 면피용 기구”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KBS ‘이승만 다큐’에 대한 전문가 자문 결과가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우려와는 상반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방송을 반대해온 측의 의견을 반영할만한 인사는 자문위원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면피용 기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S 관계자는 지난 8일 학계와 방송계 전문가 4명이 참석한 자문회의를 열어 다큐멘터리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1공화국> 방송내용과 방송시기, 후속기획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회의는 사전에 프로그램 구성안을 검토한 뒤 제작진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자문위원으로는 김규 前 서강대 교수,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 강대영 前 한국방송 부사장,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송해룡 성균관대 교수(신문방송학과) 등이 위촉됐으며,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 송해룡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자문위원들이 이날 참석했다.

▲ 광복회 등으로 구성된‘친일독재 찬양 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9일 서울 여의도 KBS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중단을 촉구했다. ⓒPD저널

KBS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해 “에이플러스 점수를 줄 수 있다”, “이승만에 대한 기존 프로그램 중 가장 균형잡힌 시각의 잘된 평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한 단독정부 수립’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당시 국제정세나 국내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기획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만큼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원래 기획에 걸맞은 후속기획을 함께 내놓은 뒤에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방송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인석 KBS 다큐멘터리 국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로선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은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제작진의 가장 큰 임무”라며 “방송시점과 후속기획에 관해서도 편성파트와 조율해 가급적 8월 중에 확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만 다큐’ 방송을 한 차례 늦춘 만큼 자문회의 결과를 토대로 후속 일정을 서두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방송 중단을 촉구해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자문회의가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는 면피용 기구”라고 비판했다.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지금까지 이승만 다큐에 문제를 제기한 쪽은 배제하고 KBS의 시각에 서서 박수를 쳐줄만한 인사들로 자문위원을 선정해 객관성을 가진 양 호도하고 있다”라며 “구성안만을 가지고 작품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수도 없다. KBS가 반성 대신 이런 식으로 강행 의지를 보인 데 대해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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