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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오늘> 파문이 남긴 것-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언론

|contsmark0|-<클로즈업 오늘> 파문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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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국정감사와 맞물려 상당한 파장을 낳았던 <클로즈업 오늘> 이용호 출연 파문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낱 해프닝으로만 보아 넘길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pd들이 만드는 시사프로그램의 현주소와 한계가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contsmark3|무엇보다도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은 현행 시사프로그램의 열악한 제작여건과 그로부터 비롯된 낙후된 제작관행이다. <클로즈업 오늘>의 경우 이용호에 대한 섭외는 주간지를 보고 결정됐고, 일선 pd들이 모두 촬영을 나간 상태여서 cp가 직접 섭외를 했다고 한다.
|contsmark4|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이라면 사회전반의 흐름을 구석구석까지 꿰고 있는 상태에서 기획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 자료조사가 얼마나 비체계적이고 기획과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이었으면 검증도 안된 잡지기사 몇 쪽을 기획의 준거로 삼겠는가?
|contsmark5|신문 베끼기’, ‘잡지 베끼기’라는 구멍가게 식의 저급한 관행이 대부분의 시사프로그램 제작팀에서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부끄러운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contsmark6|또 하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요소는 우리 사사프로그램 담당 pd들의 낮은 전문성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문제의 인물 이용호는 시종 거짓말로 일관했다. 그는 방송을 자신이 처한 곤경을 타개하는 데 주도면밀하게 활용했다.
|contsmark7|반면 연출자인 pd들은 이용호의 발언들 속에서 허위를 가려내고, 이를 추궁하여 진실을 추구해 나가는데 있어 완전히 실패했다. 기껏해야 경제부 기자를 출연시켜 몇 가지 의혹을 질문했다는데 자족해야 했다.
|contsmark8|생각해 보자. 시사프로그램은 단지 출연자에게 자기 홍보나 변명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자 않는가? 그렇다면 요즘 우리 시사pd들의 전문성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출연자가 나올 경우 그의 발언의 진위 여부를 명확히 판별할 만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contsmark9|날카롭게 반론을 제기함으로써 진실에 다가가기보다는 “좋은 게 좋은 거”식의 관행에 쉽게 굴복하고 마는 것이 상례 아닌가? 기자들과는 달리 고정된 출입처도 없고, 전문성을 쌓기 위한 경력관리도 배려 받지 못하고, 최소한의 재교육이나 재충전 기회도 박탈당한 채 쳇바퀴 돌 듯 살아온 pd 생활의 필연적 귀결이 아닌가?
|contsmark10|이번사태는 pd저널리즘 전반의 위기, 나아가 방송의 신뢰도에 대한 근본적인 위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제작여건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pd들의 전문성이 획기적으로 고양되지 않는다면, 제2·제3의 <클로즈업 오늘> 사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방송사 경영진들은 더 이상 그 책임을 일선 제작진들에게 떠넘겨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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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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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9월 11일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의 충격이 전 세계를 경악시킨 지 벌써 보름 가량이 지났다. 우리 언론은 연일 cnn 방송을 중계하고, ap통신과 신문기사를 받아 기사를 확대재생산 해냈다.
|contsmark16|테러를 극복하는 미국인의 위대함과 미국은 지구상 유일한 최강자이며 절대강자를 위협하는 모든 것은 악과 동일시되는 이분법이 그대로 유포되었다. 미국중심주의, 기사 베끼기, 과대 포장, 추측 기사, 오보 등 정보에 있어서의 미국 종속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contsmark17|미국의 언론이 자신의 국익을 최대의 가치로 삼고 있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세심한 부분까지 미국의 단결과 강한 미국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다. 만약 한반도에서 그와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 한들 과연 미국의 언론이 우리 언론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할 것인가? 절대적인 동의가 절대적인 선은 아니다.
|contsmark18|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편에 서지 않으면 테러리스트와 같은 편’이라고 위협하며 전 세계에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하고,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유엔의 승인이 필요 없다’는 미국의 오만에 오랜 세월 ‘미국의 결정에 대한 반대는 안 된다’는 공식에 눌려 스스로 자기검열의 족쇄를 채우지 않았던가?
|contsmark19|노근리 사건이 ap통신의 기사를 타고나서야 마음놓고 국내 언론이 떠들 수 있었던 것처럼 외국의 언론들이 반성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소리를 내야지만 우리도 말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언론의 처지가 아닌가?
|contsmark20|이제 테러 사건의 충격은 잦아들고 있다. 테러는 마땅히 응징되어야 하지만,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무참히 희생될 지도 모르는 무고한 아프가니스탄 민중들을 앞에서 우리는 또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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